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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어느 것이 진실일까?

제일 먼저 나를 찾아온 사람이 이세림이라는 사실이 나는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녀가 겨울바람처럼 매서운 분위기로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내 사무실에 막 도착했을 때였다.

이세림은 내 책상으로 다가와서 자태를 높여 한참 동안 나를 노려보더니 경멸하는 듯한 어조로 한마디를 날렸다.

“나랑 얘기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침착하게 의자를 향해 손짓했다.

“앉아.”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내 앞에 놓인 의자에 털썩 앉더니 거만한 표정으로 나에게 일침을 날렸다.

“내가 너를 너무 과소평가했던 것 같네.”

그녀의 말에 나는 피식 웃고 여유롭게 말했다.

“애초에 나를 과소평가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지.”

“난 너를 그냥 제2의 임윤아 정도로만 생각했거든.”

그녀는 빙빙 에둘러 말하지 않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나는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겨우 억누르며 이세림을 빤히 쳐다봤다.

“그래서 네가 지속적으로 나에게 손을 썼던 거구나. 임윤아가 당해왔던 짓거리를 나도 똑같이 당해봐라 이거지? 그녀를 절벽에서 밀어 떨어지게 하고 나를 바다에 밀어 물에 빠지게 하고 참 가지가지 악랄한 짓거리를 많이 했지. 그러나 네 그 미친 짓은 그냥 삼류 수법에 불과했어.”

나는 전혀 흥분하지 않고 이세림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말했다.

그녀는 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얘기할 줄 예상하지 못했던지 한참 동안 말없이 침묵을 지키다가 돌연 홀가분한 표정으로 웃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안 돼. 증거도 없이 이렇게 생사람을 잡으면 되겠냐? 그것보다 난 이것만은 확신해. 네가 앞으로 가시밭길만 걷게 될 것을. 현우 오빠의 옆자리는 그렇게 쉬운 자리가 아니거든. 딱 보면 알아. 너희는 무조건 헤어지는 결말이거든.”

“그렇게 허겁지겁 찾아와서 하고 싶었던 말이 고작 이거야? 할 말이 끝났으면 얼른 돌아가.”

나는 찔리는 게 하나도 없이 떳떳했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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