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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하 대표님을 잘 설득해 보세요

진미가 막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정이훈은 이미 가정의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은채는 진미 뒤를 따라 내려가며 정이훈의 통화 내용을 들었고,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주혁이 미리 준비를 해 둔 듯했다.

방금까지 침착하던 은채는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혹시 주혁이 무언가를 눈치챈 것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은채는 감정을 억누르며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잠시 후, 가정의가 도착했다. 은채의 얼굴은 창백했고, 립스틱이 거의 지워져 더 초췌해 보였다. 가정의는 체온계를 꺼내 진미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

“먼저 사모님의 체온을 재 봅시다.”

진미는 체온계를 받아 은채에게 다가갔다. 은채는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끼운 채 조용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가정의는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모님, 제가 맥을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은채는 속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하씨 가문의 가정의는 경험이 풍부한 의사라, 임신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은채는 천천히 손을 내밀려 했지만, 갑자기 팔에 통증을 느끼며 손을 뒤로 뺐다.

진미는 은채의 팔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사모님,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가정의도 이를 보고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사모님, 혹시 최근에 헌혈하셨나요?”

은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강제로 피를 뽑힌 것도 헌혈이라고 할 수 있나요?”

가정의는 의아한 표정으로 정이훈을 바라보았고, 정이훈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더는 묻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

은채는 그가 맥을 짚지 않기로 한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틀 동안 강제로 1,000cc나 피를 뽑혔는데, 그래서 열이 난 걸까요?”

“제가 잘 아프지 않는 사람인 건 아시죠?”

가정의는 잠시 주저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이틀 동안 그렇게 많은 피를 뽑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이때 은채는 체온계를 꺼내 가정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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