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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나는 그녀의 엄마가 아니다

송씨 아주머니는 할 말을 잃었다.

“?”

이게 남편으로서 할 소리는 아니다. 송씨 아주머니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정민아와 소파에서 다리를 꼬고 냉정하게 앉아 있는 고연우를 번갈아 보았다. 이혼을 권하는 말을 몇 번이나 하려고 했지만 이혼을 말린다는 것과 말리지 않는다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며 결국 참아냈다.

침대 위에서 정민아는 낮은 목소리로 앓는 소리를 내며 추운 듯 몸을 더 움츠렸다.

고연우는 침대에서 고열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깊은 잠에 빠진 정민아를 바라보았다. 평소의 거만하고 오만한 기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녀는 누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부서질 것처럼 연약해 보였다.

정민아가 이렇게 초라하고 가엾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보며 고연우는 왠지 안쓰럽다고 느꼈다.

고연우는 언잖은 듯이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눈을 몇 번이나 깜박이며 말했다.

“부인의 잠옷을 가져다주세요.”

“네.”

송씨 아주머니가 옷을 가져오면서 욕실에서 따뜻한 물을 떠 왔다.

“아가씨는 깔끔한 것을 좋아해요. 땀에 젖은 채로 잠자리에 들지 않으세요. 몸을 닦아주면 열도 좀 내릴 겁니다.”

고연우는 마음속의 짜증을 억누르며 말했다.

“그냥 이대로 누워 있게 두세요.”

그는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지만 결국 정민아의 이불을 걷어내며 말했다.

“일어나서 옷 갈아입어.”

송씨 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방을 나갔다.

방 안은 히터가 켜져 있어 적당히 따뜻했지만 이불을 걷어내자 정민아는 추워서 몸을 떨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이불을 더듬었지만 고연우가 어디에 던져놨는지 찾을 수 없었다.

“고열로 바보가 되기 싫으면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어.”

정민아는 여전히 눈을 감고 손으로 더듬거리며 고연우의 말을 무시했다.

“...”

고연우는 몇 초 동안 참고 기다렸다. 그러나 정민아가 여전히 이불을 더듬고 있는 것을 보고

얼굴이 더욱 어두워지고 엄숙해졌다.

“정민아.”

정민아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고연우는 깊은숨을 몇 번 내쉰 뒤에 결국 화를 참으며 몸을 숙여 그녀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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