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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대신 벌 받을게

육영그룹.

박태준은 업무 보고를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그리고 나타난 사람, 기민욱이었다.

이틀만의 방문이었다. 평소에 똘망똘망하고 소년 같던 표정은 어디 가고, 눈에 핏발에 가득 선 채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기민욱의 등장으로 사무실 분위기가 급속도로 차가워졌다.

비서가 급하게 서류들을 정리하며 박태준에게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박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서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부리나케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 기민욱이 평소와 다른, 심상치 않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음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비서는 기민욱이 얼마나 박태준에게 집착하는지, 그 무해한 얼굴 뒤로 얼마나 지독한 본성을 숨기고 있는지 다 알고 있었다. 만약 잘못 걸리면 정말 뼈도 못 추릴 게 뻔했다.

그래서 기민욱과 마주치는 것이 항상 껄끄러웠다. 웃다가도 언제 한번 수틀리면, 어떻게 돌변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서는 두말없이 사무실 문을 닫고 모습을 감추었다.

사무실에 기민욱과 박태준, 둘만 남게 되었다. 기민욱이 박태준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형 비서, 나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박태준은 기민욱을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났다. 그만 아니었어도 진작에 신은지와 다시 합쳤을 테니 말이다. 프러포즈 반지까지 다 준비해 놨는데, 기민욱 때문에 무한으로 연장되었다. 이젠 박태준으로 돌아가도 다시 연인으로 남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신은지가 그를 거부하지 않았으니, 희망은 있었다. 박태준은 하루라도 빨리 그녀가 임신하길 바랐다. 그래야 뭐라도 명분이 생겨 확실하게 옆에 붙잡아 둘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선 출산, 후 결혼도 그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물론 신은지는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박태준은 그만큼 절박했다.

그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겉으론 무표정을 유지한 채, 태연히 기민욱과 대화를 나눴다.

“네가 그렇게 무섭게 째려보는데, 당연한 거 아냐? 그런데 출근 안 하고, 여긴 어쩐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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