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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4화 배신자들

정민아가 고연우에게 반박하지 않은 것은 드문 일이었다. 오늘 정민아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교수님 몰래 학업을 그만둔 일은 정민아의 마음속에 늘 걸림돌이 되어 있었다. 지난 두 해 동안 정민아는 교수님과 연락을 피하고 교수님을 마주하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교수님의 실망한 눈빛을 볼까 봐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이제야 정민아는 마음의 짐을 비로소 덜어낼 수 있었다.

두 사람이 경인 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가 넘었다. 정민아는 일찍 일어난 데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차에 타자마자 피곤함이 몰려왔다. 머리가 어지럽고 가벼운 흔들림에도 통증이 있었다. 정민아는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고 환경에 예민했기에 익숙한 고씨 저택에서도 긴 시간이 필요했으며 차 안에서는 더욱 힘들었다.

차 안에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했지만, 몸의 피로는 전혀 가시지 않았다.

차가 고씨 저택에 도착하자 갑작스러운 불빛이 한 사람의 그림자를 비추었다. 운전사는 자세히 보더니 말했다.

“대표님, 최 씨네 아가씨입니다.”

최민영은 저택 입구에 서서 케이크를 들고 있었다. 머리 장식부터 옷차림까지 정성스럽게 꾸몄고 얼굴에도 화려한 메이크업을 했다. 최민영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코끝이 빨갛게 얼어 있었다.

정민아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했다.

“너와 생일을 함께하고 싶어 온 거겠지.”

고연우는 얼굴을 굳히며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비꼬지 말고 제대로 말해.”

차가 고씨 저택 앞에 멈추자 최민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고연우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서야 최민영의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추위에 떨었던 탓에 그 미소는 오히려 슬프게 보였다.

고연우가 말했다.

“오면 연락이라도 해야지”

고연우의 태도는 냉담했고 고씨 그룹의 직원들에게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최민영은 뜨거운 감정이 차가운 물에 식은 듯했다. 이미 추운 바람에 떨고 있던 최민영은 마음마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혹시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고연우가 최민영에게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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