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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나머지는 내게 맡겨

한참 뒤, 행위가 끝나자 몸은 이미 땀 범벅이었다. 박태준은 신은지를 품에 끌어안은 채, 흥분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은지야, 나 돌아왔으니까, 재경 그룹은 내가 지킬게. 절대로 망하게 두지 않아. 그러니까 네가 원한다면 사표 내고 다시 복원사로 돌아가도 돼.”

그가 가쁜 숨을 들이켜면서 말을 이었다.

“재경 그룹으로 들어간 뒤로, 너 얼굴이 너무 안 좋아졌어. 은지야, 난 네가 처음 이혼했을 때처럼 생기 넘치게 살았으면 좋겠어. 전에 다큐에서 네가 했던 말대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길 바라.”

그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신은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재경 그룹으로 들어간 것은 그녀의 의지였다. 신은지는 박태준이 괜히 자신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길 바랐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힘들진 않아.”

“알아. 내가 돌아올 동안 재경 그룹을 지키기 위해 애쓴 거. 이젠 내가 돌아왔잖아. 그러니까 나머지는 내게 맡겨, 응?”

“….”

신은지는 피곤함에 도무지 말을 이어갈 기력이 없었다. 밖에 해가 높게 뜬 것을 보니, 이미 출근 시간은 한참 넘은 것 같았다.

박태준이 낮게 웃으며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안 일어나면 또 한다?”

그 말을 들은 신은지는 순식간에 잠이 달아났다. 그녀는 얼른 박태준을 밀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바닥에 발을 딛자마자 힘이 풀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마지막 순간 기지를 발휘해 침대를 부여잡지 않았다면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을 지도 몰랐다.

신은지는 아픈 허리를 부여잡은 채, 어정쩡한 자세로 욕실로 향했다. 더 이상 출근을 미룰 수는 없었다.

얼마 뒤, 신은지는 드디어 회사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평소 출근보다 많이 늦은 시각이었다. 멀리서 그녀를 발견한 두 여직원이 숙덕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빽 있는 사람은 다르긴 다르네요. 두 시간이나 지각했는데, 아무도 혼내지 않다니.”

“하긴 직속 상사가 전 시아버지고 배에 전남편 애까지 있는데, 당연하죠. 아마 집에서 놀아도 월급은 그대로 지급될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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