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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저지른 잘못에 대한 벌

진희는 은채가 고집을 꺾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이 상황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엄정화가 미간을 찌푸리자, 진희는 서둘러 말했다.

“엄마, 은채 상황이 정말 절박해요.”

엄정화는 병원에서 다양한 이유로 아이를 포기하려는 환자들을 많이 보아왔기에, 은채의 사정을 따로 묻지는 않았다.

은채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그녀는 은채와 운기가 잘되기를 바랐기에, 은채가 아이를 지우려 한다는 소식이 마음에 무겁게 다가왔다.

“알겠다.”

“우선 오후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자.”

엄정화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은채와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검사 후 별문제가 없다면 30분 정도면 수술이 끝날 거야.”

은채는 엄정화의 표정에서 불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면서도 더는 변명할 방법이 없었다.

진희는 은채의 움츠린 모습이 안쓰러워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위로했다.

“괜찮아. 엄마는 그저 조금 속상해서 그래.”

은채는 그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아.”

은채는 결코 이 아이를 남길 수 없었다.

아이를 포기하는 대신, 오랜 친구를 되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를 위로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엄정화는 직접 차를 몰고 진희와 은채를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병원에 도착한 엄정화는 자신의 손으로 은채의 상태를 검진했다.

검사 결과를 확인한 후, 엄정화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너 혈액형이 RH-O형이구나?”

은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아요.”

엄정화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RH-O형은 출산이 쉽지 않은 혈액형이야. 이 아이를 지우면 다시는 임신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정말 아이를 포기하겠니?”

은채는 차분하게 그녀의 말을 듣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미 알고 있었어요.”

은채는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찾았기에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엄정화는 검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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