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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신고하지 못하게 압박하다

정민아의 오만한 이미지는 고연우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었다. 고연우는 정민아가 곤란해한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정민아가 남을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고연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공민찬은 그가 신경 쓸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여기며 반쯤 탄식하며 자문자답했다.

“이렇게 많은 술을 다 마시면 병원에 가서 주사라도 맞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고연우는 술잔을 들고 있던 손을 갑자기 멈추고 차가운 눈길로 공민찬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걱정된다면 네가 대신 마셔줄래?”

공민찬은 으쓱하며 속으로 작은 반항심이 꿈틀거렸다. 정민아가 자기 아내도 아니고 자신의 마음이 불편한 것도 아닌데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공손하게 대답했다.

“대표님, 저의 주량은 맥주 한 병입니다. 사모님께서 계신 방에서는 오십 도가 넘는 위스키를 주문하셨어요.”

“그럼 조용히 해.”

고연우는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시고는 술을 삼키지 않고 입 안에 머금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대화를 듣지 못했지만, 고연우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모두가 조용해지고 화풀이를 당할지 봐 다가서지 않았다.

공민찬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시 중얼거렸다.

“여자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외롭고 무력하죠. 만약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준다면 마치 백마 탄 왕자처럼 보일 거예요.”

고연우의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입 안의 술도 점점 뜨겁게 느껴졌다. 고연우는 술을 삼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고씨 가문에 있기 아까운 인재야.”

공민찬이 말했다.

“별말씀을요.”

고연우는 어이없었다.

“하.”

고연우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알아차린 다른 사람들은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논의해야 할 일들은 모두 마무리되었다. 원래는 공민찬이 결제를 마치고 흩어질 예정이었으나, 고연우가 자리에 앉아 떠나겠다고 말하지 않자, 다른 사람들도 먼저 끝내자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자리에 남아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숨쉬기조차 어려울 만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이 유독 느리게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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