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 손은 박태준의 가슴팍을 막은 채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 어제 일은 내가 오해했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에 힘을 주어 미는 바람에 박태준이 침대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신은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벗은 채로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녀는 세면대를 지나면서 거울을 한번 바라보았다. 목, 쇄골부터 그리고 복부까지 모두 흔적이 남았다. 기억에는 없지만 흔적을 미루어 보아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신은지는 욕조에 누웠다. 따듯한 물 안에서 어젯밤 일을 다시 한번 더 떠올려 보는 중이다.어젯밤은 그녀의 기숙사 동기들과 파티를 가졌고, 방 안에 들어간 뒤로는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다른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일까. 만약 상대가 술에 약을 넣었다면 다른 세 명은 무사할까.호텔 방도 신은지가 예약했고, 방 열쇠마저 그녀가 가지고 있는데 서율과 윤서희가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신은지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찾아 꺼내려 했다. 곧이어 미지에 쌓인 인물에 의해 핸드폰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만약 자신의 동기 중 한 명이 약을 넣었다면 어젯밤 미지에 쌓인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열심히 머리를 굴리면서 생각했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하지만 욕조의 물 온도가 변하지 않은 탓에 그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이때, 다급한 노크 소리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었다.“신은지, 안 나오면 들어간다.”박태준의 목소리가 문 건너로 들렸다. 아침에 공복으로 몸을 담그면 저혈당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그는 신은지가 40분이 넘도록 밖으로 나오지 않자 그제야 노크를 한 것이다.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어지럽다는 생각과 함께 손과 발은 이미 쭈글쭈글해졌다. 곧바로 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박태준은 옷을 신은지에게 던져 주었다.“옷 갈아 입어,
신은지는 박태준과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박 사장님이 전예은 양을 편애한 적이 한두 번도 아니고 이번에도 충분히 그럴 수 있잖아요.”박태준은 신은지를 보면서 허, 라는 코웃음만 칠 뿐이다. 어젯밤 일이 전예은이 벌인 짓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신은지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담당자에게 전예은이 있었던 클럽 방의 감시 카메라와 이미 개봉된 술병과 술잔까지 모두 요구했다. 만약 서율과 윤서희가 계속 방에 있었다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금방 찾아낼 수 있다.담당자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감시 카메라 영상은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술병과 술잔은 어젯밤 사장님께서 검사 센터에 맡기셨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제일 먼저 알려...”신은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어디 검사 센터예요, 라며 그의 말을 끊었다. 계속 침묵하던 박태준이 입을 열었다.“무슨 생각이야?”신은지는 자신의 생각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회수해서 다시 검사할 거야.”박태준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아도 일말의 망설임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너 못 믿어.”그는 신은지의 시선이 나유성 에게 향하는 모습을 바라 보았다. 순간 목소리와 표정이 돌변하더니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와는 180도 달랐다. “유성아, 가자.”두 사람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박태준은 신은지의 팔을 잡았다. 이어서 이빨을 꽉 깨문 채로 말했다.“여기서 기다려.”...전예은이 불려 왔을 때는 클럽이 제일 붐빌 시간이었다. 전예은은 박태준이 자신을 찾는다는 말에 클럽의 직원 복장을 한 사람과 함께 어디론 가 향했다. 왁자지껄한 공간에서 벗어나 조용한 사무실 근처에 도달하자 그녀는 불안해진 마음에 자리에 멈췄다.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태준 씨가 저를 찾는다고 하지 않았어요?”“여기입니다.”직원이 노크를 하고 허락을 받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사무실 안에는 오직 박태준과 신은지만 남아 있었다. 전예은은 두 사람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박태준이 자신을 찾는다는
엔조이 클럽 같은 곳에 비공개 감시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은 전예은을 놀라게 하지 못했다. 게다가 얼굴조차 찍히지 않은 모습을 자신이라고 우기는 신은지가 우스웠다. 상대방이 다른 증거를 내밀지 않자 그녀는 떳떳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네가 날 싫어한다는 건 잘 알고 있어. 근데 고작 저걸로 내 얼굴에 먹칠할 생각이면 한참 잘못 생각한 거야.”전예은은 영상을 보고 나서 무슨 일 있었냐는 등의 위선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다. 한편, 신은지는 다른 물증을 찾지 못했다. 자신이 ‘승리의 여신’ 도 아니고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 온 상대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곧이어 그녀는 나유성이 건넨 알약을 보여 주었다.“이 약 알지?”“내가 안다고 하면 나한테 뒤집어 씌울 거잖아. 그리고 약은 다 비슷하게 생겼어, 어제 내가 먹던 감기약 이랑 똑같이 생겼는데?”“어젯밤에 유성이한테 준 약은?”“감기약. 머리가 아프다고 하길래 하나 준 거야.”두 사람을 대치해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다. 감시 카메라가 있었다고 한들 음악 소리 때문에 대화 소리가 담겨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신은지는 미소를 살짝 짓더니 약을 그녀에게 건넸다.“그럼 먹어.”순간 전예은의 동공이 커졌다.“내가 왜 먹어야 해? 약은 함부로 먹는 게 아니야.”“이건 네가 어제 유성이한테 건네준 약이야, 방금 전에 네 입으로 감기약이라고 했잖아?”“그건 맞아. 근데 네가 다른 약으로 바꿨을지 내가 어떻게 알아?”전예은이 턱을 들어 올리고 말을 덧붙였다.“어젯밤에 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유성이랑 대화 몇 마디 하다가 돌아갔어. 감시 카메라로 확인해도 좋아.”이어서 입술을 깨물고 박태준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하지만 그는 뻥긋 조차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경꾼들처럼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바라볼 뿐이다.부친 때문에 그가 자신의 행동을 눈 감아 주곤 했지만 오늘은 확신이 없었다.“내가 했다는 증거는 있어?”신은지 보다 박태준에게 들리라고 하는 형식의 질문이다. 신은지는 웃긴
박태준의 안색은 어둡다 못해 그림자가 졌다. 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신은지가 그를 멀뚱멀뚱하게 쳐다보다가 힘든 나머지 눈을 깜빡 깜빡거렸다. 자리를 뜨려고 하자 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도 너 건드린 적 없어, 근데 왜 나만 쏙 빼놓고 말하는 거야?”그는 신은지의 손목을 꽉 잡았다. 극도로 분노한 모양이다.“내가 뭘 하든 네 눈엔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이는 거야?”신은지는 그의 반응에 멈칫했다. 박태준이 이러한 일로 화를 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속 자신을 꾸짖는 말 때문에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서둘러 제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이미 5분이나 지났어.”박태준은 문밖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보고 비웃었다.“왜, 그렇게 걱정되면 너가 가보지 그래?”“...”이런 일에는 박태준이 그녀보다 더 눈치가 빨랐다. 신은지가 흰자위를 까뒤집으면서 대답했다.“네 전 여친이기 전에 저 여자 부친이 너 때문에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기억 하지? 정월 초하루부터 제사 지내러 가는 인간도 걱정 안 하는 데, 내가 뭘 걱정하겠어.”박태준에게 이런 말투로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신은지가 유일하다. 그는 입술을 꽉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무실에는 두 사람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신은지는 전예은을 따라 나가려고 했지만 박태준에게 잡혀서 계속 벗어나지 못했다.그녀는 빨갛게 변한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아파.”아프다는 말에 박태준은 재빨리 힘을 뺐다. 하지만 손목을 놓지는 않았다.“동정심에 잠깐 옆에 있어 준 거뿐이야, 그리고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그래.”신은지는 두 사람의 연애사에 일말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전예은은 계속 약에 시달리고 있다. 복부부터 시작된 뜨거운 열기는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박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신은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피곤에 찌든 얼굴과 눈꺼풀에는 연한 멍이 눈에 들어왔다.“쉬고 싶으면 위에서 쉬어.”너랑 최대한 멀어진 곳에서 쉴 거야, 라고 신은지가
“...”담당자는 박 사장님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이 여자는 천년 묵은 여우처럼 눈치가 빠르고, 지금은 박 사장님에게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다. 두 사람은 절대로 다시 재회 할 수 없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신은지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서 7층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버튼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여러 번 다시 시도해 봐도 똑같았다. 그녀는 코웃음을 쳤다. 이어서 ‘7’ 주위에 있는 버튼을 모두 한 번씩 눌러 보더니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 즉, 7층만 봉쇄 되었다는 뜻이다. 이유는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었다. 담당자가 다급하게 말했다. “신은지 양, 박 사장님은 지금 1층에 계십니다. 봉쇄 하라고 하신 이유는 그저..”그는 큰 클럽을 관리하는 담당자로서 여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먼저 박태준의 위치를 설명했다. 혹여나 박태준이 전예은과 같이 있다는 오해를 할까 봐 먼저 이야기해 준 것이다.“아니요. 처음부터 행운을 빈다고 얘기했어요. 박태준한테 보호받고 있는 것도 다 그 여자 운이겠죠.”층 봉쇄 말고 클럽 전체를 봉쇄한다고 해도 신은지는 전혀 놀라워하지 않을 것 같다.담당자는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녀가 불쾌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전예은 양의 주사가 상상 이상으로 불순합니다. 사장님께서는 그분이 주사로 늘어놓는 말 때문에 귀하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층을 봉쇄하라고 지시하신 것뿐입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어요. 의사도 부르지 않으셨습니다.”신은지가 여러 버튼도 누르고, 다른 손님들도 들어오는 바람에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현저히 느렸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제일 안쪽에서 서 있다. 부드러운 음악이 귀에 흐르자 정신이 몽롱했다. 하품을 몇 번 하더니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때, 앨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췄다.문이 열리고 박태준이 나타났다. 그는 신은지의 눈가를 보고 눈살을 찌푸
신은지가 답했다.“박태준은 옆방에 있어.”이어서 문을 닫으려고 하자 전예은이 문을 잡고 말했다.“어젯밤 일은 네가 졌어, 네가 말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어.” “그래서?”“클럽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 태준 씨가 층을 모두 비웠다는 소리지.”쓰레기 인품을 가진 그녀라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로 이렇게 입고 자랑하려고 온 거야?”목소리를 바꾸어 다시 말을 이었다.“근데 어제 네가 아무리 생난리를 쳐도 거들떠도 보지 않던데, 뭐가 잘났다고 자랑하는 거야?”“그러니까 태준 씨는 나를 엄청 아끼고 있다는 뜻이지.”거짓이 분명하지만 신은지의 신경을 긁을 수 있다는 점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박태준을 갖지 못한다면 신은지도 결코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장황하게 늘어놓을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신은지는 서둘러 옆방 문을 두드렸다. 귀가 울릴 정도로 노크 소리가 컸다. 곧이어 박태준이 방문을 열었다. 그가 위치한 층에서 그들을 제외하면 빈 층이나 다름없다. 설령 다른 사람이 있다고 해도 감히 그의 방문을 난폭하게 노크하는 일은 없다.그는 노크하는 사람이 신은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곧이어 아무 생각 없이 팬티 바람으로 문을 열었다.“신은지, 너 대체..”그는 말을 하다가 다시 문을 펑, 하고 닫았다. 잠시 뒤, 박태준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는 말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셔츠의 단추마저 끝까지 끼워서 쇄골도 보이지 않았다.“무슨 일이야?”그의 질문은 전예은에게 묻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했던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예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랐다.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은 눈빛에 부끄러움이 섞여 있다.하지만 몇 차례의 ‘훈련’ 을 끝낸 덕에 전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다.“태준 씨, 어제 고마워.”“너 도운 거 아니야. 이번 일로 신은지한테 약점을 잡히지 않았으면 해서 한 일이야.”“...”전예은은 적극적으로 다가갔지
진선호는 선임들과 같이 하는 회의 자리에서도 위축된 적이 없다. 하물며 기자 몇 명이 무서울 리가 없다.반대로 그의 포스와 옷차림새에 먼저 기선제압을 당했다. 진선호가 팔로 신은지를 보호하자 벌 때처럼 달려들던 기자들도 살짝 거리를 두었다.“전예은 씨에게 약을 먹였다는 게 사실입니까?”진선호는 신은지의 어깨에 두르고 있던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 손의 힘은 세지 않았고 보호 차원에서 한 행동이었다.곧이어 진선호가 말썽쟁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디까지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은 잘난 사람들을 보고 하는 말입니다. 기자님이 생각하시기에 신은지 씨가 선예은 씨의 어느 곳을 질투하신 다고 생각하십니까, 시간까지 할애해서 그런 짓을 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춤 실력을 제외하면 떠오르는 게 없다. 게다가 신은지는 자신의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모함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하지만 기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겨우 기다렸는데 어떤 특종도 잡지 못한다면 헛걸음을 한 것과 같다. “하지만 전예은 씨는 신은지 씨가 질투하는 마음에 자신에게 약을 먹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약을 먹여서 망신을...”진선호가 눈썹을 치켜 들었다. 원래부터 불량한 모습 때문에 작은 행동에도 더 거친 모습이 느껴졌다.“전예은 씨가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는 겁니까? 그럼 제 여자친구가..”그가 하던 말을 멈추었다. 알고 보니 신은지가 그의 살을 꼬집고 있었다. 허튼 소리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진선호는 씁, 이라는 소리를 내며 다시 말을 이었다.“신이 하늘에서 지켜보다가 그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한 행동이라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그는 흡사 신은지의 대변인과 같았다. 혼자서 여러 명 기자들의 기세를 가뿐하게 눌렀다.“두 사람 중에 누가 누굴 질투하는지는 이미 훤히 보이지 않습니까.”이어지는 카메라의 버튼 소리에 진선호가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친 기자 몇 명은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하지도 않은 말 지어내시지 마시고, 제대로 쓰세요. 만약
신은지가 물었다.“왜 그래?”“이것 봐, 전예은 이번에는 또 누구한테 찍힌 거야?”진유라가 신은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엔조이 클럽 로비에서 찍힌 전예은 관련 영상이야. 시끄러운데 밑에 자막이 깔려 있어.” 신은지는 핸드폰 화면을 쳐다보았다. 영상에는 전예은이 나유성에게 약을 건네는 장면이 포함되었다. 그녀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고, 입 모양을 참고한 자막이 띄워졌다.나유성을 통해 신은지 에게 약을 먹이려는 사실뿐만 아니라 직원 매수, 클럽 손님에게 성매매를 권유한 모습까지 모두 포착되었다.그녀의 행동은 모두 불법 행위에 속한다. 또한 클럽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술자리 상대에 그친다.영상과 같이 포함된 기사는 이틀 치 사건을 모두 정리한 내용이었다. 기사는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분위기가 역전되었다.신은지는 자신이 넣은 약에 취해 버린 사람이 되고 말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은지를 욕하던 네티즌들도 모두 전예은을 향해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이게 사실이었어? 그럼 지금까지 다 자작극이었다는 거야?’‘진짜 사람 하나 보낼 생각이었네. 남자 이용해서 그런 짓 하려던 게 소름 돋아. 그리고 외모는 전혀 신경 쓰지 않나 봐.’‘당장 무용계에서 나가, 연예계로 돌아올 생각은 꿈도 꾸지 마.’‘못생기고 악독한 X아, 당장 나가..’한편, 전예은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순식간에 질타의 대상은 자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뉴스 내려 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돈 받은 놈 들은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예요!”전예은은 옆에 있던 매니저에게 소리를 질렀다.“저한테 신은지가 약을 먹인 영상을 가지고 있어요. 연락해서 얼른 올리라고 하세요.”그녀는 과거에 있었던 일 때문에 옷에 감시 카메라를 다는 행동이 습관이 되었다. 이러한 습관이 유용하게 쓰일 줄은 전혀 몰랐다. 매니저는 짜증 섞인 말투로 답했다.“올리면 뭐 어쩔 건데? 이 사건의 원인은 너야. 상대편은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했을 뿐이지. 설마 네티즌들이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