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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또 내 피를 뽑아가고?

수술실 안.

은채는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있었다.

엄정화는 이미 수술복으로 갈아입었고, 옆에서 간호사가 주사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은채는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잠깐만요.”

엄정화는 은채의 목소리에 간호사를 바라보았다.

간호사는 즉시 동작을 멈추고, 은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엄정화를 바라보며 약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모님, 죄송해요.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

“저는...”

엄정화는 이해하는 표정으로 은채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네 상태가 남들과 다르니 신중하게 생각하는 건 당연해.”

결국 은채는 수술을 마치지 못했다.

수술대에서 내려온 은채를 본 진희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한숨을 쉬며 다가갔다.

“안 되겠으면 그냥 낳아. 내가 같이 키우면 되잖아.”

은채는 진희의 말에 감동했다.

자신의 마음이 변덕스러워졌을 때 화를 낼 줄 알았던 진희는 오히려 그녀를 이해해 주었다.

“네가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야.”

은채는 진희가 없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진희는 다정한 미소로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아직 고민할 시간이 두 달이나 남았잖아.”

은채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희 역시 무거운 마음으로 은채의 손을 잡고 병원을 나왔다.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더 이상 아이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저녁이 되어 진희는 은채를 펜트하우스에 데려다준 후 떠났다.

그 후 고운기에게서 전화가 왔지만, 진희는 오랜 고민 끝에 말했다.

“은채는 지금 잘 지내고 있어. 오빠, 이제 그만 포기해.”

이미 그들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진희는 은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은채가 주혁과 맺어지지 않더라도 운기와 함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전화기 너머에서 운기는 긴 침묵을 지켰다.

진희도 마땅히 할 말을 찾지 못해 그저 침묵을 함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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