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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최대한 평화롭게 지내볼게

“사모님, 뭐라도 드시는 게 어떨까요? 진미가 곧 약을 가지고 올 거예요.”

은채는 이틀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몸이 아픈 탓에 입맛이 없었지만, 은채는 억지로라도 조금은 먹어야 했다. 그녀가 건강을 잃어도, 아무도 동정하거나 도와주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은채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 상 위에 차려진 담백한 음식을 보며 깊은숨을 들이쉬었다. 입맛이 없어도 반드시 먹어야 했다.

정이훈은 은채가 조용히 식사하는 것을 확인하고 부엌을 나섰다. 잠시 후, 주혁의 전화가 걸려왔다. 정이훈은 즉시 전화를 받으며 조용히 말했다.

“도련님.”

[어떻게 됐어?]

주혁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정이훈은 부엌에서 식사 중인 은채를 흘깃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의사 말로는 사모님이 과다출혈로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합니다. 일부러 몸을 해친 건 아니라고 합니다.”

주혁은 잠시 침묵했고, 정이훈은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머뭇거리며 덧붙였다.

“게다가 사모님의 건강이 워낙 좋지 않아, 계속해서 채혈을 하다가는 임신이 어려워지거나 유지가 힘들 거라고 합니다.”

“그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정이훈은 말을 마치고 긴장 속에 주혁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주혁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정이훈은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주제넘었음을 알기에 불안함이 밀려왔다.

그때, 은채가 식사를 마치고 부엌에서 나와 그의 불안한 표정을 보고 물었다.

“정 집사님, 무슨 일 있어요?”

정이훈은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넣고 답했다.

“아무 일도 아닙니다.”

그때 진미가 약을 들고 들어왔다. 은채는 약을 바라보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방금 저녁을 먹었으니 약은 좀 이따 가져다줘. 지금은 좀 쉬고 싶어요.”

진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녁이 되자, 진미가 방을 청소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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