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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다 그 여자가 한 짓이야

이어서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 손은 박태준의 가슴팍을 막은 채 내키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미안, 어제 일은 내가 오해했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에 힘을 주어 미는 바람에 박태준이 침대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신은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벗은 채로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녀는 세면대를 지나면서 거울을 한번 바라보았다.

목, 쇄골부터 그리고 복부까지 모두 흔적이 남았다. 기억에는 없지만 흔적을 미루어 보아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

신은지는 욕조에 누웠다. 따듯한 물 안에서 어젯밤 일을 다시 한번 더 떠올려 보는 중이다.

어젯밤은 그녀의 기숙사 동기들과 파티를 가졌고, 방 안에 들어간 뒤로는 단 한 번도 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

다른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대체 왜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난 것일까. 만약 상대가 술에 약을 넣었다면 다른 세 명은 무사할까.

호텔 방도 신은지가 예약했고, 방 열쇠마저 그녀가 가지고 있는데 서율과 윤서희가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신은지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찾아 꺼내려 했다. 곧이어 미지에 쌓인 인물에 의해 핸드폰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만약 자신의 동기 중 한 명이 약을 넣었다면 어젯밤 미지에 쌓인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열심히 머리를 굴리면서 생각했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하지만 욕조의 물 온도가 변하지 않은 탓에 그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이때, 다급한 노크 소리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있었다.

“신은지, 안 나오면 들어간다.”

박태준의 목소리가 문 건너로 들렸다.

아침에 공복으로 몸을 담그면 저혈당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그는 신은지가 40분이 넘도록 밖으로 나오지 않자 그제야 노크를 한 것이다.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어지럽다는 생각과 함께 손과 발은 이미 쭈글쭈글해졌다. 곧바로 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박태준은 옷을 신은지에게 던져 주었다.

“옷 갈아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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