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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뻔뻔하다

고연우는 몸을 숙여 정선아의 상태를 확인하려다 정민아의 말에 멈칫했다.

밖에 있던 주소월도 소리를 듣고는 정민아 방에서 난 소리인 줄 알고 정민아가 몸이 불편해 넘어졌다고 생각하며 급히 뛰어 들어왔다.

“민아야 무슨 일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바닥에 누워 움직이지 않는 정선아를 발견했다.

“선아가 왜 쓰러졌어? 연우야 빨리 구급차를 불러줘! 여보, 여보…”

정민아는 주소월의 말을 끊었다.

“연기하는 거예요.”

주소월은 더 이상 할 하지 않았고 정민아는 주소월의 놀란 눈빛을 보았다.

“믿기지 않으면 바늘로 찔러보세요. 분명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금방 일어날 거예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닥에 있던 정선아는 나약한 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찌푸렸다. 그녀는 머리를 감싸고 천천히 눈을 떴다. 처음에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마지막에는 혼란스러운 눈길을 고연우에게로 향했다.

“연우 오빠, 저…어떻게 된 거예요?”

고연우와 주소월은 침묵했다.

“…”

정민아의 말을 듣지 않았다면 지금쯤 주소월은 당장 달려가서 정선아를 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저 복잡한 표정으로 가엾고 무기력해 보이는 정선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정민아는 정선아의 꾀병에 신경 쓸 생각이 없어 휠체어를 밀며 방을 나갔다. 주소월은 그들에게 식사하고 가라고 말하려 했으나 정선아의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 때문에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정선아는 이제 정민아가 빨리 떠나기를 바랐다. 혹시라도 그녀가 부모님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정민아는 문을 나서며 서재 쪽을 힐끗 보았다. 문이 닫혀 있어 안은 조용했고 그곳에서 정철진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고연우가 그에게 영상을 보여줬는지 알 수 없었지만 정민아는 인내심이 있었다.

어둠에 틈이 생기면 수많은 빛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정민아가 찾지 못한 증거를 정철진이 찾도록 할 것이다.

정선아가 증거가 있다면서 왜 직접 안 주고 남을 시키느냐고 물었던것은 정민아가 직접 주는 것과 고연우가 주는 것의 나타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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