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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0화

정봉성은 병원에서 눈을 떴다. 이어서 자신의 손등에 링거까지 꽂아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정몽연이 침대 옆에 앉아 그를 걱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강책과 동민석은 병실 문 앞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일어났어?”

정봉성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침대에 앉았다. 마음 속에는 큰 돌이 들어가 있는 것 처럼 평정심을 찾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강책이 그에게 다가왔다.

“의사가 뇌에 산소가 부족해서 쓰러진거라고 말씀 하셨어. 요 며칠은 푹 쉬라고 알려주셨어.절대로 스트레스 받으면 안된데.”

정봉성은 침대에 기대 천장에 있는 전등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끝났어, 다 끝났어. 은행 빚 300억을 어떻게 값지? 손성민 새끼가 도망치는 바람에 원재료도 없고, 결국 프로젝트 진행도 못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정봉성의 말투는 절망, 슬픔으로 가득했다. 그는 한강에서 죽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 였다. 옆에 있던 동민석이 그에게 다가갔다.

“정사장님, 저를 탓하세요! 제 검사능력 부족으로 재고목록이 위조인지 진짜인지도 몰라 본 제 탓입니다.”

순간 병실에는 정적이 흘렀다. 손성민의 사기극은 완벽했다. 이어서 정봉성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손성민은 일부로 위조 재고목록을 만들었는 데, 그걸 너가 어떻게 판단 했겠어? 게다가 직원들도 연기까지 해가면서 손성민의 사기극을 도왔잖아. 그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재료까지 사서, 큰 공을 들였으니까 말이야.”

그렇다, 손성민은 세세한 부분까지 공을 들인 것이다. 3억이나 하는 재료를 구매하여 자신의 공장이 제조한 원재료라고 속이는 그의 함정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민석이 너가 그때 그랬잖아. 다른 회사 재료를 모방한 것 같다고.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고 알려 줬잖아. 그때, 내가 생각도 안해보고 결정지은 내 탓이야. 내가 너무 경솔했어. 신중하지 못했어. 나는 역시 이쪽에 안 맞는 것 같아. 난 역시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이야!”

점점 의기소침으로 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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