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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못생겼어

정민아는 서은혁만 만나면 불쾌한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나빠졌기에 그의 부름에도 계속 멈추지 않고 휠체어를 밀면서 앞으로 갔다.

서은혁은 무슨 일인지 쫓아가던 걸음을 멈추고 손수건을 꺼내 사진에 묻은 먼지를 꼼꼼하게 닦으면서 말했다.

“누나, 저 왔어요.”

그와 서현란은 자주 만나지는 못했어도 아주 친했다. 그는 갑자기 뒤돌아 묘비의 중앙에 놓인 해바라기꽃을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서은혁이 정민아를 다시 쫓아갔을 때, 그녀는 이미 산 밑까지 내려와 있었다.

“민아 씨, 깁스는 언제 풀었어요?”

“나한테 할 말이 있다더니, 설마 이거예요?”

“아니요, 나랑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가지 않겠냐고 물으려던 참이었어요.”

정민아는 휠체어를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서은혁 씨, 당신 나 좋아해요?”

서은혁은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직설적인 물음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답했다.

“네, 저...”

“난 당신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더 이상 나한테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그 순간, 서은혁이 실소를 터뜨렸다.

“늘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고백을 거절했어요? 완곡한 표현으로 거절하면 내가 못 알아들을까 봐, 아니면 내가 완전히 포기 못 할까 봐 이러는 건가요?’

“내가 혼자 착각하고 도를 넘을까 봐서요.”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고, 서은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날 거절하는 이유가 내가 당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인가요, 아니면 당신이 유부녀라서인가요?”

“이 정도로 내 내연남이 되고 싶어요?”

“당신이 먼저 그 사람이랑 이혼할 수도 있죠.”

서은혁은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몇 번 터치하더니 정민아에게 내밀었고 그녀 또한 한참 동안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

한편, 엔조이 클럽, 방 안의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갈 때쯤 최민영의 친구들은 그녀와 고연우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민영 언니, 연우 도련님이랑 러브샷 해요!”

“러브샷! 러브샷!”

비록 다들 고연우가 유부남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정민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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