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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입 벌려

고연우가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삼촌. 저도 이젠 유부남이라 만약 민영이를 혼자 보러 가면 민영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최민영의 부친은 고연우가 거절할 줄 몰랐던 터라, 잠시 얼떨떨해하다가 헛웃음을 몇 번 지으며 말했다.

“삼촌이 실수했네. 너와 정씨 집안의 그 아이와 아직 이혼하지 않은 걸 깜빡했네. 지난 2년 동안 힘들었겠어.”

고연우는 최민영의 부친이 시험해 보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민아는 좋은 사람이에요. 저희는 이혼하지 않을 겁니다.”

“...”

이제 최민영의 부친은 이 주제를 더는 계속할 수 없게 되었다. 고연우의 태도를 보니 최민영의 희망은 물 건너간 것 같았다. 보통 사람들은 몰라보지만 정씨 가문의 양녀가 꽤 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고연우 부인 자리에 안정적으로 앉아 있으니 말이다.

가볍게 가정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눈 후 대화는 오늘의 본 주제로 돌아왔다. 비록 그 자리가 거의 확정된 상태이긴 하지만 공식적인 임명 통지가 아직 내려지지 않았기에 마음이 불안했다. 그동안 자신이 다녀본 인맥도 다 동원했기에 오늘 고연우와 만난 것도 자신을 도와달라는 뜻이었다.

옆 방에서 정민아는 차를 마시면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고연우는 거절하지 않았지만 확답도 하지 않았다. 이 점은 정민아의 예상 밖이었다. 고씨 집안과 최씨 집안은 이익 공동체로서 두 집안의 인연은 이전 세대부터 시작된 것이었고, 고연우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동의할 줄 알았다. 왜냐하면 최민영의 부친이 그 자리에 앉으면 고연우도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민아만 놀란 것만이 아니라 최민영의 부친도 놀랐다. 최민영의 부친은 정씨 가문의 양녀가 고연우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의심했다. 다른 사람들은 정민아와 최씨 가문의 원한을 잘 모르지만, 최민영의 부친은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서씨 가문의 저택 건너편에서 정민아가 그들 일행을 바라보던 눈빛은 마치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늑대새끼와 같았다.

몇 년 전, 당시 괴롭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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