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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서로를 묶은 언약이었다

방금 허투루 한 말이 어머니의 진실인가 싶다.

보아하니 어머니가 나를 속이는 일이 있는 것 같았다. 마음속의 의문점이 점점 많아졌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마치고 차씨 가문의 할머니께 말씀을 드린 후, 위층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도혜선을 보러 가려고 준비했다.

그리고 팔도 겸사겸사 검사하려고 했다.

차에 앉고 나서 배현우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이 이른 아침에 뭐 하러 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김우연 쪽에 무슨 소식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빠르진 않겠지? 몇 시간밖에 안 됐는데.'

병실에 도착하자마자 도혜선이 노발대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병실에는 도혜선과 서강민 두 사람만 보이고 이미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들어서자 분위기가 좀 이상하고 심상치 않는 것을 느꼈다.

침대 옆 머릿장에는 보온병이 놓여있다. 서강민은 오늘도 도혜선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러 온 것 같다.

서강민은 침대 앞에 떡 하니 서있었고 침대에 있던 도혜선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도혜선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

상황을 정리하려고 다가가서 서강민에게 인사를 하고 도혜선에게 다가갔다.

"오늘은 좀 어때?"

"별로야."

도혜선은 차갑게 대답하더니 또 말을 건넸다.

"지아야, 손님 좀 배웅해 줄래?"

난감했다, 도혜선은 서강민을 내쫓으라고 하는 거였다. 난 당연히 그 뜻을 알고 있다.

조심스럽게 서강민을 쳐다보았다.

"혜선아, 꼭 이래야 하니?"

서강민은 씁쓸한 표정으로 도혜선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서강민씨, 저는 이미 분명히 말했고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도혜선은 내가 그 자리에 있다고 해서 서강민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언니, 화 그만 내고 진정 좀 해. 초조해하는 거 알아, 점차 좋아질 거야. 강민씨랑 얘기 좀 하고 있어. 나는 팔 검사해야 돼서, 금방 돌아올 거야!"

나는 핑계를 대고 떠나서 그들에게 자리를 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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