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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통금 시간

고연우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에 정민아는 담배를 끄고 쿵 소리를 내며 창문을 닫아버렸다.

“...”

고연우는 무표정으로 최민영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미신에 의존하지 마. 일이 잘 풀리느냐는 생일 소원을 빌었느냐와는 상관없어. 운전사에게 너를 집까지 데려다주라고 할게.”

최민영은 고연우의 뒷모습이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케이크를 쥔 손을 꽉 움켜쥐고 억울함을 삼켰다.

“연우 씨, 이제는 내 생일조차 같이 보내줄 수 없는 거예요?”

이럴 때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애처로운 눈빛으로 고연우를 바라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야만 정민아와의 차이를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다. 그렇게 이기적이고 도전적인 여자를 좋아할 남자는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최민영은 너무 조급했다.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고 정민아가 최민영을 가만두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정민아가 단지 정씨 가문과의 양부모 관계만으로도 자신을 그렇게 몰아붙였는데 고연우까지 정민아를 보호한다면 자신은 철저히 짓밟히고 말 것이다.

이 몇 년간 해외에서 지내며 먹고 입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혼자서 떠나는 것과 쫓겨나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최민영은 굳이 고연우와 함께하지 않아도 좋지만, 고연우가 정민아과 함께하는 것만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최민영의 인생은 완전히 끝날 것이다.

“민영아”

고연우는 미간을 만졌다. 오늘 두 도시를 오간 탓에 피곤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밖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도 짜증이 났다.

“나는 이제 결혼했어. 단둘이 생일을 보내는 건 부적절해.”

“무, 무슨 말이에요?”

큰 충격을 받은 최민영은 마치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표정으로 고연우를 바라보았다. 붉어진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고연우의 마음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전에도 깊은 감정이 없었고 지금도 후회나 아쉬움은 없었다. 고연우는 신사적으로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아버님과 어머님께 안부 전해드려. 며칠 후에 찾아뵙고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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