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 정가건물 회의실 안.해가 떨어져 어둑한 시간에도 정가의 회의실 안은 사람이 가득했다. 다른 것이 아닌 정가의 가주 정홍민이 잡혔다는 것에 모두들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에 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정자옥까지 잡혔으며 정가의 기둥이 사라져 정용제조가 파산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임원들은 모두 같은 마음으로 회의에서 어떻게 정홍민을 빼낼 것인지에 대해 의논을 펼쳤다.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정홍민이 대체 무슨 ‘죄’ 로 들어갔는 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회의실의 문이 열리고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정중, 정봉성, 정몽연 그리고 강책이 등장한 것이다! 정중은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 가주의 자리에 앉아서는 주변을 시큰둥하게 둘러보았다.“저녁에 무슨 회의를 열겠다고 사람을 불러?” 부회장이 입을 열었다.“어르신도 알고 계실 거라고 믿습니다. 지금, 회장님께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에 붙잡혀서 나오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해야 빼낼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회의를 마련했습니다. 일이 커지게 되면 저희 정용제조에 큰 타격이 생길 겁니다.” 정중은 코웃음을 쳤다.“논의? 정홍민은 못 빠져 나올 겁니다.” “어르신, 회장님은 어르신의 친손자입니다. 이럴 때는 온 힘을 도와주셔야 하지 않습니까?” 회의 안 모든 사람들은 정홍민의 오래된 임원이였기에 정홍민이 붙잡히게 되면 정중이 첫번째로 올라와 정가 가주의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그들의 이익은 곧 정홍민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정홍민이 돌아오기 전에 가주의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정중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왜요, 이렇게 라도 정홍민 자리를 지키고 싶으신 가 봅니다.” 라고 말했다. 부회장이 “당연하지요, 회장님 자리는 누구라도 차지 할 수 없는 자리이며, 이사회 전체에서도 정홍민 회장님의 위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령 지금 붙잡히셨다고 해도 이 기회를 틈타 올라오려는 임원은 감히 없을
정몽연은 옆에서 코웃음을 쳤다. 이런 사람들을 눈 앞에서 보자니 역겨울 따름이였다. 정중은 다시 한번 더 이사회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다른 직원들은 모르겠으나, 이사회의 사람들은 분명히 연관이 있는 것 처럼 보이는 데요? 이렇게나 정홍민을 지지 하는데, 뒤에서 총책임자를 살해하겠다는 정홍민을 도와주었을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펑-소리가 나고 이사회의 대표가 벌떡 일어나더니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어,어르신, 이, 이렇게 마음대로 추측하시면, 안, 안됩니다! 저희는 정홍민과 사,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총책임자의 살인계획은 한,한번도 연루된 적이 없어요!” 정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연루된 적이 있든 없든, 그건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요. 지금 당장 경찰을 불러 조사를 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이사회 대표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번 총책임자 살인에 협조하지 않았지만, 정홍민과 함께 나쁜 짓을 했던 것은 사실이였기 때문이였다. 이때, 모든 이사회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르신, 사실 이사회 사람들 모두가 정홍민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네, 맞습니다. 대표는 그렇다고 해도, 정홍민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어르신이 회사를 운영할 때가 더 그립습니다!” 이사회 사람들 모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이사회의 대표를 팔아넘겼다. 자신을 위해 친구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했다. 그들의 반응에 이사회 대표는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버렸다. 처음에 정홍민을 지지하고 옹호하던 사람들은 1명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대표는 울먹거리며 “어르신, 방금 전 제 말은 잊어주세요.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사실 저도 정홍민이 회장 자리에 오르고 나서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역시 회장 자리는 어르신이 맡는 게 제일 좋다고 봅니다.” 라고 말했다.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이 바로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했다. 정중은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핸드폰을 내
그의 말이 끝난 뒤, 현장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맞는 말이였다. 사실, 정봉성이 근래에 이뤄낸 업적들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정부에서까지 인정을 받은 성북 땅 프로젝트는 강남구의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강책의 말처럼, 지금의 정봉성은 강남구의 ‘유명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모두들 색안경을 버리고 새로운 ‘안경’으로 정봉성을 평가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그들은 강책을 더 감탄했다. 강책의 능력과 힘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지금이라도 나서서 회장의 자리를 노린다면 충분히 뺏을 수 있었지만 오히려 정봉성을 도와 나서서 말을 해준 것이다.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아량의 수준이 아니였다. 정봉성은 강책의 발언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도 강책이 왜 한몸 바쳐서 자신을 도와주는 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그의 진심어린 행동에 무엇이 진정한 ‘남자’ 인지를 알 수 있었다! 이어서 강책이 계속해서 말했다.“정봉성의 인계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강책이 제일 먼저 손을 들었고, 그 뒤로 정몽연, 정중이 손을 들었다. 이어서 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손을 들었으며, 이사회 사람들은 흘러가는 상황을 살피고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었다. 모든 사람들의 동의하에 정봉성이 그 다음 회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정봉성은 벅찬 마음에 눈물을 글썽거렸다. 회장의 자리를 바로 눈앞에서 정홍민에게 빼앗기고 다시는 찾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지만, 짧은 시간내에 그의 손에 다시 회장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정봉성은 되찾은 그것의 ‘가치’를 똑똑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여러분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실망시켜드리는 일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정중은 “봉성아, 드디어 회장의 자리에 앉게 되는구나. 나는 이제 늙었으니, 더 이상 관여는 하지 않겠어. 회장 자리에 앉은 너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모두 선물로 주겠어!” 라며 말
두 사람은 찬 바람에 담배를 피며 하늘의 달을 바라보고 있다. 정중은 이때까지 일어난 사건들을 되짚으며 탄식을 내뱉었다.“자네가 돌아왔을 때, 우리 정가는 한때 이류 집안으로, 내우외환까지 나오는 상황이였지. 대단한 사람 한 명 없어 주위에는 정가를 먹으려고 다 작정을 하고 있었어.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자네의 수고 덕분에 정가는 큰 변화를 이루었어. 봉성이는 상상도 하지 못할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정가 가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몽연이는 항성 주얼리의 대표이사까지 올랐어. 제일 중요한 건 자네가 흐트러진 정가의 관계를 돌려놓았다네. 지금의 정가는 다양한 방면으로 커져서, 더 이상 강남구에서는 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네. 내가 죽더라도 조상님께 전혀 미안하지 않겠어.” 이어서 정중은 다시 강책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감사함을 표했다.“이게 다 자네의 덕이라네, 정말 고맙구나!” 정중의 평생 소원을 강책이 이루게 해준 것이다. 한 가정의 노인에게 화목한 가족 분위기, 대박난 사업은 말로 이루지 못할 행복을 가져다 준 것과 다름 없다. 잠시 멈칫하고는 정중이 “근데, 강책 자네는 언제까지 몽연이에게 자네 신분을 밝힐 생각인건가? 계속 숨기고 있어도 좋지는 않아.” 라며 물었다. 정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3일 뒤,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시민들 앞에서 얼굴을 밝힐 생각입니다.” “오?이런 결정을 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네. 정몽연, 정계산 모두 웃음이 활짝 피게 되겠네.” “글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게...”강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사실, 신분을 공개하는 순간에 바로 퇴임하려 합니다.” “퇴임?” “네.”정중의 안색이 변했다. 강책처럼 제일 휘황하고 찬란한 순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자네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이야. 몽연이가 자네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다면 퇴임을 말릴 것이네. 몽연이 입장도 생각을 해줘야지.” 강책은 담배를 빨았다.“그래서 이
늦은 밤, 경찰국 안.사맹지는 새로운 정보를 하나도 빠짐없이 강책에게 알렸으며, 체포 작전을 요구했다. 새벽 3시, 석관 부자가 대학생 정박양에게 손을 쓸 것이다. 자칫하다가 늦을 경우, 정박양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맹지는 “총책임자님, 지금이라도 체포를 해야하지 않을 까요?” 라며 물었다. 강책은 잠시 침묵하고는 “그래, 좋아. 하지만 우리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어. 이미 우리 손바닥 안이기 때문에 그냥 석관 부자가 우리 굴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기만 하면 되는거야!” 사맹지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총책임자님, 죄송하지만 방금 하신 말에 이해를 못했습니다.” 강책은 차가운 미소를 지어보였다.“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이어서 강책은 사맹지에게 모든 계획을 알려주었고, 사맹지는 사람을 시켜 계획을 실시했다. 평온한 밤처럼 보이지만 머지 않아, 큰 소동이 일어날 것이다. 석관이 움직일 수 있는 것 모두 경찰이 인내하며 마지막 순간을 노렸기 때문이였다. 오늘이 바로 마지막 순간의 날이다. 새까만 밤, 강남구에 작은 빌라 밖.빌라 밖에 한 봉고차가 세워졌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한 20분이 지나고 나서야 차 문이 열렸다. 건장한 남자 2명이 손에 무기를 들고는 봉고차에서 뛰어내리고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빌라 대문으로 다가가 무기를 사용하여 문을 따고 열었다. 이어서 그들은 조심스럽게 빌라 안으로 들어가서는 정박양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사전조사를 끝낸 그들은 정박양의 방을 바로 찾을 수 있었고 단 두세걸음으로 그의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남자 1명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을 잡았고, 나머지 남자 한명은 누워있는 사람의 머리를 포대로 덮었다. 이어서 두 남자는 사람을 어깨에 올리고는 빌라를 빠르게 나왔다. 잡힌 사람은 어깨위에서 계속 반항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의 두 손은 모두 묶였으며, 머리까지 포대로 덮어져있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봉고차 옆으로 가
석문병은 절대로 우연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곧 그들의 계획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뜻으로, 동시에 함정을 이미 준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들켰다!”석문병은 일이 잘못돌아갔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바로 메쓰를 바닥으로 던지고 창고 문 앞으로 달려가자 순간 창고의 불이 모두 켜졌다. 창고 밖에도 7-8대의 경찰 차량이 이미 도착해있었다. 모두들 그를 향해 총을 들고는 “석문병, 이미 포위됐어! 손 머리로 올리고 무릎 꿀어!” 라며 외쳤다. 사방은 모두 석문병을 둘러싸서 도망칠 곳이 없었다. 완벽한 계획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그들의 말, 행동 하나하나가 다 경찰 아래 감시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모두가 다 알고 있었고, 폭로된 것이다. 하지만 석문병은 기회가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주먼니 안으로 손을 넣고는 통신기의 버튼을 눌러 자신의 부친에게 연락을 했다. 경찰 측은 이상함을 느끼고는 “석문병, 주머니에서 손 꺼내!” 라고 외쳤다. 하지만 석문병이 꼼짝 하지 않자 경찰은 바로 석문병에게 다가가 바로 그를 바닥으로 짓눌렀다. 이어서 그의 손에 수갑을 채워 석문병 체포에 성공했다.한편, 공항 안.석관은 대합실 안에 앉아있다. 땀이 난 손으로 비행기표 두 장을 들고, 대합실 문 앞에서 어슬렁거렸다. 얼른 자신의 아들이 나타나길 바랬다. 머지 않아 석문병의 행동으로 억만장자의 길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실 석관은 빠르고 간단한 계획에 반대했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계획을 짤 기력이 없었다. 정박양의 협박에 실패하고, 경찰 측에서는 점점 자신들을 의심해가니 계획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경성 쪽에서 있는 그 ‘분’ 께서 마지막 기간을 정해주었으며, 만약 그 시간에 완성하지 못할 시 수고는 거품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큰 의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적었기에 그의 아들의 빠르고 간단한 계획을 따라야 했다. 석관은 계속 쉼호흡을 쉬어 안정을 취하려 했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 이때, 석관의 주머니에서 통신기가 울렸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
공항의 모든 입구가 봉쇄되고, 경찰들이 몰려와 미친듯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공항 곳곳을 모두 뒤집었지만 석관의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투명인간과 다를 것이 없었다. 순식간에 사람들 앞에서 사라진 것이였다. 사맹지는 초조해서 미칠 것 같았다. 강책에게 이미 석관의 체포에 자신만만한 대답을 건넸으며, 동시에 언제든지 체포할 수 있게 자신의 부하들까지 대기를 시켰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보아 모두 헛수고 처럼 보일 뿐이였다. 사맹지는 석관을 위장한 사람을 불러 물었다.“똑바로 얘기해! 석관은 지금 어디있어?!” 하지만 그 사람은 당황하며 “석관이라뇨? 그게 누군데요? 저기요, 저 지금 비행기 타야 한다고요!” 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아무런 증거가 없어도 사맹지는 그를 놔주지 않았다. 그는 초조해 하며 후라이팬 위에 있는 개미 처럼 막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10분 뒤에도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100명이 넘는 경찰들이 찾아 다녔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고, 석관은 정말로 마술을 부린 것처럼 그대로 ‘증발’ 한 것 같았다. 이때, 공항 밖에서 한 청소부가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와 물통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숙인 채로 B1층으로 가서 바로 택시를 탔다.“어디 가십니까?” “홍산시로 가주세요.” “강남구 옆쪽에 있는 도시 말입니까?” “네.” “근데 저녁이라, 돈이...” “40만원 드릴테니까 그냥 가세요.” “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택시기사는 바로 페달을 밟고는 공항 주차장을 떠났다. 청소부의 지시에 따라 옆 쪽에 위치한 홍산시로 향했고, 차는 넓은 아스팔드 위를 달렸다. 그제서야 청소부는 모자를 벗고는 창문을 살짝 밑으로 내렸다. 시원한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청소부는 다른 사람이 아닌 사맹지가 그토록 찾아해매던 석관이였다! 그는 통신기를 통해 바로 떠나려는 준비를 하려는 순간, 주위에 있는 몇 사람과 이미 눈을 마주치고는 경찰이 주위에 있다는 것을 빠르게 눈치 챘다. 하지만 당황한 기색을 내지 않고 조심스럽
특히 석관같은 늙은 여우가 출국하는 순간, 찾기는 거의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차는 계속 길을 달리고 있었고, 석관은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서 침착하게 다음 계획을 생각했다. 자신은 도망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아들이 붙잡혔으며, 일생에 단 한명 뿐인 아들을 이렇게 쉽게 내버리고 갈 수 없었다. 게다가 경성의 의례를 이렇게 망쳐버린 것이 더욱 슬펐다. 경성의 그 ‘분’ 과는 연락이 끊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석관은 혼잣말로 “아들을 꺼낼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어.” 라며 중얼거렸다. 이때, 차 주위에 건물들도 많아지고 사람들도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석관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상함을 감지했다.“기사님, 잘 못 오신 거 아니에요?” “뭐가요?” “저는 홍산시를 간다고요! 시중심으로 가셔야 하는 게 정상아닙니까? 가면 갈수록 점점 사람이 적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돌아서 가시지 말라고요!” 기사는 풉-하며 웃었다.“석선생님, 저는 돌아서 간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지름길로 가고 있는 걸요?” “이봐요?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요?”순간, 석관은 잠시 멈칫하고는 기사에게 소리를 질렀다.“방금 전에 나한테 뭐라고 했습니까?” “석선생님이요.” “내가 석씨 인 건 어떻게 아시는 거죠?”기자는 말이 없었다. 얼굴에는 그저 미소를 지을 뿐이였다. 석관은 등이 서늘해지고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멈추세요! 멈추시라고요!” “OK, 이제 거의 다 왔어요.”차가 멈추고 석관이 창 밖의 건물을 바라보고는 경직이 되었다. 다름아닌 경찰서였다. 이때, 모든 경찰들이 문 앞에서서 석관을 바라보았다. 마치 한 무리의 독수리들이 작은 생쥐를 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였다. 기사는 고개를 돌려 석관에게 “아들 구하려는 거 아니였어요? 지금쯤 안에 있을 것 같은데, 제가 만나게 해준 거 잖아요?” 라고 말했다. 석관은 온 몸을 떨기 시작했고, 그의 계획이 언제부터 경찰에게 걸린 것인지 이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