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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루나스 음악대학

시영이 귀국한 후, 주혁은 시영에게 극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비록 유정숙이 그와 시영의 관계를 반대했지만,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의 마음이 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주혁이 시영의 치료를 위해 적합한 혈액형이나 다른 대안을 찾게 된다면, 은비와 은채는 그에게 그저 버려질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

심혜영은 시영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지만, 은비의 눈치를 살피며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은비는 깨어난 후 짜증과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고, 심혜영은 이를 후유증으로 여겨 무조건 받아들이고 있었다.

“네가 회복되면 그 병약한 여자는 네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은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주혁은 시영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어 그녀를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지금 은비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본래 신분을 되찾는 것이었다. 더 이상의 말이 없자 심혜영은 은비의 휠체어를 조용히 밀며 병실 밖으로 나왔다.

공항.

은채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중, 서진희가 캐리어를 끌며 나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진희는 빨간 원피스와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해 그녀의 세련된 분위기가 더욱 돋보였다.

문 앞에서 은채를 발견한 진희는 선글라스를 내리며 반가움과 약간의 놀라움이 담긴 눈빛으로 말했다.

“은채야?”

오랜만에 나타난 은채를 본 진희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 앞에 멈춰섰다.

“난 네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줄 알았어.”

은채는 입술을 오므리고 진희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희야, 부탁할 일이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야.”

진희는 은채를 비웃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로 나한테 부탁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면, 넌 평생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 거지?”

은채는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지난 3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어.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

진희는 은채를 차갑게 응시하며 말했다.

“설명하기 어렵겠지. 하지만 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내 사촌오빠는 죽을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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