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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혼자라도 괜찮아

주소월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왔다. 텅 빈 거실을 바라보며 과거의 기억이 밀려들었다. 가족이 함께 웃고 떠든 시간 속에서 언제나 말없이 배경처럼 서 있던 정민아는 늘 조용히 무시당했다.

그러나 정민아가 처음 집에 왔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정민아는 먼저 대화를 시도하고 가족과 어울리려 애쓰며, 따뜻하게 엄마라고 불렀다. 정민아가 언제 말수가 줄고 온몸이 가시투성이가 되었는지 주소월은 알 수 없었다.

주소월은 문을 붙잡고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려 했으나 시간이 너무 흘러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죄책감, 자책, 후회가 가슴 속에서 솟구쳐 올라 단 한 순간도 견딜 수 없어 몇 걸음 떨어진 서재 앞으로 갔다. 결혼 후 문을 두드리지 않고 들어간 것은 처음이었다.

정철진은 주소월을 힐끗 보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민아가 집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지 않는군요.”

주소월이 정민아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을 때부터 정철진은 결과를 예감하고 있었다. 비록 정민아가 어릴 때부터 함께하지 않았지만, 고집 센 성격은 정철진과 똑 닮아 있었다.

주소월은 정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민아의 신분을 공개하고, 모두에게 민아가 우리의 친딸임을 알리려고 해요.”

정철진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얼굴을 굳히고 서재 문을 닫았다. 정철진의 얼굴에는 진지한 표정이 가득했다.

“지금 정민아가 우리의 친딸이라는 것을 공개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요? 그것은 과거에 제가 조직에 거짓말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가벼운 처벌로는 이 자리를 퇴임할 때까지 버텨야 할 것이고 아니면 강등될 수도 있다고요.”

“그럼 민아는 어떻게 되죠? 계속 양녀라는 신분으로 살아야만 하나요?”

주소월은 실망한 얼굴로 정철진을 바라보았다.

“민아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괴롭힘을 당했는지 아세요? 사람들이 민아가 우리 친딸이라는 것을 알면, 절대 그렇게 대하지 못할 겁니다.”

정철진은 주소월의 어깨를 잡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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