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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매번 약 먹었어

옆에 있던 송씨 아주머니는 고연우가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잔뜩 긴장한 채 말했다.

“대표님, 아가씨께서는 이미 주무셨어요.”

고연우는 송씨 아주머니를 힐끗 쳐다보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2층으로 향했다. 거실을 지나칠 때 테이블 위에 놓인 두 장의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고연우는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진 채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식탁에도 있나요? 정민아가 내가 지나가는 모든 곳에 이것을 놓은 건가요?”

송씨 아주머니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참 동안의 침묵이 자나고 고연우는 입가에 어이없는 웃음을 떠올렸다. 정말로 자신과 이혼할 생각인지 궁금했다.

고연우는 싸늘한 얼굴로 계단을 올라갔다. 방에 도착해보니 정민아가 문을 잠가버린 것을 확인한 순간 억눌렸던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고연우는 화를 참으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정민아가 손잡이를 붙잡은 채 서 있었다. 방 안으로 들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무슨 일이야?”

고연우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심인 거야?”

“응.”

“그럼 내가 이혼을 반대하면 어떻게 할 거야?”

고연우의 웃음이 커질수록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

정민아는 원래 쉽게 이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연우가 정민아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정민아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최민영과 두 집안의 관계 때문이었다.

고연우가 동의하지 않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민아는 차분하게 말했다.

“최민영이 곧 귀국할 거야. 내가 이혼해 주면 너희들도 행복해질 거 아니야? 너도 나를 싫어하잖아.”

고연우는 정민아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다른 여자와 엮는 모습을 보며 불쾌감을 느꼈다. 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들은 이성보다는 본능에 더 솔직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 감정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욕망만 채우면 되는 거지. 결혼까지 했는데 질리기 전에 이혼하면 나의 손해 아닌가?”

고연우의 시선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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