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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정민아에게 대시하다

정민아의 표정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했다. 고연우는 정민아가 평소처럼 비꼴 줄 알았지만, 정민아는 고개를 살짝 돌려 입안의 물을 뱉고 다시 고개를 들어 입을 반쯤 벌린 채 고연우에게 보여주었다.

이상할 정도로 순종적인 태도였다.

고연우는 침묵했다.

“...”

정민아의 입술이 가까이 다가오자 고연우는 이상하게 긴장하며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방금 한 말은 정민아가 많이 아파 보였기에 무심코 튀어나왔지만, 곧 후회했다. 그 말이 추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정민아는 고연우의 복잡한 감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입을 벌린 채 물었다. 입을 벌린 채 말하니 목소리가 또렷하지 않았다.

“심각해?”

고연우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조금 붉어졌어.”

식당의 밝은 조명이 두 사람을 비추며 서로의 눈이 마주칠 때마다 분위기는 점점 묘해졌다.

정민아는 마치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너 생각에 최민영의 아버지가 바라는 대로 될까?”

최민영의 아버지는 최지운이다. 최지운이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그 자리에 올라 승진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놓고 염탐하다니 고연우는 이를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정민아가 이렇게 순종적인 이유가 따로 있었다. 고연우는 순간 밀려오는 설렘이 찬물을 끼얹은 듯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고연우는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너무 신경 쓰이는 거야?”

“당연하지. 내가 최민영의 남자를 빼앗았으니 최씨 가문이 출세하면 가장 먼저 나를 없애려 들겠지.”

고연우는 콧방귀를 뀌며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럴 리 없어.”

“출세하지 않을 거라는 거야? 아니면 나를 없애지 않을 거라는 거야?”

정민아는 포기하지 않고 고연우에게 확실한 답변을 요구했다.

정민아의 집요함에 고연우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답했다.

“최민영은...”

고연우는 말을 하다가 멈칫했다. 오늘 오후에 본 자료가 떠올랐고 거기에 적혀 있던 최민영이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과 전혀 다른 것을 깨달았다.

고연우가 갑자기 침묵하자 정민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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