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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정씨 가문에서 쫓겨나다

이 일을 부모님이 알게 된다면 정선아가 수년간 힘들게 쌓아왔던 착한 딸 이미지가 망가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녀는 정민아의 말에 눈을 부릅뜨면서 말했다.

“넌 염치도 없어? 엄마 아빠의 호의를 무시할 때는 언제고, 이런 사소한 일로 고자질을 하겠다고? 겉과 속이 다른 너의 모습이 너무 역겨워.”

그러나 정민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태연하게 답했다.

“설마 내가 칼이라도 들고 너와 맞서 싸울 줄 알았어? 꿈 깨, 법치 사회에서 내가 그런 무모한 짓을 할 이유는 없잖아.”

“...”

정선아는 법치 사회라는 단어가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고 휴대폰을 꺼내 드는 그녀에게 비명을 지르면서 달려들었다.

“안돼!”

...

병원.

정철진과 주소월이 병원에 도착하자, 정선아는 서럽게 울었고 연신 시멘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상처 난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엄마, 아빠, 언니한테 해코지하려고 간 게 아니라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찾아간 것뿐이에요. 저 정말 너무 억울해요!”

주소월도 정선아의 가련한 모습에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 주다가 곧 뜨거운 시선을 느껴 고개를 들어보니 그곳에는 정민아가 그들을 비웃으면서 바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고 주소월은 정선아를 가볍게 밀어내면서 물었다.

“말해 봐, 왜 이렇게 된 거야?”

정선아는 자기의 상처 난 손을 급하게 뒤로 감추면서 답했다.

“언니와는 상관없어요, 제가 중심을 잃고 실수로 넘어진 거예요.”

정민아는 그저 조용히 정선아의 가식적인 연기를 지켜보면서 정철진의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반응에 따라 앞으로 최씨 가문과의 대적에서 그녀가 집안에 얼마나 기댈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주소월도 정선아의 말을 무조건 믿었겠지만, 며칠 전 쓰러진 척 연기를 하던 정선아가 생각나서 ‘엄마는 너를 믿어’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정선아는 자기가 친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후부터 눈치를 살피는 법을 배웠기에 곧장 주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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