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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두 사람의 결혼 첫날 밤.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누군가 반대 방향으로 힘껏 잡아 당긴 것 같았다. 순간 몸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녀의 다른 부위에 손이 올라갈 뻔 했다.

“신은지...”

그녀의 정신은 온통 자신 앞에 있는 남자의 입술에 놓였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입맞춤을 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이어서 눈살을 찌푸리더니 중얼 거렸다.

“유성아, 나..너무 괴로워..”

신은지의 기억은 나유성이 자신을 침대에서 일으키고 ‘은지야, 나 유성이야’, 라고 했던 시각에서 멈추었다.

박태준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의 말에 이성과 인내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포악함과 정복감이 머리에 맴돌았다.

어떻게든 한 마디도 못하게 만들겠어, 라고 박태준은 생각했다.

신은지는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무중력한 상태에 자신의 손을 꼭 쥐었다. 이어서 부드러운 곳에 손길이 닿았다.

한편, 박태준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다. 주위로는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에어컨을 키지 않았지만 땀이 나서 셔츠가 몸에 달라 붙은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다.

오늘 밤은 유난히도 길다. 하늘은 여전히 깜깜하고 해는 나오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손 끝에 있던 담배가 재가 되어 박태준의 손에 닿았다. 곧이어 고개를 숙이고 재떨이에 담배를 껐다.

입가에는 자신을 비웃는 듯한 미소가 걸려졌다.

나유성이 신은지가 싫어 할거라는 사실은 그도 알고 있다. 언제 였을 까, 아마 두 사람의 결혼 첫날 밤이 아닐까 싶다.

신은지가 최선을 다해 억제 하려고 해도 박태준의 손길에 온 몸이 굳고 어두운 표정은 감출 수가 없었다.

박태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설레임, 부끄러움이 아닌 두려움과 반항만이 들어 있었다.

부부가 되었기 때문에 거절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 있기만 했다. 박태준은 반응을 보고 어떠한 충동도 들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민망하지 않게 침대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만약 자신이 자리를 뜨면 다른 남자의 곁으로 달려 나갈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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