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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너의 집에 남겨둔 귀걸이

가족끼리 모이는 명절에 특별히 만나러 가는 사람이라면 분명 중요한 사람일 것이다. 그 생각에 고연우의 마음속 답답함이 스르르 가라앉았다. 고연우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고 목소리에도 기분 좋은 느낌이 배어났다.

“응.”

정원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았지만 마치 고즈넉한 고궁의 풍경을 담은 듯한 품격과 웅장함이 경복궁의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정민아는 옆에 있는 기둥에 기대어 물었다.

“담배 있어?”

고연우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차갑게 말을 내뱉었다.

“없어.”

정민아는 담배에 중독된 사람은 아니었다. 그냥 생각나서 물어본 것이었다. 고연우가 없다 말하자 정민아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설 이튿날에 만나려는 사람 누구야? 내가 선물 준비할게.”

"필요 없어."

“...”

고연우는 주먹을 꽉 쥐었다. 때론 정말 정민아의 목을 조르고 싶을 만큼 화가 났다.

그때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최민영 부친께서 고연우를 찾는다고 전했다.

“어즌 거실로 들어가.”

비록 이미 입춘이 지났지만, 날씨는 여전히 추웠다. 햇살 아래에서 몸을 담가도 전혀 따뜻해지지 않았다.

“친척들 상대하는 게 싫으면 상대하지 않아도 돼.”

고연우가 막 몸을 돌려 걸어가려던 순간에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최민영이었다. 발신자 이름을 본 고연우는 무의식적으로 정민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정민아도 고연우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입가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고연우는 잠시 멈칫했다가 무의식적으로 내디딘 발을 주춤하며 되돌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정민아 앞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연우 씨,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응.”

“막 귀국해서 아직 어른들께 인사를 못 드렸어요. 집에 계신가요? 지금 찾아뵙고 인사드릴까요?”

최민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방금 어머니가 정민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옆에 있었기에 고연우가 정민아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너무 의도적으로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에 일부러 전화를 늦게 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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