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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차단 좀 풀어줘

문을 연 사람이 신은지가 아닌 나유성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신은지 집에서 쇼핑백을 든 채 나오자, 박태준은 그만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넌 여긴 어쩐 일이야?”

마치 집주인처럼 자연스레 집에서 나오는 모습에 박태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은지는 어디 있어?”

그 말과 함께 박태준은 나유성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유성은 그가 그러던 말던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가면서 문까지 닫아버렸다.

박태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은지가 집안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안 좋았던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현관문으로 돌아와 보니, 박태준은 자신 혼자 남겨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

그는 다급히 신은지에게 전화했다. 하지만 연결할 수 없다는 안내 멘트를 듣고, 자신이 아직 차단당한 상태였다는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나유성은 신은지 집 비밀번호도 알고 있었다. 차별 대우에 박태준은 화가 치밀었다. 그는 기분이 다시 저조하게 가라앉았다.

박태준은 타깃을 바꿔 빠르게 나유성을 뒤쫓아갔다. 다행히 나유성은 물건을 옮기느라 아직 주차장이었다.

나유성은 차 트렁크에 짐을 싣고 있었는데, 뒤에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지자 깜짝 놀랐다.

박태준이 다가와 그가 담고 있던 짐을 뒤적거렸다. 쇼핑백 안에 여자 것으로 추정되는 옷들이 몇 벌 담겨 있었다.

“은지 옷은 왜 들고 가는 거야?”

“출장이야. 새 프로젝트 시작하기 전에 열흘 정도 사전 조사 가기로 했거든.”

나유성이 트렁크 문을 닫으며 운전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손잡이를 당기는 순간, 박태준이 막아섰다.

“지금 임신 중인데….”

박태준의 말을 들은 나유성이 눈썹을 찌푸리며 끼어들었다.

“임신 같은 소리 하네. 저번에 네가 베개를 받을 때, 나도 현장에 있었던 거 잊었어? 이제 와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정곡이 찔린 박태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지만, 곧 방향을 바꿔 다시 질문했다.

“그래서 은지는 어디 있는데?”

“지금 공항에 갔어. 난 아직 출발 전이라 잠깐 대신 옷 챙겨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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