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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분통이 터지다

고연우는 정민아의 움직이는 입술을 유심히 보려고 했지만, 물이 거세게 출렁이면서 자기가 잘못 봤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정민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자기의 목을 짓누르는 손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니, 그녀가 정말로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연우는 강렬한 통증이 점점 더 밀려오자, 정민아의 손을 덥석 잡고 그녀의 위로 몸을 빠르게 돌려 한쪽 다리로 그녀의 다리를 단단히 짓누르면서 순식간에 주도권을 빼앗아 버렸다.

“이 정도로 날 죽이고 싶어?”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축축하게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고연우의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정민아의 눈에 들어가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곧이어 그는 희롱하듯 손으로 그녀의 귀 뒤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고연우의 움직임에 따라 공기 중의 자욱한 물안개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고 정민아가 눈을 뜨는 순간,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입을 맞추었다.

정민아는 부드러운 그의 혀가 자기의 입속으로 파고들려고 하자, 놀라서 눈을 크게 떴고 이내 저항하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연우는 그녀의 끊임없는 반항에도 오랫동안 참아온 욕구가 폭발하듯 그녀의 턱을 잡고 더 진한 키스를 퍼부었다.

오늘이 서현란의 기일이었기에 정민아는 고연우에 대한 혐오감이 정절에 달했고 그의 손길이 더욱 역겨웠다.

그녀가 몸부림칠수록 욕조 안의 물이 사방으로 흘러넘쳤고, 곧이어 고연우의 손을 할퀴어 상처를 냈지만, 강압적인 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얼마 동안 시간이 흐르자, 고연우는 계속되는 몸부림에 정민아에 대한 흥미가 점차 사라졌고 그녀를 압박하던 동작을 멈추더니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를 귀 뒤로 부드럽게 넘겨주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아는 모양인데, 혹시 사람을 시켜서 날 미행이라도 했어?”

정민아는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

“네가 양심에 찔리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미행할 일도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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