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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즐길 줄 아네

송씨 아주머니는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부르러 갔다.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정민아는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를 들었다. 날씨는 아직 따뜻해지지 않았고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있어서 그 위를 밟으면 '삭삭'하는 가벼운 소리가 났다.

정민아는 온 사람을 보지도 않고 증상을 말했다.

“나비뼈와 목뼈가 아프고 좀 어지러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손이 정민아의 등

에 떨어졌다.

정민아는 즉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남자의 손이었는데 넓고 손가락이 길었다. 정민아는 누군지 짐작할 수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고연우는 소파에 옆으로 앉았다. 고연우는 원래 정민아에게 물어볼 말이 있어서 온 것이지 마사지를 해주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정민아의 차가운 시선과 마주치자고연우는 무의식적으로 정민아의 어깨뼈 오목한 부분을 눌렀다.

고연우는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마사지를 해준 경험이 많아서 어디를 얼마나 세게 눌러야 하는지 대충 알고 있었다.

“...”

정민아는 고연우가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몰랐지만 별 부담 없이 받아들였다. 송민아는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기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힘 좀 더 줘봐.”

고연우는 정민아가 자신을 마사지사로 부리는 것처럼 보고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손동작은 멈추지 않았고 어느 정도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이었다.

송씨 아주머니는 이미 잠자리에 들었고 거실은 아주 조용했다. 정민아의 옆모습은 겹친 손등에 얹혀 있었고 따뜻한 조명이 정민아의 몸을 비추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흰 피부에 얇은 베일이 덮인 것 같았다.

고연우는 고개를 숙였다. 정민아는 눈을 감고 있었고 잠이 든 것 같았다.

차가운 조롱이나 팽팽한 긴장도 없이 드물게 조화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심지어 다소 따뜻한 느낌도 들었다.

고연우는 무심코 물었다.

“비밀 있어?”

정민아가 말했다.

“있어.”

자세 때문에 정민아의 목소리는 약간 흐릿하게 들렸지만 대답은 아주 단호했다.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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