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2화 아직은 내 아내

고연우는 정민아의 노골적이면서도 듣기 거북한 말에 더 크게 화를 냈다.

“정민아, 넌 머리가 안 돌아가? 다른 사람들은 닭털도 칼로 잘 사용하던데, 넌 왜 손에 검을 쥐여줘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해.”

정민아는 손을 들어 그의 가슴을 만지더니 여우 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네가 내 검이라는 거야?”

고연우는 고개를 돌려 얼른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대외적으로 넌 아직 내 아내야.”

“그럼, 내가 최씨 가문이랑 더 큰 충돌이 생겨도...”

그는 결국 다시 고개를 돌려 정민아에게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남편으로서 풍수가 좋은 무덤을 골라줄 수는 있어.”

“무덤은 필요 없고 돈이나 많이 태워 줘, 난 귀신이 된 후에도 매일 출근해서 돈 벌기는 싫거든.”

사실 정민아는 혹시라도 죽으면 서현란의 옆에 곤히 잠둘려고 남몰래 그녀의 옆 무덤 자리를 사놨었다.

고연우는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말했다.

“... 꿈도 꾸지 마!”

계단을 내려갈 때, 정민아는 갑자기 뜨거운 시선이 느껴져 뒤돌아봤지만,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 중에는 아는 얼굴이 없었다.

‘내가 나쁜 짓을 많이 해서 환각이 생겼나?’

신림동에 도착한 정민아는 송씨 아주머니가 손수 끓여준 국을 마신 후,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사연희에게 카톡을 보냈다.

“나 오늘 컨티션이 안 좋아서 먼저 집에 돌아와서 누웠어. 오늘 미안하고 고마워.”

송년회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만, 사연희는 바쁜 와중에서도 그녀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됐어, 난 신경 쓰지 말고 네 남편이나 잘 타일러. 넌 모를 수도 있겠지만, 아까 그의 안색이 당장이라도 질투심에 폭발할 것 같았단 말이야.”

정민아는 스피커폰이 아닌 거에 안도하면서 바지 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었다.

2층에 도착한 그녀가 방문 손잡이를 잡을 때, 곁눈으로 그 옆에 서 있는 고연우를 몰래 쳐다봤다.

벽에 기댄 채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있는 그의 모습은 역광까지 비쳐서 키가 유난히 더 커 보였고 위암감까지 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