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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여자는 많이 달래줘야 해

최민영과 정선아가 주범이라는 증거가 없는 동영상과 사진은 정민아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기에 고연우가 기어코 가지겠다면 빼앗을 이유가 없었다.

그녀의 무덤덤한 태도에 방 안의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정민아는 불청객을 쫓아내는 듯 턱을 들어 문 쪽을 가리켰다.

고연우는 갑자기 짜증이 밀려오는지 눈살을 찌푸렸다.

“네 등에 흉터들이 그때 생긴 거야?”

그의 시선이 말끔한 옷차림으로 꼭꼭 감춘 그녀의 등에 향했다.

“아버님, 어머님은 아무것도 모르셔?”

정민아가 14살에 정씨 가문에 들어가서부터 4년 동안 있었으니까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에 선명하게 생긴 흉터를 가족들이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지도 못한 고연우의 물음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담담하게 답했다.

“매일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아니고, 웬만해서는 얼굴을 피해서 때리니까 알 수가 없지. 그리고 얼굴을 때려도 30분 안에 부기가 가라앉도록 교묘하게 때렸어.”

게다가 정민아가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고 오는 날이면 정선아는 주소월과 함께 데이트하러 나갔고, 그녀의 존재를 부정하는 정민재는 보고도 모른척했으며 정철진은 평소 집에 잘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 누구도 그녀의 아픔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고연우는 정민아가 비록 늦은 나이에 입양되어서 정씨 가문과 나눈 정이 많지 않다고 해도, 그녀의 양부모님이 한 번이라도 나섰다면 그 사람들이 감히 이렇게 날뛰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쉰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왜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지?”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무뚝뚝하게 답했다.

“필요 없어.”

사실 정민아는 정씨 가문에 갓 입양되었을 때만 해도 잘 보이려고 온갖 노력을 쏟아부었고 그녀를 괴롭히던 사람들도 처음에는 말로만 무안을 주었기에 작은 일로 그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 조용하게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그녀는 우연히 자기가 정씨 가문의 친자식이라는 것과 정민재가 사업을 물려받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그녀를 다른 사람한테 보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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