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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넌 왜 안 죽어

차 안.

고연우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사물함 속의 담배에 몇 번이나 향했지만 꾹 참으면서 담담하게 먼저 말을 건넸다.

“최민영이랑 다시 만나지 마.”

정민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이내 등을 돌려 창문 쪽을 바라보면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최씨 가문을 건드릴 생각도 하지 말고 최민영도 만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고연우는 그녀가 비록 말은 하지 않아도 완고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좀 났다.

“그때 가서 나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지 마.”

최씨 가문이 오늘의 이 위치까지 오를 수 있게 된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이제야 일을 막 시작한 정민아가 패기만으로 대항할 수 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정민아는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창밖만 바라보면서 무시했고, 신림동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차에서 내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저벅저벅 들어갔다.

송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 급히 하던 일을 멈추고 맞이했다.

“아가씨, 당신...”

정민아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송씨 아주머니는 정민아가 평소 온화한 성격은 아니더라도 예의가 발랐기에 처음 보는 낯선 모습에 조금 당황했고 뒤따라 들어오는 고연우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대표님, 아가씨한테 무슨 일 있었어요?”

오는 내내 냉대를 받은 고연우도 기분이 상한 건 마찬가지였기에 계단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며 답했다.

“신경 쓰지 마요.”

송씨 아주머니는 두 사람이 또 싸웠다는 것을 눈치채고 익숙한 듯 한숨을 내쉬며 뒤돌아섰다.

...

욕실 안.

정민아는 물이 가득 찬 욕조 속에 천천히 몸을 담갔고 따뜻한 물을 만끽하면서 입술, 코, 눈, 머리까지 온몸을 물속에 집어넣었다.

그녀는 물속에서 눈을 부릅뜨고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다가 아까 최민영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서현란이 정말로 하늘에서 날 원망할까?’

그러나 곧장 머릿속에 스치는 잡생각들을 집어던지고 살려는 의지가 없는 사람처럼 물속에서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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