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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네 뜻대로 안 돼

주소월은 지금 죄책감으로 인해 말할 때마다 정민아의 눈치를 살피느라고 평소 애지중지하던 정민재도 돌 볼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주소월의 심정을 알 리 없는 정민재는 말도 안 되는 그녀의 변명에 눈을 부릅뜨면서 격분했다.

“엄마, 정민아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 상황에서 그녀의 편을 드는 거죠? 제 얼굴에 난 상처를 봐요, 이게 그냥 시험한 거라고요?”

그는 허리를 굽혀 자기의 멍든 얼굴을 주소월 앞에 들이대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정민아한테 맞아서 아들이 죽을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반응일 수 있어요!”

이때, 거실에서 정철진의 언짢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닥쳐! 사내놈이 조금 다친 걸로 무슨 호들갑이야!”

정철진은 이내 퍼렇게 멍든 정민재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더니 한마디 더 했다.

“여자한테 맞아서 얼굴이 멍들고도 무슨 낯짝으로 떠들어!”

“그러면 제가 어떡할까요? 아버지께서 남자는 여자를 때리면 안 된다고 교육하셨는데 맞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있어요?”

“...”

“아버지도 왜 정민아의 편을 드시는 거죠? 시골뜨기 때문에 선아 누나를 쫓아내더니 이제는 저까지 집에서 쫓아내려고요?”

정민재는 분노와 증오의 눈빛으로 정민아를 쳐다보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

“정민아가 사생아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까지 들어요, 아니면 왜 이렇게까지...”

편애라는 두 글자가 입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재떨이가 그의 광대뼈를 스치고 지나가 벽에 부딪히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철진은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부릅뜨면서 말했다.

“이놈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쓸데없는 말을 더 하면 나한테 맞을 줄 알아!”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정민아가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참아요, 정민재를 때려죽이면 정씨 가문의 피를 이을 사람이 없어지잖아요.”

그 순간, 주소월은 붉어진 눈시울로 정민아를 바라보면서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민아야, 너 우리가 그렇게도 미워?”

정씨 가문에 대해 어떠한 감정도 없는 정민아는 그녀의 물음에 화제를 돌렸다.

“오늘 내로 밥은 먹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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