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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죽어가는 사람도 이길 수 없어

나는 이런 일들이 그녀에게 엄청나게 큰 상처로 가슴에 못 박힌 건 알고 있다.

“사실 나를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말한 건 나에 대한 과찬이야. 그 사람들 말이 전혀 틀리지 않았어. 난 ‘죽은 그녀를 계승할’ 자격조차 없어. 그러니까 더 이상 환상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마쳤다.

“꼭 그렇게 자신을 비하해야 해?”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목이 멨다.

“이건 비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야! 난 예전부터 이런 마인드로 살아왔어. 그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 자연스럽게 내가 서강민 옆자리를 차지하게 될 거라고. 오랜 세월 동안 서강민은 사람들이 나에게 퍼부었던 모든 모욕과 조롱을 생생하게 목격해 왔어. 나도 내가 서강민의 아내가 되었을 때 그동안 겪었던 이 모든 고통을 가뿐하게 훌훌 털어내고 웃어넘길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을 위로하며 살아왔어.”

도혜선은 눈물을 훔치며 나에게 하소연을 털어놨다. 나는 그녀의 하소연이 가슴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진심일 거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지금 나에게 진심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난 서강민을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아. 단지 한 사람을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참고 견디다 보니까 그게 습관이 되고 또 욕망의 씨가 되어 빠져나올 수 없는 진흙탕에 빠져 허덕이게 되었을 뿐이야...”

도혜선은 내 다리를 톡톡 치며 가까스로 웃었지만 눈물은 끊어진 실로 꿰맨 구슬처럼 뚝뚝 떨어졌다.

나는 서둘러 그녀를 위로했다.

“네 말이 맞아. 이 세상 그 누구라 해도 너와 똑같은 생각일 거야.”

“왜냐하면 나도 체면이란 게 있기 때문이야.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나에게 퍼부은 욕설을 들으며 난 점점 더 확신이 들었어. 나중에 꼭 내가 원했던 결과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거라고 말이야.”

“그리고 이 확신이 나를 점점 더 절박한 사람으로 바꾸어놨어. 그 절박함이 나를 이 결과는 사실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 정도까지 끌고 가게 된 거야. 내가 생각했던 결과는 서강민의 집이 곧 내 집이고 그의 가족이 곧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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