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정신이 혼미한 노윤아를 데리고 호텔에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차를 운전하면서 뒤를 돌아 보았다.“예쁘네, 이런 여자는 또 어디서 구했데? 박재정 새끼 운도 좋네. 혹시 몰라, 잘하면 나도..”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 차량이 그의 앞으로 돌진했다, 기사는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 바람에 핸들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뭔 상황이야?”기사가 창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었다.“운전 똑바로 안해?! 죽고 싶어?!”이때, 뒤에 있던 차량에서 한 남자가 나오더니 창문을 통해 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는 차 밖으로 끌어냈다.“야야야, 당신 누구야? 뭐하는 짓이야? 이거 안놔?!”하지만 남자는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세게 내려쳤다, 순식간에 기사의 이빨 여러개가 빠졌다. 기사는 정신을 잃었고, 남자는 기사를 길 옆 하수구에 던졌다. 그리고 문을 열어 노윤아를 꺼내고는 다른 차량에 두었다, 뒤에서는 다른 사람이 임미연을 데리고 와 기사의 차에 실어서 호텔로 향했다. 바꿔치기한 과정은 1분조차 되지 않았다, 노윤아는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15분 뒤, 노윤아는 익숙한 장소인 식약식당에 도착했다. 남자가 노윤아를 업고 3층으로 올라간 뒤, 강책의 침대위에 눕혔다. “총수님, 임무 완료했습니다.”“응, 내려가봐.”“네.”남자가 자리를 뜨고 강책은 준비한 은침을 꺼냈다, 이어서 가까이 다가가 노윤아의 상태를 확인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곧 터질 것만 같았다, 강책은 그녀의 손을 잡고 신체 안에 있는 독소를 빼기 위해 은침을 놓았다. 잠시 뒤, 노윤아가 눈을 떴다. 낯선 침대에 누워있고, 희미하게 보이는 남자 실루엣 그리고 흐트러진 옷을 보고는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으악!”그녀는 소리를 지르면서 상대방을 때리려 발버둥 쳤다.“진정해.”남자가 뒤를 돌고 그의 얼굴을 비쳤다, 다름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강책이었다. 하지만 강책일지라도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는 울먹거렸다.“이, 이거 지금 범죄야,
노윤아는 노래방에서 갑자기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난 이유가 생수병에 들어있는 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 나한테 무슨 짓은 안한 거지?”강책이 미소를 지었다.“저는 윤아양을 도와서 독소를 빼내려고 했을 뿐입니다, 걱정 마세요. 오히려 윤아양이 옷을 벗으려고 발버둥 치는 바람에 큰일 날 뻔했어요.”그의 말에 노윤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왠지 모를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 까,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마음 속으로 강책을 욕했다.‘기회를 줘도 써먹지 못하는 놈!’그리고 분노 섞인 말투로 말했다.“임미연, 박재정 그 년놈들은 절대로 용서 못해!”이때, 강책의 눈이 반짝 거렸다.“복수하고 싶습니까?”“당연하지.”“좋습니다, 사실 내일 정오 쯤에 윤아양 할아버님께 상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화상그룹을 상대하기 위해 윤아양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아니면 먼저 윤아양과 상의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화상그룹이랑 연관이 있는 거야?”“네, 소헌의 동의하에 박재정이 이런 계획을 꾸몄으니까요.”..한편, 임미연은 호텔 앞에 도착해 방으로 이끌려갔다. 박재정은 흥분하며 달려갔다, 곧이어 방문을 잠구었다.“한번 도망쳐봐, 이번에도 강책이라는 놈한테 도와 달라고 해보라고! 하하하하!” 그리고 침대 위로 올라가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노윤아의 몸매와 거리가 멀었고 그녀의 스타일과 맞지 않은 옷이 눈에 띄었다. 그는 여자를 똑바로 눕혀 머리카락을 올렸다, 여자는 노윤아가 아니라 임미연 이었다. “뭐야, 무슨 상황이야? 바꿔치기 당한 거야? 노윤아 대신 뭔 이딴 애를 데리고 온거야?”화를 내고 있는 와중에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순간 박재정은 몸살이 난 것 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사실 임미연의 몸에 촉매 화학약물이 발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방에 들어선 순간 약물의 효과가 퍼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임미연과 박재정 두 사람은 이성을 잃고 몸
임미연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박재정을 바라보았다.“일부로? 박재정 이 개새끼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녀가 손을 들어 박재정의 뺨을 치려 했지만 박재정이 먼저 그녀의 뺨을 때렸다. 이때, 방문이 열리고 박건민과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그들은 예비 열쇠로 문을 연 모양이다. 박건민은 허허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아침부터 시끌벅적하네, 만족 못한 거야?”박재정은 담배를 바닥에 던지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임미연을 가리켰다.“저 애가 아니에요.”박건민은 박재정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얼른 침대 옆으로 가서 확인했다.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은 노윤아가 아닌 임미연 이었다. “어떻게 된거야?”박재정이 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게다가 어젯 밤에 이상한 기분 때문에 실수했어요. 제 생각엔 저희가 당한 것 같아요.” 박건민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계획을 한 사람은 자신들이 아니였나. 대체 누가 자신들을 공격했단 말인가. 결국 그들이 생각해 낼 수 이름은 오직 ‘강책’ 이었다.30분 뒤.박건민과 박재정이 소헌에게 어젯밤 일어났던 일들을 상세히 서술했다, 그들은 각오를 하고 찾아왔다. 하지만 소헌은 신기하게도 그들을 벌하지 않았다, 그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어, 너네 같은 놈들이 무슨 수로 강책을 이기겠어. 그만 돌아가, 내 지시가 내려올 때 까지 기다려.”박씨부자는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엄중한 벌을 주기로 유명한 노인네가 아니였나, 하지만 벌이 없는 건 천만다행이다. 두 사람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떠났다. 소헌의 눈빛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했다.“저 쓸데없는 쓰레기들, 여자애 한명 처리 못해서 쩔쩔 매는 꼴 하고는. 그래. 다음 계획에 제물로 쓰면 딱 좋겠네, 제물로 쓸 가치라도 있는 게 어디야.”사실 소헌은 그들을 용서하는 게 아니라 더 깊게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어서 박씨 부자는 소헌의 사망 리스트에 올라갔다. 즉, 소헌의 다음 ‘희생양’ 이 된다는 뜻이다. 한편, 아무것도 모르는 박씨
그 다음 날 아침. 강책이 노윤아를 데리고 엄수집안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도착했을 때, 장유나와 노문강 모두 놀란 눈치였다, 게다가 강책과 노윤아의 모습이 다정해 보였다. 장유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질투가 났다, 연인사이가 된 걸까. 질투나는 마음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오만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곧이어 노문강이 허허- 웃음을 지으며 다가갔다.“아이고, 강사장님 무슨 일로 아침 일찍 우리 윤아랑 같이 오신 겁니까?”사실 노문강도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유부남이 대학생 상대로 불륜을 저지르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강책을 사위로 삼아야 하는 것인가. 하지만 오해는 순식간에 풀렸다, 강책이 헛기침을 하고 어제 있었던 사건을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장유나와 노문강은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아 마음이 놓였고, 어제 강책이 없었다면 노윤아가 무슨 일을 당했을 지 겁이 나기도 했다. 노문강은 강책에게 감사를 표했다.“강사장님,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사장님께서 윤아를 지켜주지 않으셨다면,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했을 지 막막합니다.”“제가 임민지 프로듀서에게 윤아양을 제자로 부탁하고 난 뒤부터 계속 사람을 붙였습니다, 화상그룹은 자연스럽게 윤아양이 저와 같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윤아양을 공격할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노문강이 주먹을 꽉 쥐었다.“이 썩을 놈의 자식들! 감히 내 손녀를 건드려? 절대로 용서 못해.”이때, 노윤아가 그에게 말했다.“할아버지, 여기 오기 전에 강책이랑 상의를 좀 해봤어요, 화상그룹에게 반격을 하는 방안으로 계획을 짰어요. 그리고 그 반격의 첫 주자는 제가 될 거고요.”노문강이 미간을 찌푸리고는 손을 내저었다.“아니, 넌 아직 학생이야. 네가 무슨 힘이 있어서 반격을 해? 대학만 생각해, 화상그룹 일은 어른들이 처리할 테니까.”노윤아가 허리에 손을 올렸다.“할아버지, 언제까지 저를 애 취급 하실거에요? 이미 화상그룹은 저를 건드렸어요, 이대로는 가만히
화상그룹 e-스포츠의 벽을 붕괴시키고, 강책의 그 다음 계획은 연예엔터테인먼트다. 화상그룹 소속 최윤은 연예계에서는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망 뒤에는 회사가 언론의 압박을 막기위해서 그녀와 관련된 일들을 철저히 막았다, 결국 추모하는 장소조차 만들어 주지 않았다. 강책은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 만약 팬과 가수를 모집할 수 있는 큰 공연을 주최한다면 화상그룹 연예엔터테인먼트의 명성을 또 한번 더 떨어뜨릴 수 있다. 그 기회를 통해 화상그룹은 언론에서 영원히 비호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강책의 계획이다. 그리고 이 계획은 첫 번째주자로 ‘노윤아’ 를 선택했다. 노문강이 듣고 나서 고개를 내저었다.“윤아가 무슨 수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는 겁니까, 윤아의 정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텐데요.”강책이 답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뒷일은 제가 또 다른 계획이 있습니다, 저를 믿어주세요. 열기가 가득한 공연이 될 겁니다!”노문강은 잠시 고민 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윤아의 안전만 보장할 수 있다면 허락하겠습니다.”강책이 미소를 지어보였다.“네, 최선을 다해 윤아양의 목숨을 지키겠습니다. 만약 잘못 된다면 제 목숨이라도 내놓아 보상하겠습니다.”이때, 노문강의 핸드폰에 문자 한통이 날라왔다.“강사장님, 마침 잘됐습니다. 여기서 시간낭비 하지 마시고, 김 씨 어르신께 가보십시오. 그 분께서 접목 제 2단계 기술을 알려 주신다고 합니다.” 강책은 원하던 소식에 자리에서 일어났다.“네!”몇 분 뒤, 강책이 김 씨 어르신의 정원에 들어갔다. “스승님!”김 씨 어르신이 강책에게 손을 흔들었다.“제가 어제 가르쳤던 내용은 복습하셨습니까?”“네.”“좋습니다, 그럼 어제 했던 내용을 저한테 보여주시죠.”강책은 제 1단계 접목 기술을 이용해 꽃을 나뭇가지에 성공적으로 접목 시켰다. 저번에 시도했을 때는 한참 동안 걸렸지만, 이번에는 3분만에 성공했다. 이 장면을 보고 김 씨 어르신은 흐뭇했다. “짧은 시간
김 씨 어르신은 이마에 난 땀을 닦았다.“다 제가 늙어서 입니다, 3번이나 시도해야 작은 동물의 접목 기술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게 참 씁쓸합니다. 하지만 강책은 어느 정도 난이도를 알 수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3번이 아니라 10번, 100번을 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김 씨 어르신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강책씨, 하실 수 있겠습니까.”그가 진심어린 눈빛으로 강책을 쳐다보았다,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합니다, 아직 제 3단계 기술도 남았지 않습니까.”“좋습니다, 그럼 제가 보여드린 데로 연습 해보세요.”강책은 방금 전 김 씨 어르신이 보여준 예시와 배운 내용으로 제 2단계 접목 기술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연습은 점심 11시까지 이어졌지만 기술의 10%밖에 익히지 못했다.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김 씨 어르신은 웃으면서 강책에게 물을 건네 주었다.“잠시 쉬겠습니다, 게다가 큰 아씨 밥을 차려드려야 하지 않습니까. 식사시간이 끝나고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오셔서 연습 하시지요.”“네!”그는 전쟁터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 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강책은 3일 밤을 지키면서도 계속 전투를 했던 ‘철인’이었다, 하지만 제 2단계 접목 기술 연습 과정에서는 그보다 더한 땀과 노력이 들어가야만 한다. 그렇다면 남은 3단계의 난이도는 상상할 수도 없다. 보아하니, 김 씨 어르신의 전 제자 무상명인 정해운은 천재 중에 천재였던 것이다. 강책은 김 씨 어르신에게 인사를 한 뒤, 자리를 떴다. 멀어지는 강책의 뒷모습을 보고 김 씨 어르신이 중얼 거렸다.“강책 씨, 빨리 익히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저에게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어요, 힘내셔야 합니다.”한편, 강책이 로비로 돌아왔다. 이어서 장유나의 점심밥을 차렸다. 옆에서는 물고기 자리가 ‘반격 계획’ 의 진행 상황을 알려주었다.“총수님, 노윤아 쪽에서 이미 최윤의 팬들과 연예인들을 불러 공연을 주최하는 공지글을 올렸습니다. 글에는 최윤의 죽음 추모진행과 동시에 화상그
화상그룹 건물 안. 소헌이 차를 마시며 부하직원에게 현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어르신, 어제 계획이 실패하고 노윤아가 반격을 시도해왔습니다.”부하직원이 노윤아의 추모 공연에 대한 모집을 상세히 보고했다, 심지어 추모 공연에 참가하는 연예인 명단까지 리스트로 만들어 제출했다.“어르신, 이건 명단입니다.”소헌이 손을 내저었다.“안 봐도 돼, 이상한 애들만 모여 있겠지. ““임민지가 뒤에서 도와 준다고 하지만 노윤아는 신인에 불과합니다, 짧은 시간내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모을 능력이 있었을 까요?”소헌이 코웃음을 쳤다.“조금만 더 머리를 써봐, 분명히 강책이 뒤에서 손을 써주고 있겠지. 어제도 분명히 그 놈이 우리 계획을 망쳤을 거야.”부하직원이 물었다.“어떻게 상대하는 게 좋을까요?”소헌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추모 공연의 마지막 피해자가 누군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사실 소헌은 이미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강책이 스스로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들어온 셈이 되었다.“일단 박씨 부자부터 잘 관찰해. 내 다음 계획의 중심인물이 될테니까.”부하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어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소헌은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혼자 중얼 거렸다.“박씨부자 같이 일 못하는 새끼들은 목숨이라도 내놓아야지. 강책아, 추모 공연을 해서 나한테 반격하겠다? 허허, 네가 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야!”..한편, 부회장 사무실 안.신태열의 딸, 신태희가 여유롭게 노래를 들으며 뉴스를 보고 있다. 화상그룹에 일어난 일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누가 죽든 살든 그녀와는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한 예감에 뒤에서 몰래 자신의 자산을 해외로 이체하고 있었다, 화상그룹이 연산시를 점령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신태희는 빠른 눈치와 상황 파악에 예민한 덕분에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여자의 섬세한 장점을 이용해 커리어를 세
최윤의 서심산에 대한 공개적인 폭로로 화상그룹의 내막은 이미 언론에게 밝혀진 셈이다. 언론이 들끓고 있는데, 정부가 손 놓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정부는 회사가 사전에 대비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몰래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제일 신태희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새로 임명된 연산시 청장이다, 아무도 그의 외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졸렬한 사람이거나 지혜로운 인재 일 것이다, 그녀는 청장이 후자라고 믿었다. 졸렬한 사람은 청장이 될 수 없다, 어쩌면 김한철은 이미 화상그룹의 약점을 잡고 있을 지 모른다. 매번 그를 떠올릴 때마다 신태희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강책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연산시의 권력투쟁을 방관하는 늙은 여우 장훈이 더 무섭게 다가왔다.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버지, 이제 권력 놀이는 그만하세요. 서심산으로 연산시를 지배하려는 건 모든 인류에게 공분을 삼을 행동이에요, 결국은 실패하게 될 거에요. 지금이라도 같이 저랑 떠나셔야 해요.”그녀는 생각만 할뿐, 직접 신태열에게 내뱉지는 못했다. 이때, 다급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뭐야? 들어와.”문이 열리자 귀여운 외모의 여자가 문 앞에 서있다, 신태희 비서 두명 중 한명인 여지원이다. 여지원과 김하윤은 신태희의 양팔을 맡고 있다, 출중한 외모에 똑똑하기까지 해서 종종 신태희를 도와 계획을 짜기도 한다. 초조한 여지원의 모습에 신태희가 물었다.“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초조해해?”여지원은 울먹거리는 표정을 지었다.“부회장님, 하윤이가 납치당했어요!”“뭐?!”신태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와 여지원, 김하윤은 친자매처럼 지냈기 때문에 신태희는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어떤 놈이 감히?”여지원이 고개를 숙였다.“그..그..무상명인 정해운이에요!”“그 변태새끼가?!”신태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매일 화상그룹에서 여자들이랑 이상한 놀이나 하면서 감히 김하윤을 건드리다니. “가만 안둬!”그녀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정해운이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