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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또 무슨 짓을 한거야

주홍우는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보고 놀라서 참으려던 딸꾹질을 터뜨리며 더듬거렸다.

“연...연우 도련님?”

주홍우는 이제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술기운에 휩싸여 정민아에게 무슨 일을 저지르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그랬다면, 아버지가 자신을 반쯤 죽였을 것이다.

두 사람 사이가 나쁘다고 들었는데? 연우 도련님은 아내 얘기만 나와도 인상을 쓴다고 했는데, 지금 이 상황은 소문과는 전혀 다르다.

정민아는 옆에 앉은 고연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정민아와 주홍우의 대화는 다른 사람이 알면 안 될 비밀이었고 하물며 고연우는 최씨 가문과 가까운 편이었다.

고연우는 정민아의 얼굴에 드리운 짜증을 보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말했잖아. 데리러 왔다고.”

정민아는 어이없었다.

“...”

이전에도 엔조이 클럽에서 고연우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고연우는 정민아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쳤다. 그런데 오늘처럼 먼저 다가온 것은 처음이었다.

정민아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홍우 씨와 아직 할 얘기가 남았어. 지금은 못 가.”

고연우는 정민아를 잠시 바라보더니 몸을 뒤로 젖히며 느긋하게 말했다.

“무슨 얘기 중이야? 나도 들어볼까?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주홍우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흥분하며 너의 첫사랑 가족을 어떻게 무너뜨릴지에 대한 얘기야라고 속으로 대답했다.

정민아는 고연우를 바라보며 말없이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정민아의 얼굴에 스치는 감정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참 후 정민아는 일어나며 말했다.

“가자. 집에 가자.”

고연우는 움직이지 않은 채로 물었다.

“더 할 얘기는 없는 거야?”

방 안에는 대화를 위해 켜둔 천장의 조명 하나만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고 정민아는 그 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정민아의 눈빛은 깊어지고 흐릿해졌다.

“다 끝났어.”

정민아는 주홍우에게 할 말을 이미 다 했고 남은 부분은 주홍우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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