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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안전한 시기야?

은비는 은채의 말 속에서 느껴지는 억지스러움을 감지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마워, 은채야.]

은채는 아무 대꾸 없이 조용히 침묵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결국 은비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은채는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침대에 누워 있던 은채는 방금 전까지 졸음이 오려 했지만, 은비의 전화를 받고 나서는 잠이 달아났다. 속이 불편한 느낌이 밀려와 밤새도록 뒤척였다.

깊은 밤, 은채는 누군가 자신의 이마를 만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지만, 어둠 속에서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남자는 조심스럽게 은채의 이마를 만지며 그녀를 깨우지 않으려는 듯 부드럽게 손길을 이어갔다. 은채는 얼굴이 뜨겁다는 것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말했다.

“물 마시고 싶어.”

그 손길이 잠시 멈추더니 곧 물러갔다.

조명이 켜지고, 은채는 눈을 비비며 잠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눈앞에는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주혁이 서 있었다. 은채는 순간 멍해졌지만 곧 입술을 오므리며 스스로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가려 했다.

주혁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은채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속이 불편한 것을 참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몇 발자국 못 가서 눈앞이 캄캄해지며 바닥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쿵-

은채의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며 고통스러운 표정이 스쳐갔다.

주혁은 은채에게 다가가 부축하려 했으나, 은채는 스스로 침대를 잡고 천천히 일어났다. 은채는 주혁의 손길을 잠시 바라보다가 차분히 말했다.

“요즘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은채는 감정을 억누르며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그와 대화하려 했다.

언니 은비를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고 있었다. 주혁은 은채를 깊은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손을 거두며 무표정하게 답했다.

“이 집은 내 집이야. 내가 오고 싶을 때 언제든 올 수 있어.”

주혁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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