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계는 양준천의 이론에 따라 가장 완벽한 코너링 타이밍을 찾았지만, 그의 서투른 기술 탓에 이론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도 실전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었다.그는 조금 일찍 코너에 진입했고, 그의 코너링 기술은 겨우 85점 정도는 줄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나아진 건 확실했다.양준천은 조금은 불만인 듯 말했다.“역시 전계의 기술은 아직 부족하네, 그래도 몽운이를 이기는 건 쉽지.”“그래?”강책의 목소리는 양준천을 그대로 현실로 끌어당겼다.임몽운의 차는 왜인지 모르게 더 빨리 코너에 진입했고, 앞질러 안쪽 도로를 막아버렸다!전계는 비록 최적의 타이밍에 코너에 진입했지만 한발 늦게 안쪽으로 들어갔고, 지금 다시 자리를 뺏으려 해도 늦었다. 만약 강제로 끼어들기를 시도한다면 자신의 차는 후에 반드시 임몽운의 차와 부딪히게 될 것이었다.비록 코너링 타이밍을 잘 잡았지만 안쪽 레인을 선점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다.그러니 전계의 차는 어쩔 수 없이 바깥쪽 레인을 통해 코너로 들어갔다.길이 길어지고 굴곡이 심할 뿐 아니라, 이론적으로 완벽한 코너링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어떻게 기술을 변형시켜야 할지 모르는 전계는 완전히 멍해졌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사실, 그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었기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조정하여 선두를 확고히 악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임기응변에 약해 어떻게 기술을 변형해야 할 줄 몰랐고, 돌발 상황에 부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랐다.“이제 어떡해야 하는 거야?”“양 리더가 나한테 가르쳐 준 거랑은 완전히 다르잖아, 이, 이게……”전계는 마음이 조급해져 얼굴이 빨개졌다.사람이 조급해지면 손발이 당황하고 반응도 느려지게 되는데, 하필 코너에서 임몽운에게 밀리게 되다니!이번에는 오히려 임몽운이 반 정도 앞서게 되었다.양준천은 화가 나 욕을 퍼부었다.“이 쓰레기가 지금 뭐 하는 거야? 선두를 내주는 게 말이 돼? 코너링 실력이 아주 형편없군!”형편이 없는 게 맞
모든 조건은 양준천에게 유리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양준천은 아무리 생각해도 프로 레이서인 전계가 팀 매니저에게 질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고, 이건은 매우 모욕적이었다!가장 중요한 건 전계는 양준천이 가르친 뒤에 졌다는 것이다.이것은 무엇을 설명하는 걸까?양준천의 가르침은 틀렸고, 그의 이론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팀의 리더인 그는 이번 일로 반드시 선수들에게 무시당하며 그의 자리는 더 이상 견고하지 않게 될 것이다.양준천은 이를 악 물었고, 이 모든 것을 강책 탓으로 돌렸다.만약 강책이 아니었다면 그는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은 강책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경기장에는 차량 두 대가 여전히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그러나 전계는 이미 따라잡을 가망이 없었고, 도리어 격차가 점점 벌어졌다.임몽운이 코너링을 하는 방법은 제각기였고, 상황에 맞춰 코너링에 변화를 주었으며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갓 입문한 사람이 이 정도면 훌륭했다.비록 그녀의 코너링이 여전히 보기에 좋지 않고 심지어는 느리다고 느껴졌지만, 그녀가 코너를 진입할 때마다 전계를 어느 정도 제압할 수 있었다.레이싱 경기는 가장 빠른 것을 겨루는 것이 아닌, 누가 더 빠른 지를 겨루는 것이다.비록 가장 빠르게 달리지는 못할지라도, 자신이 상대보다 더 빠르게 달리면 이기는 게임이다.양준천은 이 이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결에서 그는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이론에 밀려 얼굴이 화끈거렸다.곧 임몽운의 차는 결승선을 통과했고, 아무런 이변 없이 승리를 거두었다.전계는 도중에 차를 멈춰 세우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그의 패배는 자신의 패배일 뿐만 아니라 양준천의 패배이기도 했기 때문에, 앞으로 양준천이 어떻게 그를 대할지 몰라 더욱 무서워졌다.임몽운은 차를 세우고 문을 열고 내린 뒤, 깡충깡충 뛰며 강책에게 다가갔다.“강책, 네 이론은 정말 훌륭해!”“이것 봐, 내가 프로 레이서를 이겼다니! 하하, 솔직히 경기 전에는 우승은 꿈도 못 꿨는데 말이야.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망설임으로 볼 때, 적어도 그는 임몽운을 위해 감히 자신을 희생할 만큼 좋아하지는 않았다.굉음이 점점 가까워진다.강책이 피하기는 쉽지만, 임몽운은 어떡하지?지금 임몽운은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두 다리는 땅에 박힌 듯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조금 뒤면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 순간에 놓여 있었다.그 사이, 강책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한 손으로 임몽운의 허리를 끌어안고 훌쩍 뛰어 두 사람이 동시에 공중으로 날아올랐다.페라리 스포츠카가 두 사람의 몸을 향해 쏜살같이 들이받았다.모든 과정이 거의 0.5초에 불과해 눈 하나 깜빡하는 순간이었고, 페라리 스포츠카는 강책의 등을 거의 스치고 지나갔다.쾅!!!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강책은 임몽운을 끌어안은 채 땅바닥에 굴렀으며, 그는 임몽운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을 방석 삼아 떨어졌다. “몽운아!”양준천은 그제야 달려들어 황급히 임몽운을 부축했다.“괜찮아?”임몽운은 몇 초간 멍해 있다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양준천을 홱 뿌리치고는 땅바닥에 있는 강책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강책, 강책 너 괜찮아?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돼, 네가 다치면 난 평생 죄책감을 느낄 거야.”임몽운이 눈물을 흘리며 강책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자, 양준천의 질투는 더욱 깊어졌다.그는 차라리 강책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강책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먼지를 털었고, 옷 뒷부분이 긁힌 것 외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강책, 죽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임몽운은 순간 사람들 앞에서 강책에게 달려들어 그를 꼭 껴안았다.이 행동은 양준천의 가슴을 칼로 난도질하는 것과 같았다.강책은 약간 어색해져서 얼른 임몽운을 살짝 밀친 뒤 전계가 운전한 페라리를 보며 그가 다시 한번 들이받을까 걱정했다.사실 방금은 너무 충동적이었기 때문에 전계도 핸들을 잡을 겨를도 없이 벽을 향해 그대로 돌진해버렸다.그는 핸들을 세게 돌렸고, 차는 크게 커브를 틀고 벽과의 정면충
강책은 어이가 없었다, 분명 자신이 피해를 입은 쪽이었는데 말이다.전계는 차를 몰고 그를 치려다가 결국 자신을 해쳤으니 자신이 자초한 일이 아닌가.강책은 전계를 탓하지 않고 치료해 주겠다고 자처한 것만으로도 상당히 자비를 베푼 수준이었지만, 가식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양준천은 정말로 강책을 질투했고, 레이싱 기술, 의술 모두 강책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심지어는 방금 임몽운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손을 내민 것은 강책이었다.이런 남자가 존재한다는 건 양준천이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그는 당연히 강책을 질투할 수밖에 없다.그러니, 그는 전계가 죽을지 언정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을 것이다.우애는 얼어 죽을!양준천은 전계를 다른 차에 태우고 직접 차를 몰고 가장 가까운 삼갑병원으로 향했고, 임몽운도 차를 몰고 강책과 함께 양준천을 따라갔다.병원에 오자마자 양준천은 전계를 응급실에 입원시켰다.주치의는 비교적 젊어 보이는 남자로, 사원증에는 육엽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이 시간은 원래 의사가 점심 식사를 하는 시간이었기에, 육엽은 가운을 벗고 나가서 밥을 먹으려 했지만 환자가 들어오는 탓에 밥을 먹지 못하게 되자 조금 불쾌했다.“의사 선생님, 제 동생 좀 살려주세요.”양준천이 말했다.“알겠습니다 알겠어요. 굳이 이 시간에 오다니, 지겨워 죽겠군.”육엽의 얼굴에는 언짢은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사람들은 그에게 따지기도 어려웠다, 어쨌든 의사가 사람을 구해야 했으니 말이다.육엽은 전계를 한 번 보더니 대충 말을 꺼냈다.“음, 피가 많이 나는 것 같긴 한데 사실 상처가 좀 나고 기절을 했을 뿐이지 걱정할 건 없어요.”육엽의 말을 들은 강책은 눈살을 찌푸렸다.“육 선생님, 전계의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 많은 않은 것 같은데요? 전계는……”강책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육엽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은 누구지? 당신이 여기서 말을 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하나? 내가 의사야 당신이 의사야?!”양준천 또한 강책을 노려보며
“혹시 모르겠으면 나한테 물어봐. 여기서 기다릴게.”육엽이 웃음을 터뜨렸다. “너한테 물어봐? 네가 뭔데? 지 주제도 모르고.”어린 나이에 주치의가 된 육엽은 천재로 유명해져 오만했다.오만한 육엽이 아마추어에게 도움을 청할리 있겠는가?육엽은 안으로 들어갔다.그러자 강책이 육엽에게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한 시간 안에 환자를 치료하지 않으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거야.”육엽은 강책의 말을 듣고 속으로 비웃었다.다시는 못 깨어나?하하, 육엽의 예상대로라면 전계는 이미 깨어났을 것이다. 단지 몸이 조금 허약하다는 것 외에는 큰 이상은 없을 것이다. ‘상처 좀 나고 쓰러진 거에 호들갑을 떨지?’육엽은 강책의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육엽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양준천이 달려와 다급하게 말했다. “육 선생님, 5분이면 깨어난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30분이 지났는데 동생이 아직도 깨어나질 않아요.”“그럴 리가 없는데요?”육엽이 눈살을 찌푸리며 곧장 병실로 향했다.병실에 도착하자마자 육엽은 전계의 몸 상태가 매우 허약한 상태를 파악했다. 깨어날 수 없을 뿐더라 이대로 가면 곧 죽을 수도 있다!“왜 이렇게 된 거지?”“말도 안 돼.”육엽은 깜짝 놀라 곧바로 전계를 수술실로 옮겼다. 정밀 검사를 하니 전계의 몸이 점점 허약해지고 있었다.문제는 이마의 상처 말고는 다른 병이 없는 것 같았다.그런데 어째서 깨어나지도 못하고 상태가 더 나빠지는 걸까?육엽은 마음이 매우 조급해졌다. 만약 환자가 죽으면 환자 가족에게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이마에 작은 상처 하나 때문에 죽었다고 말해야 하나?누가 이 말을 믿을까?육엽은 점점 더 조급하고 무서워졌다.전계가 죽으면 일이 커지고, 육엽의 명성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안 돼, 죽으면 안 돼.” “일어나!”육엽은 전계의 몸을 흔들며 깨웠다. 하지만 그럴수록 전계의 호흡이 약해졌다. 이 상태로는 15분도 못 버티고 죽을 수도 있다!‘어떡하지?’당황한 육엽의 머
잠시 후, 육엽은 완전히 무장한 간호사를 데리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양준천과 임몽운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의심스러워했다.‘병원에 이렇게 건장한 간호사가 있었나?’하지만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건 전계의 목숨이었다.두 사람은 수술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강책은 전계의 몸 상태를 살핀 후 침 하나를 꺼냈다.육엽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그걸로 사람을 살리겠다고?”“응.”“응은 무슨 응? 그걸로 살릴 수 있어? 장난 그만하지?”강책이 담담하게 말했다. “환자 살리고 싶으면 조용히 하고 있어.”육엽은 강책을 노려봤다.‘그래, 네 멋대로 해 봐.’‘전계를 살릴 수 있으면 됐다. 하지만 살리지 못한다면 네가 책임져!’수술실 안은 조용했다. 강책은 전계의 몸 구석구석에 침을 놓았다. 겉보기로는 상처만 난 것 같았지만 충돌할 때 약간의 뇌어헐이 생겼다.머릿속에 뭉쳐있는 피를 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치료할 수 없다.육엽은 아직 어려서 겉으로 나타만 문제만 보고 더 깊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단순히 이마에 상처만 났다고 생각한 것이다. 강책은 진찰을 한 후 전계의 문제를 파악해 정확한 어혈 자리를 찾았다.중요한 것은 뭉친 피를 풀어주는 것이다. 강책은 전계 머리의 어헐자리에 침을 놓아 어헐이 경맥으로 퍼지게 했다. 그리도 머리 뒤에 침을 놓아 다른 피도 퍼지게 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넋이 나갔다. 국내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있었나?감탄이 절로 나왔다.강책이 침을 놓고 뭉친 피가 풀어졌다. 강책은 다시 한번 전계의 몸 혈자리에 침을 놓아 혈액이 잘 통하도록 해서 더 이상 막히지 않게 했다.모든 치료가 끝나자 강책은 침을 내려놓고 말했다. “10분 안에 깨어날 거예요.”말을 마친 강책은 수술실에서 나왔다.양준천과 임몽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쳐갔다.수술신 안.육엽은 곧장 간호사를 불러 전계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했다. 전계의 몸 상태는 회복되고 있었으며 호흡이 안정
‘사실대로 말해야 하나?’한참을 생각하다 육엽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말하지 않았다.젊은 천재 의시가 잘못 진단을 해 하마터면 환자가 죽을뻔해서 아마추어 의사가 환자를 살렸다는 신문 헤드라인에 오르면 안 된다!이 사실이 폭로되면 육엽의 의사 인생은 끝나는 것은 물론 직위, 승진, 월월급 모두 상상도 할 수 없다. 절대 사실대로 말하면 안 된다.강책도 다른 사람이 자기가 전계를 살렸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으니 그 명예를 육엽이 가져갔다.육정이 웃으며 말했다. “에이, 사람 살리는 건 원래 의사가 하는 일이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아니에요. 정말 감사해요.”전계는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육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셨으니 제2의 부모님 이예요. 은혜는 꼭 보답하겠습니다.”“아닙니다.”육엽이 강책의 공을 가로채자 간호사들이 경멸의 눈으로 쳐다봤다.하지만 육엽이 쳐다보자 간호사는 놀라서 바로 고개를 숙였다.병원에서 육업의 명성관 지위는 간호사와 비교할 수 없었다. 간호사들이 사실대로 말하면 육엽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간호사들은 쓸데없이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육엽은 양준천과 전계 등 사람들의 감사 인사를 받으며 허영심이 가득해졌다. 잠시 후 양준천은 전계를 퇴원시켜 나왔다.병원 입구를 지날 때 담배를 피우고 있는 강책을 마주쳤다.전계는 강책을 보고 싶지 않았다. 만약 강책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강책때문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강책도 피해자인데 살인자와 원수지간이 되어 똑같은 살인자 취급을 받게 되었다. 양준천이 빈정거리며 말했다. “강책, 네 두 눈으로 똑똑히 봐, 전계는 안 죽고 아주 잘 살아있어!”“하하, 못 죽이니까 의사를 몰아세워?”“꿈 깨!”“하늘이 다 알고 있어, 전계가 큰 시련을 겪고도 살아남은 건 좋은 사람이라 보답받은 거야!”강책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좋은 사람은 보답을 받아? 전계가 좋
연습실로 돌아오자 팀원들이 전계를 반겼다. 살아 돌아온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팀원들은 전계와 사이가 좋기 때문에 강책이 못마땅했다.팀원들은 강책이 전계를 다치게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봤다.팀원들은 전계가 차로 사람을 들이받은 일은 까맣게 잊어버렸다.강책이 연습실로 돌아오자 그 누구도 반기지 않았다.“망할 자식이 뻔뻔스럽게 돌아왔네.”“전계를 저 꼴로 만들어놓다니, 정말 뺨 한 대 때리고 싶네. 임 선생님만 아니었으면 벌써 내 손에 죽었어!”“가자, 저런 사람이랑 가까이 있지 마, 역겨워!”강책은 팀원들에게 소외감을 받았다. 아무도 강책과 말하고 싶어 하지 않고, 심지어 옆에 서 있는 것조차 싫어했다.하지만 강책은 개의치 않았다. 한 팀원에 합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첫날부터 예상했던 결과였다. 임몽운은 기분이 언짢았다. 분명 강책의 실력이 대단하고 피해지인데 왜 사람람들은 강책을 피하는 걸까?임몽운이 참지 못하고 강책을 대신해 몇 마디 했지만 말 안 하느니만 못했다. 말하자마자 발칵 뒤집히며 사람들은 강책을 더욱 싫어했다. 팀원 모두 강책을 따돌렸다.강책은 웃으며 한쪽으로 걸어갔다. 강책이 침에 들어온 이유는 20일 후에 있는 산악 경기 때문이니 팀원들과의 관계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앞으로 팀에 오래 나아 있을 생각도 없었다. 강책이 연습을 하려고 하자 양준천이 말했다. “여기는 이미 다른 선수가 쓰고 있어서 오늘은 못 써, 우선 가서 기다려.”그렇게 강책은 3시간을 기다렸다. 선수들이 돌아가며 연습을 했지만 강책에게는 연습 시간을 주지 않았다.임몽운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양준천, 너희 다들 너무해!”양준천이 웃음을 터트렸다.“너무해? 이게 너무해?”“전계를 죽일 뻔하고 병원에서도 의사한테 헛소리나 하면서 치료를 방해한 강책이 더 너무하지!”양준천은 강책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팀원들은 네가 달갑지 않아, 못 버티겠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