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5화 이혼해

정민아는 대답도 하지 않고 화가 난 얼굴로 텅 빈 신발장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문을 닫아버렸다.

송씨 아주머니는 옆에서 작은 소리로 타일렀다.

“대표님은 입만 까칠할 뿐 속은 여리신 분이에요. 오늘 아침에 중요한 회의가 있는지 공 비서님한테서 재촉 전화가 계속 걸려 왔지만, 아가씨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셨어요. 분명 아가씨를 바래다주고 싶은데 말을 꺼내기가 민망해서 그런 거예요.”

송씨 아주머니는 자기를 향해 다가오는 고연우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주방으로 갔다.

곧이어 대문을 나선 정민아는 고연우의 전담 운전기사가 밖에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는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이때 고연우가 허리를 굽히더니 그녀를 안아 들고 성큼성큼 정원 계단을 내려갔고 운전기사도 눈치 빠르게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냈다.

“빨리 내려줘.”

“내가 안아주길 바란 거 아니야?”

“너 이런 착각 병이 전염되는 건 아니지?”

고연우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고 그녀를 차에 태운 후 그 위로 덮쳤다.

“전염되는지 시험해 볼래? 정신 질환에 착각 병까지 더 추가되면 정신 병원 독방에 입원할 수도 있고 얼마나 좋아!”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않고 장면만 본다면 로맨스 드라마의 한 장면이 틀림없었다.

이때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고 정철진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장 집으로 와.”

하루 종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정철진이 주말도 아닌 평일 아침부터 연락한 걸 보면 정선아가 또 무슨 짓을 꾸민 것이 분명했다.

“고연우, 장씨 아저씨는 어디 있지?”

정민아는 사실 어젯밤 집안의 운전기사인 장씨 아저씨한테 운전을 부탁했었다.

“휴가 냈어.”

그녀가 휴대폰을 꺼내자, 고연우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널 본가에 데려다주기 위해 출산하는 딸을 내버려두고 달려오라고 하고 싶어?”

장씨 아저씨의 딸은 올해 39살에 시험관 시술을 10여 차례나 시도한 후 겨우 임신에 성공했고 모든 식구는 산모와 아이가 혹시라도 잘못될까 봐 계속 마음을 졸였다.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