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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입원

정민아는 문을 열고 지친 몸으로 가방을 내려놓았다. 신발을 갈아신던 중 슬쩍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

“아주머니, 제가 전화드렸잖아요. 저녁 먹고 온다고, 왜 이렇게 음식을 많이 차렸어요?”

송씨 아주머니는 2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아직 저녁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고연우라는 말을 듣자 정민아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2층으로 올라갔다.

“아, 그렇군요.”

“아가씨...”

송씨 아주머니가 망설이며 그녀를 불렀다.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돌아오시면 같이 식사하자고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

“제가요?”

정민아는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돌아봤다.

“왜요?”

“도련님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셨는데... 두 분 혹시 싸우신 거 아닌가요?”

“그 사람이 기분이 안 좋다고 제가 달래줘야 하나요? 그럼 왕자님, 저녁 드세요라고 말이라도 해야겠네요?”

정민아는 피식 웃더니 입가에 맴돌던 웃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먹든 안 먹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먹기 싫으면 굶으면 되죠.”

송씨 아주머니는 시선을 정민아 뒤쪽으로 옮기더니 표정이 조금 일그러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 도련님...”

정민아가 뒤돌아보자 고연우는 난간에 기댄 채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방금 샤워를 끝냈는지 머리가 약간 젖어 있었고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몸에 딱 맞는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채 단추는 몇 개 풀려 있었고 옷자락은 허리선에 맞춰 깔끔하게 넣었다.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에 긴 다리를 뽐내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배경처럼 흐릿해 보이게 만들었다.

고연우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저녁 먹자.”

사실 그는 조금 더 튕기고 싶었지만 계속 자존심을 부리다 이 무심한 여자는 그냥 가버릴 것 같았다.

정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난 이미 먹었어.”

“네가 장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해서 해결해 줬더니, 겨우 도시락 하나 사주는 거냐? 정민아, 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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