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민과 정자옥, 두 남매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강책은 단숨에 손성민과 정 남매가 손을 잡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은 바로 입원 건물에 들어가 정봉성의 병실을 찾아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정홍민은 의미심장한 말들을 퍼부었다.“사랑하는 내 동생, 무슨 일 생긴거야?” 정홍민의 태도에 정봉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왜 온거야?” “입원했다고 들었어.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나랑 자옥이랑 얼마나 깜짝 놀랐는 지 알아?자옥이는 너가 입원했다고 하니까 걱정되서 빨리 가자고 하더라고.” 정봉성은 차갑게 말했다.“걱정? 쓸데없는 연기하지 말고, 당장 꺼져. 보기도 싫으니까.” ‘꺼져’라는 말에 정홍민은 발끈하며 안색이 나빠졌다. 이어서 옷깃을 세우고는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봉성아, 우리한테 좋지 않은 인상이 있다고 하지만 오늘은 너를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온 거야. 이번 일로 통해 우리 다시 예전 사이로 돌아가면 어떨까 해서 말이야.”정봉성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뭐? 너네 같은 이기적인 쓰레기들이 나를 도우러 온 거라고? 한 번 말해봐, 어떻게 도와 줄 지.” “쉬워. 지금 제일 큰 문제는 은행빚 아니야? 원재료도 못 구하고, 프로젝트 진행은 어려우니 말이야. 내가 돈도 내고, 원재료도 내가 살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다시 은행에 갚으면 돼.” 나쁘지 않은 의견이였다. 하지만 정홍민의 의미심장한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이어서 정봉성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세상에 공짜는 없어. 너가 돈을 내주면, 내가 무언가를 되돌려 줘야 하는 게 있을 텐데?” “하하, 많이 컸구나! 봉성아, 난 너의 그 시원한 성격이 좋아. 내가 원하는 건 성북땅 프로젝트야!” “프로젝트는 정해제조가 맡은 거야. 우리가 주고 싶어도 건설국 쪽에서 항의가 들어올거야.” 정홍민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정해제조가 정가의 회사라면 말이 달라지지. 만약 네가 정해제조를 정용제조와 손을 잡겠다고
정홍민이 밖에서 정봉성에 관해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바람에 정봉성은 결국 어떤 곳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 정홍민의 여우 같은 수법에 홀라당 속아 정봉성의 부탁에도 등을 돌린 회사가 대다수 였다.“후...” 그는 사무실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한탄을 했다. 얼마 되지 않아, 결국 건설국에서 소송이 걸려올 것이다. 이때, 비서가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정사장님, 법원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잠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법원?” 정봉성은 앞에 앉아있는 동민석을 바라보았다.“민석아, 법원 사람들이 찾아 온 이유가 뭐지?” 동민석은 잠시 생각하고는 답했다.“건설국 쪽에서 벌써 소송을 한 걸 까요?” 정봉성은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았다. 건설국이 소송을 한 것이라면 아직 프로젝트진행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당혹스러움을 멈추지 못했다. 하지만 빠른 건설국의 행동에 정봉성은 하는 수 없이 법원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 30분 뒤, 정봉성이 법원의 대기실에 앉아있자 법원 직원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정봉성님 맞으십니까?” “네, 그렇습니다.”“정선생님, 안녕하십니까. DG제조 손성민 대표 거래사기죄로 인한 보상에 논의할 게 있어 이번에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네? 건설국 쪽에서 저를 고소 한 게 아니라고요?” 법원직원은 잠시 멈칫했다.“피해자이신데, 저희가 왜 고소를 합니까?” 그의 답에 정봉성은 가슴팍을 쓸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그러니까, 손성민이 잡혔다는 겁니까?” “네.” “해외로 도피했다고 했는데, 잡혔다고요?” 직원이 자세하게 설명했다.“정확한 상황은 저도 잘 모릅니다만 어떤 분이 외국에서 손성민을 잡아 저희에게 넘겼습니다. 강남구경찰국이 직접 해외로 사람을 보내 붙잡아서 입국시켰으며 저희도 이번 안건을 맡게 된겁니다.” 어떤 분? 왜? 정봉성은 물음표가 가득했다. 제일 힘든 상황에 자신을 도와 준 그 ‘어떤 분’에게 감사할 뿐이였다. “그 뜻은 손성민이
정봉성은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울렸다. 그는 자리에 앉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공장을 받게 되지만 결국 자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이 선택 마저도 실패할 시, 공장과 자금도 모두 받지 못한다. 어려운 선택의 긴 시간이 흐르고, 정봉성은 “네, 좋아요.” 라며 직원의 조언에 동의를 표했다. 이어서 정봉성은 공장을 받은 뒤, 팔게 된다면 어쩌면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법원을 떠났다. 그는 축 쳐진 모습을 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동민석이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사장님, 정말 건설국에서 고소를 한겁니까?” 정봉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소를 안했다고요? 그럼 대체 왜 불려간겁니까?” 정봉성은 자리에 앉아서 그에게 일어난 일과 여러가지 일들을 말해주었다. 동민석도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네요. 900억 가치의 공장을 저희에게 넘겨도 제일 중요한 건 원재료이니까요. 공장이 생겨도, 지금 제조에 들어가기에는 늦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제조에 관련해 아무것도 알고 있지 않으니, 억지로 시작한다고 해도 결국 일을 망치는 셈이 되겠죠.” “지금 또 제일 큰 문제는 300억을 어디서 얻느냐는 거지. 은행도 우리한테 돈을 다시 빌려줄리도 없고 말이야.” 정봉성과 동민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답답해하고 있을 때,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정사장님, 침몽하이테크에서 유진이라는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침몽하이테크? 얼른 들어오라고 해요!”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정봉성은 예의 바른 태도로 그를 맞이했다.“유선생님, 연락을 먼저 하시고 오시지, 오실 줄도 모르고 마중도 못 나갔습니다.죄송합니다.” 유진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정사장님, 아닙니다. 제가 먼저 연락도 못 드리고 갑자기 찾아와서 더 죄송하지요.다름이 아니라 저희 회장님께서 물품을 보내시라고 지시하셨습니다.” “물품이요?” 유진은 목록을 정리한 서류를 그에게 건
“와, 진짜 좋은 소식이다. 이제 손성민 쪽에서 받아낸 공장으로 경영만 잘한다면 훗날에 너가 원재료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피해 갈 수 있겠어.” 정봉성도 강책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이 공장만 있다면 정봉성은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동시에 정홍민 앞에서도 당당함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다. 이때, 정봉성이 강책에게 물었다.“저기, 물어볼게 있어. 강책, 혹시 이번 일도 네가 도와준 거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3초 정적 뒤로, 강책의 쾌활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봉성, 네가 운이 좋아서 이번 일을 빗겨난거야. 다 하늘의 뜻이지,내가 아니야.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돼. 다음에는 없을지도 몰라.”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응, 알겠어.” 라고 전화를 끊었다. 정봉성은 사실 강책이길 바랬다. 정확한 대상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의 이름도, 성별도 전혀 알 수 없었기에 누구에게 감사인사를 해야할 지도 애매한 상황이였다. 한편, 정가 본사 안. 정남매는 모두 화가 잔뜩 나있다. 정자옥은 탁자 위에 있는 공책 종이를 한장한장씩 찢어가며,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다. 정홍민은 아무 말 하지 않은 채 충혈된 빨간 눈으로 의자에 앉아있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사람 한명 쯤은 가뿐히 먹을 수 있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봉성은 자신의 손바닥에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일이 생기는 바람에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해외로 도피한 손성민은 빠른 시일내에 잡혀 강제 입국했고, 돈이 없던 그는 결국 정봉성에게 공장을 담보로 넘겨주었다. 어쩌면 정봉성에게 오히려 또 다른 힘을 넣어준 것이다. 지금까지 정홍민이 열심히 준비한 모든 계획이 거품이 되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침몽하이테크까지 500억 자금을 내주며 정봉성을 도와주고, 원재료까지 직접 준비해 주었다는 사실에 정홍민은 어이가 없었다. 정봉성을 나락으로 보내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더욱
정가 주택, 강책은 집사의 안내로 집 면회실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이어서 정중이 주전자와 찻잔을 들고 다가왔다. 강책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중이 “아이, 앉게. 앉게나.” 라며 차 한잔을 따라 그에게 건넸다. 강책은 앞에 있는 차를 바라볼 뿐 마시지는 않았다. 그를 바라보며 정중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왜 안마시는 거지? 독이라도 들었나 걱정하는 건가?”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왜 저에게 차를 대접하는 건지 알고 싶은 것 뿐입니다.” 정중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말하지 않으면 불안할테니 먼저 말해두겠네. 고마움에 차를 대접하는 거일세. 이번에 내 손자 정봉성을 크게 돕지 않았나?”강책은 차를 한 입 마시고는 “다 아시고 계셨던 겁니까?” 라며 말했다. 정중은 “그럼.” 이라며 답했다.“아직 잘 들리고, 잘 보인다네.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어떻게 모르고 있겠나? 사실, 정홍민이 이번에 큰 수를 두었어. 봉성이가 아니라 나였어도 그 함정에 빠졌을 걸세. 하지만 강책, 네 실력을 이번에 톡톡히 알 수 있었어. 강남구 총괄자라고 하지만 자네의 빠른 판단과 실력, 힘에 감탄을 금치 못했네.” 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차를 한 입 더 마셨다. 정중은 강책을 바라보며 “하지만..”이라며 다시 물었다.“아직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야.” “어떤 일 말씀이십니까?” “왜 자네가 도와준 것이라고 정봉성에게 알려주지 않는 건가? 그렇다면 더 고마움을 느낄텐데?” “만약, 제가 정봉성에게 알려두었다면 결국 저한테 의지하는 성향을 보이게 될겁니다. 큰 사건도 순조롭게 만들 수 있는 저의 힘을 보고, 정봉성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지 몰라요. 할아버님이 예전에 정봉성을 오냐오냐 했던 것 했던 것 처럼 말이죠.” 큼큼,정중은 민망한 듯 헛기침을 했다. 강책을 가르치려 했지만 되려 자신이 강책에게 가르침을 받는 셈이 되어버렸다. 강책의 말이 사실이였다. 정봉성이 강책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다면, 무슨 일을 저지를 지 모르는 일이였다
강책은 마지막 차 한 입을 마셨다.“겉으로는 정봉성을 도와주는 것 같지만 사실, 그를 해칠 수도 있습니다. 온실에서 자란 꽃은 커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성장과정은 역경과 고난이 동행해야 합니다. 저희는 정봉성을 정가의 가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러 문제 앞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주며 혼자 독립심을 길러야하고요. 이번에도 정홍민이 정봉성에게 큰 교훈을 주지 않았습니까? 정봉성이 다음부터는 더욱 조심하고 백번은 더 신중한 선택을 하여 자신을 좋은 길로 안내해 줄거라고 믿습니다.” 정중은 그제서야 강책의 의미를 깨달았다. 강책은 정남매를 남겨두어 정봉성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역할을 하여 정봉성을 빠른 시간내에 키우게 하는 계획이였다. 그렇다면, 정봉성이 정가의 가주가 되어서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것이다. 정중은 강책의 깊은 뜻에 엄지를 치켜 세웠다.“내가 졌네! 이 늙은이가 졌어! 내가 아무리 인생을 더 살았다고 하지만, 자네의 지혜는 따라갈 수가 없네. 역시 총괄자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자, 감사의 의미로 내가 차를 더 따라줄테니 더 마시고 가게.”“할아버님, 이렇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할아버님, 정봉성, 정가를 위해서도 아닌 몽연이 한 사람을 위해 나선겁니다. 몽연이가 집이 망하는 꼴은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말이죠. 그러니, 저 말고, 몽연이에게 감사 인사해주세요.” 정중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 보니, 계산 그 자식이 몽연이가 너한테 시집가겠다고 나한테 알려 두었을 때, 내가 얼마나 욕을 했는 줄 아느냐? 네가 5년 만에 집에 돌아왔을 때도 같은 생각이였다네. 하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놨어. 내가 지금 얼굴이 다 창피할 정도야. 심지어 오늘 같은 날은 나에게 수업까지 해주고 말이야.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네. 몽연이가 너한테 시집간 건 몽연이 가족 뿐만 아니라 우리 전체 정가 집안을 도와주는 셈이였어. 몽연이가 아니였다면 우리 정가 집안은 절대로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걸세!
얼마 지나지 않아, 정중이 고개를 들어 강책을 바라보았다. 그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강책, 내가 창피한 짓을 해야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겠나?” “네, 할아버님과 장인어른 모두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지만, 할아버님은 결국 장인어른의 아버지 아니십니까? 하늘 아래, 아들을 아파하지 않는 아버지는 없습니다. 노래가 아닌 별도 따달라고 부탁해도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아버지입니다.” “맞는 말이세. 하지만 자네는 나와 정계산의 사이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네. 정계산은 나를 아빠라고 부르지도 않아.” “할아버님, 부자지간에 원수를 져서 좋을 건 없습니다. 저희 장인어른 생신파티때 꼭 와주세요. 제 말을 믿으시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보세요.” 정중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정중과 한 약속으로 정계산이 기뻐 할 것이라고 강책은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정중의 선물로 인해 부자간의 오해가 풀리고 나면 정몽연이 기뻐할 모습에 강책은 웃음을 지어보였다.대화를 끝내고 강책은 차를 몇 입 마시고 자리를 떴다. 남은 시간동안, 정봉성은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 처럼 프로젝트를 빠르고,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봉성은 강남구의 ‘영향력 있는 청년 사업가 TOP10’ 에 들어갔다. 정가에 큰 희망이 생긴 것이다. 이렇게 5일이라는 시간이 지나 드디어 정계산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강책은 재고팀장의 연봉으로 정계산에게 좋은 호텔을 예약해 주었고, 100테이블을 준비해 큰 파티를 열었다. 친구,친척 심지어 회사에 친한 동료들도 참가했다. 그 중 강책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도 참가했다. 모두 정계산에게 좋은 사위를 두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초반과 다르게 정몽연에게 질투를 하며, 강책과 이혼 하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하루 사이에 큰 인물이 된 강책을 보며 사람들은 시기와 질투를 보내왔다.“계산이가 눈이 좋네. 어디서 이런 좋은 사위를 얻어왔데? 처음부터 강책이 잘 될 줄 알고 사위로 삼은 거야? 아이, 나한테 좀 알려
“이게 바로 큰 손이라는 거지!”친척,어른 모두 나이에 상관없이 강책을 머리부터 발 끝까지 칭찬했다. 능력, 성격 심지어 외모까지 칭찬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책은 민망스러워서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었다. 산전수전 겪어본 강책도 주위에서 들려오는 칭찬들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는 몽연은 팔꿈치로 강책을 툭툭 치고는 웃음을 지어보였다.“왜? 부끄러워? 당신 같지 않아.” 강책은 어깨를 들어올리며 어쩔 수 없다는 행동을 취했다. 정몽연은 허허 웃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평소에는 이런 거 신경도 안쓰잖아. 욕해도 상관 안쓰더니 왜 갑자기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어? 하하하하.” 정몽연의 웃음에 강책은 그녀를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렸다. 강책의 어린아이 같은 수줍어하는 모습에 정몽연은 그를 귀여워하며, 지금까지 받은 괴롭힘을 돌려줘야 겠다고 생각하며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리에서 제일 기뻐 하는 건 다름아닌, 정계산 이였다. 그는 남향으로 되어 있는 큰 테이블에 앉아 무표정으로 파티를 즐기는 것 같았지만, 마음 속은 폭죽이 사방 곳곳에 터뜨리고 있으며,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고 싶어 온 몸이 간지러웠다. 정계산은 그저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점잖은 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식사 순서가 끝나고, 정계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었다.“제 생일 파티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올리겠습니다! 사실, 저 같은 사람은 이런 장면은 상상도 못해봤습니다. 100테이블 합쳐서 총 5억이 넘어요! 저는 한 평생 가난 하게 살아서 항상 아껴야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번에 제 생일을 맞이해서 사위가 제대로 즐기라며 큰 돈을 썼습니다! 제 사위가 고집이 세요. 고생하셨다, 이제는 즐기셔야 한다라는 말을 하면서까지 협박 하는데, 제가 어떻게 넘어 가겠습니까?오늘 모든 비용은 제 사위가 부담합니다! 그러니 오늘 다들 실컷 즐기고 가시기 바랍니다! 건배!” 정계산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