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4화 부도덕한 관계

정민아는 갑작스러운 고연우의 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네가 왜 여기 있어?”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그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오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고 작은 병원이라 우연히 만날 확률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고연우의 시선은 곧 그녀의 곁에 있는 서은혁에게로 향했고 냉랭하게 웃었다.

“내 등장으로 당신들의 알콩달콩한 연애를 방해한 건가요? 그다음 목적지는 어디죠? 호텔에 가서 하룻밤을 묵을 계획이었나요?”

그의 한마디에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고 곧이어 그는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민아, 내가 전에 했던 말을 까먹었어? 나 몰래 바람을 피우면 내가 널 죽일 거라고 했지.”

서은혁은 눈썹을 찌푸리며 부랴부랴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민아 씨가 저를 구하려다가 다쳤고 제가 병원까지 데려온 것뿐이에요. 예의상 도움을 주고받은 것이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부적절한 관계는 절대 아닙니다.”

고연우는 눈을 치켜뜨며 그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물었다.

“그래서 매우 영광스럽나요?”

“...”

“건장한 남자가 여자한테 도움을 청한 것도 모자라 다치게까지 하고, 들어보니 아직도 자기를 해치려던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지도 못했다면서요. 이렇게 무능한데도 밥은 잘 넘어가나 봐요?”

서은혁은 전부터 고연우가 전형적인 귀공자처럼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신사적이라는 소문을 들었었지만, 정반대인 그의 진짜 모습을 보고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고연우는 서은혁을 비웃으면서 계속 막말을 퍼부었다.

“벌써 못 견디겠어요? 이 정도로 나약한 인내력이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나요? 어차피 이 사회는 당신과 같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환영하지 않으니까요.”

이때 의사는 가만히 듣고 있다가는 그 남자가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 소동이라도 벌일까 봐 퇴근을 핑계로 세 사람을 자기의 진료실에서 내보냈다.

고연우는 정민아를 안고 진료실을 나왔고 서은혁도 휠체어를 밀면서 그 뒤를 따랐다.

“여기 민아 씨의 힐이에요, 최소 반년 동안은 중심을 잡기 힘든 굽 높은 힐을 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