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그룹 건물 안. 소헌이 차를 마시며 부하직원에게 현 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어르신, 어제 계획이 실패하고 노윤아가 반격을 시도해왔습니다.”부하직원이 노윤아의 추모 공연에 대한 모집을 상세히 보고했다, 심지어 추모 공연에 참가하는 연예인 명단까지 리스트로 만들어 제출했다.“어르신, 이건 명단입니다.”소헌이 손을 내저었다.“안 봐도 돼, 이상한 애들만 모여 있겠지. ““임민지가 뒤에서 도와 준다고 하지만 노윤아는 신인에 불과합니다, 짧은 시간내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모을 능력이 있었을 까요?”소헌이 코웃음을 쳤다.“조금만 더 머리를 써봐, 분명히 강책이 뒤에서 손을 써주고 있겠지. 어제도 분명히 그 놈이 우리 계획을 망쳤을 거야.”부하직원이 물었다.“어떻게 상대하는 게 좋을까요?”소헌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추모 공연의 마지막 피해자가 누군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사실 소헌은 이미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었다, 마침 강책이 스스로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들어온 셈이 되었다.“일단 박씨 부자부터 잘 관찰해. 내 다음 계획의 중심인물이 될테니까.”부하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이어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소헌은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혼자 중얼 거렸다.“박씨부자 같이 일 못하는 새끼들은 목숨이라도 내놓아야지. 강책아, 추모 공연을 해서 나한테 반격하겠다? 허허, 네가 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야!”..한편, 부회장 사무실 안.신태열의 딸, 신태희가 여유롭게 노래를 들으며 뉴스를 보고 있다. 화상그룹에 일어난 일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누가 죽든 살든 그녀와는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한 예감에 뒤에서 몰래 자신의 자산을 해외로 이체하고 있었다, 화상그룹이 연산시를 점령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신태희는 빠른 눈치와 상황 파악에 예민한 덕분에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여자의 섬세한 장점을 이용해 커리어를 세
최윤의 서심산에 대한 공개적인 폭로로 화상그룹의 내막은 이미 언론에게 밝혀진 셈이다. 언론이 들끓고 있는데, 정부가 손 놓고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정부는 회사가 사전에 대비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몰래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제일 신태희를 불안하게 만드는 건 새로 임명된 연산시 청장이다, 아무도 그의 외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졸렬한 사람이거나 지혜로운 인재 일 것이다, 그녀는 청장이 후자라고 믿었다. 졸렬한 사람은 청장이 될 수 없다, 어쩌면 김한철은 이미 화상그룹의 약점을 잡고 있을 지 모른다. 매번 그를 떠올릴 때마다 신태희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녀는 강책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연산시의 권력투쟁을 방관하는 늙은 여우 장훈이 더 무섭게 다가왔다.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버지, 이제 권력 놀이는 그만하세요. 서심산으로 연산시를 지배하려는 건 모든 인류에게 공분을 삼을 행동이에요, 결국은 실패하게 될 거에요. 지금이라도 같이 저랑 떠나셔야 해요.”그녀는 생각만 할뿐, 직접 신태열에게 내뱉지는 못했다. 이때, 다급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뭐야? 들어와.”문이 열리자 귀여운 외모의 여자가 문 앞에 서있다, 신태희 비서 두명 중 한명인 여지원이다. 여지원과 김하윤은 신태희의 양팔을 맡고 있다, 출중한 외모에 똑똑하기까지 해서 종종 신태희를 도와 계획을 짜기도 한다. 초조한 여지원의 모습에 신태희가 물었다.“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초조해해?”여지원은 울먹거리는 표정을 지었다.“부회장님, 하윤이가 납치당했어요!”“뭐?!”신태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와 여지원, 김하윤은 친자매처럼 지냈기 때문에 신태희는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어떤 놈이 감히?”여지원이 고개를 숙였다.“그..그..무상명인 정해운이에요!”“그 변태새끼가?!”신태희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매일 화상그룹에서 여자들이랑 이상한 놀이나 하면서 감히 김하윤을 건드리다니. “가만 안둬!”그녀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서 정해운이
신태희의 경고에도 정해운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하윤의 옷을 잡고는 세게 뜯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천 밑으로 피부가 비쳤다.“악!”김하윤은 창피하고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여자의 비명소리는 정해운이 제일 좋아하는 소리였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하-크게 웃음소리를 내였다, 신태희는 분노했다. 친한 사람이 못된 짓을 당하고 있는 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 가.“보안요원!”그녀의 말에 건장한 보안요원 4명이 달려왔다. 신태희가 정해운을 가리켰다.“저 변태새끼 잡아!”하지만 보안요원은 움직이지 않았다. 신태희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운의 화상그룹 신분위치 때문이다, 신태열도 정해운 앞에서는 예의를 차린다. 보안요원인 자신들이 건드렸다 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신태희는 가만히 있는 보안요원들을 보고 더 분노했다.“뭐하는 거야? 내가 저 새끼 끌어내려고 했지?!”요원 중 한명이 나서서 말했다.“부회장님, 그게 아니라 회장님께서 정선생님을 건들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회장님의 동의가 아니면 저희도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지금 그게..”신태희는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화상그룹의 성이 ‘신’ 아니라 ‘정’ 씨로 바뀌었단 말인가. 정해운이 미소를 지었다.“태희씨, 너무 그러지 마세요. 회장님께서 당부하셨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태희씨 비서를 풀어주는 대가로 교환 하는 게 어떨까요?”“교환 이라니요?”그는 김하윤을 가리키다가 다시 신태희를 가리켰다.“태희씨가 이 여자 대신 오늘 밤 저를 상대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비서 두 사람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어떠신지요?”신태희는 기가 찼다, 정해운은 화상그룹 부회장 상대로 잠자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연산시 시민들은 절대로 믿지 못할 상황이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신태희는 주먹을 꽉 쥔 채로 헤어핀을 뽑아 정해운에게 달려들었다. 그 탓에 정해운의 팔에 피가 뚝뚝 흘렀다. “보안요원들이 안 움직이면 내가 직접 처
그의 선택은 권력이었다, 곧이어 신태희를 향해 화를 냈다.“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정선생님은 우리 화상그룹의 귀한 손님이야! 회장인 나도 예의를 차리는 데, 부회장인 네가 무슨 자격으로 정선생님을 해하려고 해?! 그건 나를 무시하는 행동이야! 알아들어?!”신태희는 신태열의 말에 가슴이 미어졌다,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가 맞는 것인가. 어렸을 때 부터 신태열은 엄격했지만 신태희를 아끼고 사랑했다, 그리고 곳곳에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자식보다 이익을 선택한 셈이다. 권력, 금전, 지위 때문에 신태열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신태희도 이 점을 이해했지만 속상한 건 사실이다.“죄송해요.”그녀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뒤로 한발자국 물러섰다, 신태열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럼 정선생님께 사과해.”“네?”신태희는 눈이 휘둥그레 졌다, 정해운에게 사과를 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비서가 일방적으로 당했는 데, 왜 정해운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인가.“아니요, 그건 싫습니다.”“뭐라고?”“싫다고 했습니다, 이런 인간 쓰레기한테 사과하고 싶지 않아요!”“감히!”신태열은 신태희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 그의 행동은 신태희의 남아있는 자존심 조차 모두 밟아 버렸다. 남은 건, 뺨 위에 붉은 손자국 뿐이었다. 곧이어 신태열이 큰 소리로 외쳤다.“사과해!”신태희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충혈된 눈으로 신태열을 바라보기만 했다. 눈빛에는 분노,억울함이 담겨져 있었다. 이때, 정해운이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사건 때문에 부녀사이가 나빠지면 모두 자신을 탓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화상그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두 사람에게 동시에 미움을 받고 싶진 않았다. 그는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아이고, 회장님 그만하세요. 제가 여자를 상대로 따지겠습니까, 게다가 그냥 작은 상처일 뿐입니다. 태희씨 너무 구박하
다른 한편, 강책은 김한철 청장을 찾아가 화상 그룹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를 얻어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 장소 확보와 동시에 출연진도 확정되며 빠르게 진행되었다. 콘서트 시작 전, 무대 세팅이 끝나자 팬들의 환호 속에 게스트들이 등장했다. 티켓이 구매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팬들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관객석을 꽉 채웠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최윤을 위해 콘서트에 참석했다. 연산에서 높은 지위에 있던 최윤의 죽음은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때문에 ‘위대한 스타’ 최윤을 애도하기 위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잠시 후, 관객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노윤아는 무대 위로 올라가 단상 앞에 섰다. 콘서트 현장은 애도의 물결이 흘렀다. 오늘 밤 콘서트의 목적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최윤의 추모이고, 두 번째는 화상 그룹의 죄를 사람들에게 모두 폭로하는 것이다!노윤아는 소개 인사를 한 후 노래를 시작했다. 오늘 밤,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동시 방송되어 모두가 화상 그룹의 진상을 알게 될 것이다!같은 시각. 소헌도 회사 사무실에서 콘서트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소헌은 전혀 걱정하지 않고 오히려 환하게 웃고 있었다. 잠시 후, 박건민과 박재정이 소헌의 사무실로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박재정은 소헌에게 말했다. 소헌은 두 사람에게 앉으라고 손짓하며 차를 대접했다. 두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소헌의 태도에 당황스러웠다. “원하시는 것이 있으시면 뭐든지 말씀하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박건민은 매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소헌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지금 노윤아가 콘서트를 하고 있는 거 알지?”소헌의 말에 박 씨 부자는 당황해하며 얼굴이 빨개졌다. 만약 지난번 작전에서 두 사람이 노윤아를 처리했다면 오늘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즉, 박 씨 부자가 노윤아를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정은 말했다. “어르신, 제 잘못입니다. 어떤 대가를 치르든지 노윤아를 반드시 처리하겠습니다.”
콘서트 현장. 최윤의 열성팬 서하준은 무대 위의 게스트를 향해 함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서하준은 최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서하준은 노윤아에게 더 큰 함성을 보냈다. 이때, 셔츠를 입은 남자 두 명이 서하준에게 귓속말을 속삭이자 서하준의 눈빛이 변했다. 그리고 잠시 후, 서하준은 두 남자를 따라 콘서트 현장에서 빠져나갔다. 10분 후, 세 사람은 승합차 한 대가 서 있는 공터에 도착했다. 두 남자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차 문을 열었다. 차 안에는 밧줄로 묶인 두 남자가 마치 잠든 것처럼 누워있었다. 서하준은 물었다. “당신들이 말한 화상 그룹 조력자가 저 두 사람이에요?”셔츠를 입은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 늙은이가 아버지 박건민, 옆에 젊은애는 아들 박재정. 저 박 씨 부자가 바로 화상 그룹의 앞잡이입니다!”“저 두 사람이 최윤 씨를 죽이고 노윤아 씨도 죽이려고 했어요. 만약 강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타났으면 노윤아 씨도 죽었을 수 있어요. 개자식들, 정말 보기만해도 치가 떨려요!”두 남자는 이를 악물며 박 씨 부자의 뺨을 때리지 못해 답답해했다. 잠시 후, 남자는 서하준에게 말했다. “방금 박 씨 부자가 길에서 수작 부리고 있는 것을 보고 기절시켜서 데리고 왔어요. 서하준 씨, 저 개자식들을 죽도록 때려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어때요?”때리고 쓰레기통에 버리자고?이렇게 쉽게 박 씨 부자를 놔준다니?하하!서하준은 붉어진 눈시울로 이를 악물고 말했다. “최윤 씨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노윤아 씨도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화상 그룹의 짓이에요! 최윤 씨는 처참하게 죽고, 노윤아 씨는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는데, 저 개자식들은 그저 맞고 끝낸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절대 안 됩니다!”두 남자는 서로를 쳐다본 후 서하준에게 물었다. “서하준 씨,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서하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물어볼 필요가 있나요? 당
이게 무슨 상황일까? 진행 순서가 바뀐 건가?관객들뿐만 아니라 노윤아와 게스트들 그리고 스태프들까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콘서트 아닌가? 왜 연극 같지?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서하준이 최윤의 열성팬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번 콘서트는 서하준이 불러서 참석했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서하준 씨, 무슨 연극을 보여주려는 겁니까?” 상황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관객들은 웃으며 말했다. 노윤아와 스태프들 또한 별다른 경계심을 갖지 않았다. 노윤아는 최윤의 열성팬인 서하준이 콘서트를 망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 서하준의 말에 모두들 깜짝 놀랐다. 서하준은 마이크를 잡고 무대 아래 관객들에게 말했다. “관객 여러분, 콘서트에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또한 최윤 씨의 마지막 길을 함께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이 순간 누군가에 대한 증오도 있습니다. 바로 화상 그룹! 최윤 씨의 목숨을 앗아가고 악랄한 짓을 일삼는 화상 그룹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잠시 후, 서하준은 박 씨 부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계속해서 말했다. “제 앞에 있는 이 두 사람이 바로 화상 그룹의 앞잡이입니다! 이 두 사람이 최윤 씨를 죽였습니다!” 저는 오늘 밤 이 두 사람을 죽이고 최윤 씨의 한을 풀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서하준의 말에 모두 어리둥절했다. 서하준은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미친 건가?서하준은 박 씨 부자를 죽이겠다는 것이다!“서하준 씨, 섣부르게 행동하면 안 돼요! 이상함을 눈치챈 관객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하준을 말렸다. 이때, 상황 파악을 한 스태프들도 서하준을 막기 위해 황급히 무대로 뛰어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서하준은 칼로 박 씨 부자의 심장을 찔렀다!심지어 서하준이 잔인하게 박 씨 부자를 죽이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다!살인을 생중계하는 것은 서하준 혼자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아악~!!!”무대 아래에서 여자들은 차마 볼 수 없어
“하하하하하!” 서하준은 고개를 들고 미친 듯이 웃었다. 잠시 후, 서하준은 말했다. “이제 다 죽었어. 최윤 씨 봤어요? 제가 화상 그룹의 앞잡이를 죽여서 복수를 했어요. 이제 소헌과 신태열을 죽이고 화상 그룹을 부숴버릴 겁니다! 최윤 씨, 제가 조만간 좋은 소식 들려줄게요.”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는 서하준의 모습에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콘서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없게 되었다. 겁에 질린 관객들이 연이어 콘서트 현장을 빠져나가자 몇 사람밖에 남지 않았다. 스태프들은 서둘로 무대에 올라 가 서하준을 통제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오늘 콘서트는 완전히 망했다. 노윤아는 무대 위에서 미쳐 날뛰는 서하준을 보고 넋을 잃었다.도…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걸까?그 시각 화상 그룹, 소헌은 사무실에서 싱글벙글 웃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콘서트 생방송은 갑자기 강제 종료되었다. 그렇다. 소헌의 계획이 아주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최윤의 열성팬 서하준이 살인자 역할을 도맡아 쓸모없는 박 씨 부자는 처리했다. 또한 박 씨 부자가 살해당하는 모습은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되어 화상 그룹을 공격하려는 콘서트는 강제 종료되었다. 소헌이 계획은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소헌은 기쁨에 겨워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소헌을 오늘 밤 기분이 매우 좋았다!잠시 후, 부하가 사무실에 들어와 소헌에게 말했다. “어르신,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경찰이 콘서트 현장에 도착해 서하준을 체포했다고 합니다. 생방송으로 살인을 중계했으니 틀림없이 사형 선고를 받을 겁니다. 드디어 성가신 파리 새끼가 해결되었습니다.”소헌은 담담하게 말했다. “서하준이 죽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중요한 건 강책에게 한 방 먹였다는 거야! 콘서트로 여론 몰이를 해서 화상 그룹을 무너뜨려다 전세 역전 당하게 됐지.”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지금 모든 언론에서는 콘서트 주최 측을 공격하고 있어요. 노윤아도 경찰에 잡혀갔으니 아마 징역 10년 이상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