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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자산이 전남편 못지 않아

고연우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정민아가 미련 없이 떠나버린 뒷모습이었다.

고연우가 회사로 돌아왔을 때 사무실에선 공민찬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고기반찬 두개와 채소 반찬 하나, 그리고 국이 담긴 정갈한 도시락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겼다. 자기 대표님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것을 보자 공민찬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고 대표님.”

고연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로 걸어가면서 지시했다

“나도 도시락 하나 시켜줘.”

“아, 고대표님...”

공민찬은 밥알에 걸려 기침하며 '사모님과 함께 식사하러 간 게 아닌가요?'라는 말을 삼켰다. 너무 급하게 말을 바꿔서 말이 꼬였다.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고연우는 오후의 업무도 미리 정리해 두었고 조퇴할 기세였다. 그런데 나갔다가 겨우 30분도 안 돼서 다시 시무룩해져서 돌아왔고, 분명히 사모님에게 쫓겨나서 돌아온 게 틀림없었다.

“...”

고연우는 냉담하게 공민찬을 바라보았다.

공민찬은 즉시 진지해지며 정확한 발음으로 물었다.

“무슨 반찬을 드릴까요?”

“상관없어.”

그 직후 고연우는 ‘쿵’ 소리를 내며 사무실 문을 닫았다.

공민찬은 고연우에게 여주볶음, 갈비, 연근과 녹두탕을 주문했다. 모두 열을 식히고 화를 누그러뜨리는 음식이었다.

고연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하루 종일 대표팀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크게 잘못하지 않는 이상 혼나는 일은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 공민찬은 이메일을 받았고 내용을 확인하고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공민찬은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게 보면서 어떻게 이 문제를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사무실의 내선 전화가 울렸다.

“커피 한 잔 가져와.”

공민찬은 신속하게 행동하여 고연우가 손에 있는 서류를 처리하기도 전에 커피를 가져왔다. 고연우는 한 모금 마신 후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뭘 넣은 거야?”

커피의 풍미 속에 박하의 시원함이 섞여 있었다.

“박하요. 열을 식히고 더위를 해소하며 기운을 순환시킵니다.”

고연우가 커피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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