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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마음의 상태를 다시 살피러 가자

정보량이 너무 많아 사모님의 머리가 멍해진 듯 보였고 손에 든 채소도 다듬는 것을 잊고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사모님은 담담하게 채소를 씻고 있는 정민아를 바라보다가 다시 거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혹시 일부러 남편을 데려와서 교수님의 잔소리를 들려주려고 한 거야?”

“교수님과 사모님을 뵈러 온 것은 연초에 정해진 일이었고 고연우는 단지 함께 온 것뿐이에요.”

밖에서는 교수님이 여전히 한숨을 쉬며 정민아의 재능을 낭비했다고 아쉬워하고 있었다. 고연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니 고연우가 정민아를 걱정하는 건지 아니면 교수님의 끝없는 잔소리에 지쳐서 대꾸하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혹시 남편이 너를 안쓰럽게 생각하게 하려고 그런 건가?”

사모님은 나이가 들면서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따라가기 어려워졌다. 정민아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왜 직접 얘기하지 않았니? 네가 당사자이니 세부적인 상황을 설명하면 교수님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

정민아는 손에 든 채소를 씻다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온화하게 미소를 지었다.

“어떤 일은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을 때 더 충격적일 때가 있어요.”

자신이 직접 말하면 마치 하소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

사모님은 아무 말 없이 복잡한 눈빛으로 정민아를 바라보았다. 때때로 정민아의 손을 힐끗 보기도 했다. 사모님은 의사는 아니지만, 남편이 은퇴 전까지 훌륭한 외과의사였기 때문에 손이 그들의 업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재능 있는 아이가 손 부상 때문에 평생 의사가 되지 못하다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정민아는 사모님이 자신의 손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을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모님, 제가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야.”

사모님은 정민아가 오해할까 봐 급히 부정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 망설이며 물었다.

“혹시 네 손이 네 남편에 의해 다친 거야?”

만약 그렇다면 정민아는 정말 불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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