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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8화 최민영이 곧 돌아온다

정민아는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풀린 듯, 한결 기분이 나아 보였다. 턱을 괴고 있던 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촉촉한 붉은 입술을 살짝 벌렸다.

정민아가 무언가를 터뜨릴 듯한 기세를 보이자 고연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정민아가 입을 열기 전에 말을 잘랐다.

“닥쳐.”

고연우는 정민아가 고의로 자신을 화나게 하고 지난 2년간의 무관심을 보복하려 한다고 생각했다.

“전에는 누가 온갖 수를 써서라도 나와 결혼하려고 했지?”

정민아는 고개를 들어 잔에 든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차가운 액체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서 금세 뜨거운 열기가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정민아의 하얀 피부에 얇은 홍조가 올라왔고 눈가는 촉촉했으며 생기 있고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고연우는 정민아가 든 빈 잔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 뭐야? 누가 위스키를 그렇게 마시라고 가르쳤어?”

정민아를 좀 고생시키려는 의도로 일부러 위스키를 가져왔지만 정민아가 그걸 단숨에 마실 줄은 몰랐다.

정민아는 고연우의 말을 무시한 채 테이블 위의 술을 집으려 했다. 고연우가 한발 앞서 위스키를 도수 낮은 탄산주로 바꿔 놓았다.

“이걸 마셔.”

그는 잠시 멈추고는 다시 강조했다.

“앞으로 밖에서는 이것만 마셔 그리고 세 병을 넘기지 마.”

“고연우...”

정민아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넓은 거실에서는 바 테이블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하얀 조명 아래에서 정민아는 눈썹을 살짝 추켜세우고 고연우를 또렷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고연우를 바라보았다.

고연우는 침을 꿀꺽 삼킨 후, 쉰 목소리로 물었다.

“뭐?”

술향이 미묘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공기 중에 퍼졌다.

정민아는 말했다.

”네가 이렇게 인색한데 앞으로 너랑 같이 있으려는 여자는 없을 거야.”

그 한마디가 방금까지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완전히 깨버렸다. 고연우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며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는 그냥 입을 다물어. 괜히 귀찮게 하지 말고.”

어리석은 짓이었다.

정민아의 대담한 음주에 자극을 받은 건지 아니면 갈증을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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