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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7화 비수처럼 날카롭다

정민아는 대답 대신 고연우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그 표정은 마치 고연우의 말을 동의하는 것을 암시하는 듯했다.

고연우는 어이없었다.

“...”

고연우의 관자놀이가 팽팽해져서 아팠고 시선은 정민아가 웃고 있는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고연우는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이를 악물며 말했다.

“저렇게 큰 고씨 저택에서 살기로는 아직 부족해? 왜 하필이면 최씨 가문의 집을 받으려고 하는 거야? 최민영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그들이 너에게 집을 줄 거라고 생각해?"

“나 때문이라고?”

정민아는 어이없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래. 내가 없었다면 최민영은 돈을 함부로 쓰고 사치품을 하루에 하나씩 바꾸는 생활을 하지 못했겠지.”

최씨 가문은 정치계에서 활동하며 국내에서는 정치적 경쟁자들에게 항상 감시를 받았다. 돈이 많아도 과시하지 않았지만, 해외에 가면 상황이 달랐다. 최민영은 완전히 고삐가 풀려서 탕진하는 생활을 누렸다.

정민아의 손이 망가진 것과 중단된 사업을 떠올리며 잠시 말을 멈추고 사죄의 의미로 말했다.

“미안해.”

정민아가 말했다.

"사과할 필요 없어. 너는 너의 진심을 말할 권리가 있어."

“...”

어느 정도 가라앉았던 분노가 다시 솟구쳤다. 고연우는 이를 갈며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정민아가 왜 이렇게 아름답게 생겼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 지능과 지능 지수가 전부 미모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었으니 이쁘지 않을 수가 없다.

고연우는 정민아의 손을 거칠게 잡아 강제로 일으키고 큰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정민아가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야?”

정민아는 다른 약속이 잡혀 있었다.

고연우는 냉소하면서 말했다.

“너를 데리고 가서 안목을 좀 넓혀 줘야겠어. 사람들 말에 속아 삼천 원짜리 사탕에 현혹되지 마. 한남동 집 한 채로 네 남편을 팔아넘기는 걸 보면 넌 정말 대단하구나.”

이걸 생각할 때마다 고연우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짜증이 났다. 하루에 몇억을 버는 고씨 가문은 그렇다 치더라도 단지 얼굴만으로도 그 금액을 초과할 수 있었다.

고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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