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 제281화 교통사고의 화근

Share

제281화 교통사고의 화근

Author: 장려원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화물차가 나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와 나를 감싼 하얀 물체와 부딪혔다. 귓가에 이명이 들리고 눈앞 사물들이 격렬하게 움직였다. 곧이어 온몸이 아파나고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갑작스러운 질식감과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 콘크리트 바닥과 차 바퀴의 심한 마찰음, 그리고 전화벨 소리...

“...아!”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깼어! 지아 깼어.”

나는 심한 질식감에 숨을 헐떡였다. 그 하얀 물체가 나를 숨 쉴 수 없게 억세게 누르는 것 같았다.

“...지아야. 괜찮아?”

어머니가 울상이 되어 초조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혜선은 어머니의 팔을 부축하고 있었고 뒤에 서 계신 아버지의 눈가도 붉었다.

“엄마...”

“몸은 어떤 것 같아? 지아야, 내 말 잘 들려 ?”이건 이미연의 목소리.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미연을 바라보았다. 이미연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이었고 주변에는 이동철을 포함한 내 가족들이 서 있었다.

“나 안 죽었어?” 내가 물었다. 사실 질문이 아니라 분위기 환기를 위한 농담이었는데 뱉고 나니 모두의 소스라친 표정에 오히려 당황스러워졌다.

“뭐? 죽긴 왜 죽어!” 이미연이 호통쳤다. “이건 다 액땜일 뿐이야. 앞으로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빨리 의사 부르러...”

이미연이 의사들을 데리러 뛰쳐 나갔다. 곧이어 한 무리의 의사들이 우글우글 들어왔는데 젊은 의사며 연세가 있어 보이는 의사며 모두 있었다. 마치 온 병원의 유명한 의사들은 죄다 끌어모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 뒤에는 배현우와 비서 김우연도 서 있었다.

그들은 나를 다시 한번 자세히 검사했고 그중 연세가 있으신 의사분이 말씀했다. “쇄골 부분의 예전에 있던 상처가 조금 벌어졌고, 다리에 조금의 외상, 흉부가 충격으로 인해 대면적의 피하 연조직이 손상되었고 가벼운 뇌진탕이 있습니다. 이렇게 큰 사고를 당하셨음에도 이 정도의 타박상은 정말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건 기적이에요.”

다른 의사들도 놀라워하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다행이에요. 명줄이 긴가 봅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2화 향수의 행방불명

    김우연이 곧바로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고 의사들은 기타 관찰 사항을 더 당부하며 푹 쉬라고 했다. 불편한 곳이 있으면 의료진에게 바로 알리라며 병실을 떠났다.내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 몸은 쑤시고 아팠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려야 했다. 콩이가 옆에 앉아 안기고 싶어 칭얼대자 이해월이 대신 안고 타일렀다. “콩아, 엄마 건드리면 안 돼요. 엄마 아야 해요~”“엄마, 아빠. 이제 돌아가셔도 돼요. 저 엄마가 해주는 밀면 먹고 싶어요.”나는 장영식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빠, 아빠랑 엄마 데리고 집에 가줘. 내일 괜찮아지면 나도 퇴원할 거야.”장영식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줄곧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은 초조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내 말을 듣고 그는 바로 대답했다. “그래. 그럼 돌아가서 바로 밀면 만들고 이따 너한테 가져다줄게.”“그래.”나는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 “나 괜찮아.”장영식은 콩이를 안은 채 부모님을 모시고 병실을 나갔다. 사실 나는 밀면을 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들이 너무 많은 일을 알고 걱정하지 않았으면 했다.그들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연우가 급히 들어왔고 실망한 눈빛으로 배현우를 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향수는 찾지 못했습니다. 현장에도 차에도 없었어요.”배현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 향수는 이세림이 나에게 선물한 것이라는걸.도혜선은 다그쳤다. “그럴 리가요. 오늘 점심에도 지아 차에서 봤는데요. 어떻게 없을 수가 있죠?”“지아야, 잘 생각해 봐. 사고 날 때 향수가 차에 있었어?” 이미연도 조급해하며 물었다.“있었어. 향수는 항상 있었어. 그때 나는 가속페달을 밟을 힘도 없었어. 전에 경산 남원에서 차가 전복됐을 때도 딱 이 느낌이었고.” 나는 확신하며 말했다. “U턴할 때도.”배현우의 눈에 불이 일었다. 그가 화 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 이세림이랑 통화했죠? 무슨 말 했나요?”“그냥... 배현우 씨가 샤워중이라고...” 나는 솔직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3화 이세림의 방문

    그녀의 말에 나는 조금 놀랐다.“차는 완전히 찌그러져서 폐차됐어. 다행히 화물차가 뒤로부터 들이받아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정말 네가 어떻게 됐을지 상상도 못 해.” 도해선은 이어서 말했다. “만약 정말 조금만 더 심했다면... 아, 무서워서 상상하기도 싫어.” 도혜선이 머리를 감싸 쥐며 고개를 저었다.도혜선의 말을 들으니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순간 필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던 내가 생각났다.의사 선생님의 말씀대로 조금만 늦었더라면 사지가 모두 마비되어 침대에 꼼짝없이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했을 것이다.그 이후 사고 보도에 나온 자료 사진을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차가 거의 절반으로 찌그러진 모습에 경악스러웠다.그리고 동시에 이세림의 강인한 심리상태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뜻밖에도 내 병실에 병문안을 왔던 것이다.그때 나의 병실에는 어머니와 도혜선이 있었다.이세림의 뒤로 한 보디가드가 따르고 있었고 그는 큰 꽃다발과 과일 한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그녀는 정말이지 당당한 태도로 걸어들어왔다. 그 태도에 당황스러워서 나는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이세림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총총 내 침대 앞으로 달려왔다.“언니, 좀 어때요?” 실로 진심이 담긴 목소리였다. 내 손을 애틋하게 잡고 얼굴을 살피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언니는 왜 이렇게 다사다난해요. 이번엔 교통사고라니. 너무 놀랐잖아요.”사정을 모르는 어머니는 의자를 옮겨주며 말했다. “아가씨, 여기 앉아요.”도혜선은 꼴도 보기 싫다는 듯 이세림을 흘겨보며 보디가드에게 소리쳤다. “물건 도로 가져가요. 금방 약품에 중독된 사람한테 이런 물건을 주려고 해요?”도혜선의 말이 끝난 후 나는 이세림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표정과 말투, 그리고 행동. 그 어디서도 움츠러듦이 없이 당당한 태도였다.“그럼 먼저 가져가세요.” 이세림이 보디가드에게 한마디 하자 그 남자가 물건들을 들고 나갔다. 나는 도혜선을 힐끗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이세림에게 말했다. “개의치 말아요.”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4화 장본인의 등장

    나는 이세림의 방문에 당황스러웠으나 표정 변화 없이 병실로 들어오는 배현우를 보니 그리 놀라운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문을 등진 채 침대 앞에 앉아있던 이세림이 발소리를 듣고 뒤돌아보고는 배현우를 보며 반가워했다. “현우 오빠 왔어요?”그리고 얼른 일어나 귀엽게 웃으며 팔을 껴안았다. “전 지아 언니 보러 왔는데. 이렇게 심각한 사고인 줄 알았으면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요.”배현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병원은 네가 있기에 적합하지 않아. 우연 씨, 아가씨 좀 데려다줘요.”이세림의 눈이 순간 매서워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쫓아내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 이세림은 바로 애교를 부리며 배현우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현우 오빠, 저 방금 왔는데! 전 오빠랑...”“김우연!”이세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현우의 화난 목소리가 병실에 울렸다.이세림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손은 여전히 배현우의 팔에 매달려 있었다.김우연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가씨, 모셔다드리겠습니다.”이세림은 빨개진 얼굴로 팔짱 꼈던 손을 내려놓고 씩씩거리며 걸어 나갔다. 가방을 잊지 않고 챙기며 나를 향해 말했다. “언니, 저 먼저 갈게요! 나중에 시간 나면 또 들를게요.”도혜선이 참다 참다 화가 나 소리쳤다. “이세림 씨, 대표님이 말씀하시길 병문안을 올 자격이 없대요. 오지 마세요. 그냥.”이세림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쪽이 안 알려줘도 다 알아듣거든요? 자기가 지아 언니도 아니면서.”“언니는 푹 쉬고 빨리 나아요. 다 나으면 제가 밥 한번 살게요.” 이세림은 도혜선을 노려보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병실 문을 나서고 나서 나는 코웃음을 쳤다. 정말이지 그녀의 전투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세림이 향수에 대한 일을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향수는 어쩌다 사라졌을까? 보아하니 이세림은 상황을 알아보러 온 것 같았다.나는 침묵을 지켰다. 배현우의 태도는 강경했지만 이세림에게 무언가 조처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5화 가짜 이세림

    엄마와 도혜선 두 사람이 나가자, 배현우는 천천히 걸어와 침대 앞 의자에 앉았다. 그는 의자에 앉아 평온한 얼굴로 나를 주시했는데 마치 어떻게 나와 대화를 시작할지 고민하는 사람 같았다.나는 사실 늘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져 있었다. 억울했고 슬펐으나 그 어느 곳에도 토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고의 원흉인 이세림이 아무 일 없는 듯 밝게 웃으며 병문안을 오며 도발하는 것을 보니 체한 것처럼 속이 좋지 않았다.이세림은 처음 본 순간부터 줄곧 암암리에 나를 해치려 했고, 처음 함께 밥을 먹는 것조차도 모두 목적이 있었다. 이런 걸 다 알게 되었는데 내가 어떻게 침착할 수 있겠는가.나는 자꾸 내 납치 사건이 이세림과 관련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배현우가 왜 조사를 흐지부지 끝냈겠는가.이때 배현우가 침대로 다가와 앉아 내 손을 잡았다. “이세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아요. 다 계획이 있으니까.”“어떤 계획이요? 사건의 피해자로서 저도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이세림이 날 해치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요?”나는 직설적으로 그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는 없었다.배현우는 깊은 눈동자로 나를 주시했다. 신이 빚은 듯 정교한 얼굴은 나를 당혹게 했다. 나는 사실 그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가 이번 일을 처리하려면 고려할 것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그리고 어떻게 보나 이세림과 그는 가족이었고 나는 피도 섞이지 않은 남이나 마찬가지였다.그가 계속 응시하니 나는 조금 불편해져서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을 보탰다. “정말로 제가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라, 이세림이 자꾸 절 도발한다고요. 이세림이 배현우 씨 동생인 건 알지만...”그가 내 손을 들고 손등에 입을 맞추곤 나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말하자면 이세림은 저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에요.”배현우의 이 한마디가 내 속에 진 응어리를 한 번에 풀어주는 기분이었다. 정말,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남자.“이세림은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6화 고양이 쥐 생각하다

    나는 의문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왜요?” 배현우가 직접적으로 물었다. 도발하는 듯 과감한 말투였다.“한소연도 J 국에 가고 싶어 했거든요. 혹시 계획과 관련이 있나요?” 나는 얼굴을 붉히며 그의 눈을 피했다.그의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그래서요?”“아, 역시.” 나는 눈을 크게 뜨며 입을 삐죽였다.“고의로 정보를 흘린 겁니다. 한소연이 덫에 걸리도록.” 그가 의미심장하게 웃어 보였다. 모든 계획이 준비된 듯 강직한 눈빛이었다.“질투심이 강하네요? 이제 절 많이 사랑하나 봐요?”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미연이 쳐들어왔다. 배현우와 나를 번갈아 보더니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는 바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나는 급하게 이미연을 불러세웠다.“야! 너 왜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이미연이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며 다가왔다. “대화하는데 방해될까 봐.”그러자 배현우가 몸을 일으키며 나에게 말했다. “전 일이 있어서.”이때 마침 그가 주문한 음식도 도착했다. 배현우는 이미연에게 잘 돌봐달라며 당부한 뒤 김우연과 함께 병실을 떠났다.이후 병실 앞은 약속대로 정말 보디가드가 지켰고 더 이상 아무도 나의 심기를 건드릴 일은 없게 되었다.일주일 후 퇴원한 나는 이미 거의 완치되어 불편한 곳이 없었다. 그저 배현우가 내 의견을 묻지도 않고 폐차한 것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그는 특별히 폐차한 대신 나에게 파나메라를 선물해 주었다. 영문을 모르던 나는 집에 도착한 후 집 앞에 주차된 파나메라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나에게 차란 보행 도구일 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물건이었다.차를 가져다준 사람이 이르길, 그로 인해 일어난 사고이니 배상하는 것이며 용서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그제야 나는 뭔가 알 것 같았다.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고작 이런 거로 무마하려고? 어림도 없지.”그러나 사실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이세림이 낸 사고에 사촌오빠인 배현우가 차를 배상하는 것도 합리적인 일이었다. 나는 미안한 마음 없이 편히 선물을 받았다. 내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7화 말을 얼버무리다

    한소연의 해맑은 표정을 보고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아, 네. 그럼 용건 없단 소리죠?”한소연이 나의 반응에 놀란 듯 나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누구랑 가는지 궁금하지 않아요?”“그쪽이 누구랑 가든 제가 상관할 바인가요? 일하는 분야도 다른데 제가 한소연 씨 일에 대해 뭘 알겠어요. 그럼 이미연 씨 찾아가 보세요. 이미연 씨한테는 말해야 할 것 같거든요.” 나는 냉담한 표정으로 무료하다는 듯이 말했다.“저 배현우 씨랑 가요. 어떻게 생각해요?” 한결 밝아진 말투였다. 그녀는 마치 승리자인 듯 고개를 쳐들며 나를 바라보았다.“아, 그래요? 그때 한소연 씨가 말했던 남자친구요?” 나는 내색하지 않고 그녀의 장단을 맞춰주었다. “전 아무렇지 않은데요. 배현우 씨 여동생한테 말하면 흥미로워할 거예요! 아, 근데 이세림 씨는 교활하니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요. 이건 이웃으로서 충고드리는 거예요.”한소연이 한순간 당황하여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내 말을 이해할 수 없어 다시 곱씹는 듯한 모습이었다.나는 당황한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갔다. 속으론 그녀가 이런 총명하지 못한 마인드로 어떻게 혹독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았을까 혀를 찼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것은 지금의 그녀의 인기는 아주 잠깐이라는 것이다.금방 대문을 밀고 들어가려 할 때 그녀가 급히 몸을 돌렸다.“잠시만요, 방금 한 말 무슨 뜻이에요?”‘걸려들었다.’나는 속으로 기뻐했다.‘이세림, 감히 날 건드려? 나도 가만있을 순 없지.’그러나 눈앞의 아이는 이용하기에 너무 멍청했다. 하지만 아직 급하진 않으니까.“천천히 생각해요. 필요할 때만 찾아서 이용하는 게 무슨 심리겠어요?” 말을 마치고 나는 문을 밀며 들어갔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나은 법이죠. 우린 서로 닮기도 했으니 알려주는 거예요. 잘 생각해 봐요.”나는 아무 해도 끼치지 않을 착한 얼굴을 하고 웃어 보였다. “그럼 전 들어갈게요. 인사해 줘서 고마워요. J국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8화 배현우와의 밤

    나는 저도 모르게 엄마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눈을 자꾸 피하고 부자연스러운 것을 보아 어렴풋이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짐작하게 되었다.“엄마도 옛날 일이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어요?” 나는 눈썹을 찡그리며 곰곰이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일들을 모두 잊었다거나 하는 거요. 다른 사람이 내가 어렸을 때 어땠다며 얘기해도 전 아무것도 모르거든요.”“에이. 어릴 때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어. 그때 우린 안형동네에 살았고 거기 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네 아빠 동기들과 한 무리의 아이들이었지.” 그리고 거듭 말했다. 잊은 건 잊은 대로 두자고.나는 엄마가 더 이상 이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마침 내 전화벨 소리가 울려 나는 몸을 일으켜 전화를 가지러 갔다. 배현우였다. “늦은 시간에 웬 전화요?” 나는 그에게 낮게 말했다.“지금 나올 수 있어요? 저 스타라이트에 있는데.” 고혹적인 목소리였다. 심장이 갑자기 쿵쾅쿵쾅 방망이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를 힐끗 보고는 의도적으로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금방 갈게요. 기다려요.”엄마가 나를 걱정 어린 눈으로 쳐다보았고 나는 배현우에게 몇 마디 더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너무 늦으면 밖에서 자고 올게요.”저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이렇게 늦었는데 어딜?” 엄마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회사 동료들이요. 오늘 저녁에 모였었는데 제가 간 뒤로 더 달렸나 봐요. 일에 관해 얘기도 한다고 하니 가야겠어요.” 나는 침착한 척 변명을 늘어놓았다.“멀어?”“아니요. 차로 십 분 거리요. 먼저 자고 계세요. 열쇠 챙겼으니 걱정하지 마시고요.” 말을 마치고 나는 바로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갔다.차를 타고 나는 빠른 속도로 골드 빌리지를 떠났다.꼭대기 층에 있는 방에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려고 하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열린 문 사이로 배현우가 손을 뻗어 나를 잡아 끌어안았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289화 정직하고도 사악한 남자

    “배유정을 치려고요?” 내가 깜짝 놀라 배현우를 쳐다보았다.그가 나를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코를 살짝 터치했다. “역시, 누구 것인지 총명하군요.”“그럼 배유정과 이청원이 손을 잡으면 어쩌려고요? 괜찮아요?” 내가 떠보았다.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청원이 그렇게 쉽게 손을 잡을 사람으로 보여요?”배현우의 말이 맞았다. 늙은 여우나 다름없는 이청원은 대외적으로나 대내적으로나 계략이 깊은 똑똑한 사람이었다.그가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당부했다. “만약 연락이 안 되면 메일을 보내요. 메일은 언제든 볼 수 있으니. 지금 대외적으로는 제 일을 위해 가는 거니까 배유정에게 통제당하지 않을 거예요.”나는 정말 그를 보내기 싫었다. 배현우를 보지 못하면 난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까.“이청원이 허튼수작을 부린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해요. 최선을 다해 최대의 이익을 취해요. 절대 그를 위해 의리를 지키려 하지 마요. 이청원도 그럴 거니까. 본인의 이익만 생각해요.”나는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사실 그것보다 마음이 너무 허했다. 이번에 가면 얼마 동안이나 떨어져 있을지. 그의 말로 유추했을 때 나는 그가 아주 오래 외국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그럼 만일 배유정과 이청원이 정말 손잡는다면 어떡해요?”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왜냐하면 나는 배유정이든 이청원이든 모두 이익은 거절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장난을 쳤다.“그럼 혹시 제가 뭘 해야 할 게 있을까요?” 내가 또 물었다.그가 고혹적인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나에게 키스했다. “있죠. 얌전히 예쁘게 기다리다가 저랑 함께 지내는거요.”“...뻔뻔하네요. 저 진지하게 물어보는거거든요?...흡...”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가 자기 입술로 내 입을 막았다. 마치 열망을 다 쏟아내듯이 강한 입맞춤이었다.이 남자는 정직하면서도 사악한 면이 있다. 이 상반되는 모습이 나

Latest chapter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92화 이럴 거면 그러질 말지

    나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 마지못해 고개를 들어 서강민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서강민 씨, 먼저 들어가시죠. 언니가 깨서 서강민 씨를 보면 또 흥분할 것 같은데... 지금 같은 상황에 언니가 회복하는 게 제일 중요하잖아요.”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는 한마디 더 보탰다.“어떤 일들은 천천히 해야 해요. 언니한테 시간을 좀 주세요. 서로 생각을 정리해 봐요.”서강민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깊은 잠에 빠진 도혜선을 한참이나 지켜보았다. 발길을 돌리기 전에도 아쉬움에 한 번 더 뒤돌아보며 나한테 말했다.“고생해 줘요.”나도 담담히 답했다.“제가 해야 할 일인걸요. 언니에게 시간을 좀 줘요. 언니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잖아요.”내가 말하는 회복이 뭔지는 서강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건 도혜선이 마음에 입은 상처였다. 오늘 도혜선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그녀의 상처는 아물 수 없을 것이다. 언급만 해도 피가 흘러내릴 만한 상처였다.잠시 후, 서강민은 한발 물러섰지만, 눈길은 여전히 도혜선에게 머물러 있었다. 평온해 보이는 모습 아래에서 어떠한 파도가 휘몰아치는지 나는 몰랐다.한참 전 도혜선이 했던 말들은 마디마디가 주옥이었다. 모두 그녀가 마음속으로만 담아두었던 것들이었고 또한 서강민의 약점이었다. 얼마나 아플지는 서강민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쓰디쓴 독주도 그는 혼자 삼켜내야만 했다.도혜선의 눈가가 파르르 떨려와 깨어나려는 낌새가 보이고 나서야 서강민은 조용히 병실을 나갔다.나는 마음이 아파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뻗어 도혜선의 손을 맞잡았다.인제야 하루 종일 배현우에게서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쪽에는 어떤 상황인지, 김우연에게서는 소식이 없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도혜선을 보니 아직 깨어나지 않은 것 같아 살며시 그녀의 손을 놓고 일어서려 했을때, 그녀는 다시 나를 잡으며 미약한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나는 너무 놀라 얼른 그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91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서강민은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기나 하는 걸까?’“당시의 사고는 내가 저지른 거야. 그녀도 나 때문에 다쳐서 지금처럼 된 거고… 나는 좋은 남편이 아니야.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었는데 나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야...”서강민은 여기까지 말하며 후회하는 기색을 내비쳤다.“그녀를 마주할 때마다 너무 죄책감이 들고 고민스러워. 나 또한 발버둥 쳐봤지.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의 일탈을 받아들일 수 있어 해. 그녀한테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내가 널 사랑하고 있다는 거야...”“강민 씨!”도혜선은 꾸짖는 듯한 말투로 그의 말을 잘랐다.“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당신 아내가 듣고 있을 거예요. 저를 끌어들여서 같이 속죄할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의 구세주가 아니에요. 저는 그냥 사람답게 살고 싶은 평범한 여자라고요. 저 좀 그냥 내버려둘 순 없어요?”도혜선은 말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하얗게 질린 얼굴이 일그러지며 그녀는 한 손으로 본능적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나는 깜짝 놀라 그녀 앞으로 갔다.“혜선 언니, 움직이지 마! 위험해...”늑골 골절과 뇌진탕이 있는 환자다 보니 이러한 행동은 그녀에게 너무나도 위험했다.도혜선은 손을 들어 그녀를 안으려고 하는 한지아를 제지했다.“제가 오늘 한 말이 아직도 이해가 안 되나요? 서강민 씨, 저의 인생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당신한테 묶여 당신의 부속품이 되었었는데 저도 자존심이 있어요. 더 이상 당신처럼 지난날의 죄책감을 짊어지며 답답하게 살아가지 않을 거예요.”도혜선은 여전히 분노에 차 외치고 있었다.“매일 제 앞으로 와 지난날의 행동에 대해 속죄하라고 일깨워 주실 필요 없어요! 당신을 보면 저는 지난날 모든 서울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치욕적인 과거가 떠올라요. 당신은 마음 가는 대로 해요. 당신은 아내와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해요.”말을 마친 도혜선은 숨이 차올랐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보였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90화 재물의 신도 비굴하다

    도혜선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계속하여 들려왔다.“당신은 아무런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저 같은 여자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아도 돼요.”그녀는 자기비하적인 말을 내뱉었다.”선아...”“설사 강민 씨가 와이프와의 약속을 안 지킨다 해도 당신의 신분과 지위로 당신에게 더 어울릴만한 사람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하물며 당신네 부부 눈에는 저는 그냥 염치없고 미천한 사람일 뿐이죠. 저 같은 사람은 본처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사모님이라는 호칭도 어울리지 않죠.”“나는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 오해하지 마.”서강민은 조급함에 한 발 앞으로 나서며 해명하려 했다.하지만 도혜선은 손을 들어 그를 막아섰다.“강민 씨... 해명하지 않아도 돼요. 당신의 행동이 모든 걸 설명해 주고 있어요! 장담하건대 아직 당신들이 어떤 의도로 얘기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보가 된 건 아니에요. 그녀는 정말 대단하네요. 죽을 때까지도 제가 이길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아무리 병상에 누워있어도 고상한 사람이고 저는 그냥 미천한 사람일 뿐이니 말이에요.”도혜선은 말을 내뱉으며 입가에 처량한 미소를 비췄다. 누가 봐도 가슴 아픈 미소였다.“이전의 저는 확실히 허례허식에 차 있는 사람이었지만 저도 성장했어요. 정신 차렸어요. 당신 앞에 있는 저의 진정한 가치가 어떤 것인지 깨달았어요. 저는 하나의 도구, 들러리뿐이었지만 원망하지 않았어요.”그녀는 여기까지 말하고 한숨 돌렸다. 얼굴빛은 아까보다 더 창백해져 있었다.“하지만 이제 저는 자존감을 챙기며 살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의탁하지 않고 쓰레기같은 취급을 받더라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며 살고 싶어졌어요.”점점 더 차가워지는 도혜선을 바라보며 서강민은 답했다.“혜선아, 나는 널 한 번도 무시한 적 없어. 나는 그냥 내가 뭘 하든지 네가 다 이해해 줄 줄 알았어.”도혜선의 서강민의 말을 듣고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안색은 더 창백해져 있었다.“이해? 당신이 어떤 말을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9화 서로를 묶은 언약이었다

    방금 허투루 한 말이 어머니의 진실인가 싶다. 보아하니 어머니가 나를 속이는 일이 있는 것 같았다. 마음속의 의문점이 점점 많아졌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마치고 차씨 가문의 할머니께 말씀을 드린 후, 위층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도혜선을 보러 가려고 준비했다.그리고 팔도 겸사겸사 검사하려고 했다. 차에 앉고 나서 배현우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이 이른 아침에 뭐 하러 갔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김우연 쪽에 무슨 소식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생각해 보니 이렇게 빠르진 않겠지? 몇 시간밖에 안 됐는데.'병실에 도착하자마자 도혜선이 노발대발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병실에는 도혜선과 서강민 두 사람만 보이고 이미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내가 들어서자 분위기가 좀 이상하고 심상치 않는 것을 느꼈다.침대 옆 머릿장에는 보온병이 놓여있다. 서강민은 오늘도 도혜선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러 온 것 같다.서강민은 침대 앞에 떡 하니 서있었고 침대에 있던 도혜선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도혜선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 같았다.상황을 정리하려고 다가가서 서강민에게 인사를 하고 도혜선에게 다가갔다. "오늘은 좀 어때?""별로야."도혜선은 차갑게 대답하더니 또 말을 건넸다. "지아야, 손님 좀 배웅해 줄래?"난감했다, 도혜선은 서강민을 내쫓으라고 하는 거였다. 난 당연히 그 뜻을 알고 있다. 조심스럽게 서강민을 쳐다보았다. "혜선아, 꼭 이래야 하니?"서강민은 씁쓸한 표정으로 도혜선을 바라보며 물었다."네! 서강민씨, 저는 이미 분명히 말했고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도혜선은 내가 그 자리에 있다고 해서 서강민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참지 못하고 웃어 버렸다. "언니, 화 그만 내고 진정 좀 해. 초조해하는 거 알아, 점차 좋아질 거야. 강민씨랑 얘기 좀 하고 있어. 나는 팔 검사해야 돼서, 금방 돌아올 거야!"나는 핑계를 대고 떠나서 그들에게 자리를 비워주었다.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8화 의도치 않는 진실

    배현우는 나의 우울한 모습을 보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에 회사 일도, 한심로얄의 마지막 한방도 둘 다 포기할 수 없잖아요. 신예 쪽 일도 있고, 전희가 다시 살아날 기회를 얻지 않도록 조심해야 돼요. 지금 모든 게 중요한 시기이니까요.""지금 그 누구도 아버지보다 중요하지 않아요! 수십년간 도망치면서만 살았는데 죄책감도 가지고 있었을 거예요, 분명 아주 괴로워하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데, 내가... 내가 딸로서, 난..."배현우는 내 말을 듣고 나서 침대에 누워 나를 꼭 껴안고 말했다. "일단 내일 소식을 기다려 봅시다. 김우연 쪽에서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 보고 결정합시다."배현우는 나의 어깨를 툭툭 쳤다. "제 말 듣고 일단 자세요, 내일 일어나서 먼저 할 일들을 처리하고 준비하고 있으세요, 만약에 상황이 좋으면 내일 같이 데리고 갈게요, 당신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배현우가 지금 나를 위로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내가 기분 나빠하는 모습을 보지를 못한다.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 같았다. 배현우의 따뜻한 품에 안기며 눈을 감고 내일 먼저 무엇을 처리해야 할지 생각했다.근데... 눈을 떠서 배현우를 쳐다보는데 배현우도 잠에 들지 않았다. "현우씨... 할머니가 보존하고 있는 CCTV를 보여주시겠어요?"'그 영상을 꼭 보고 싶었다, 알고 싶었다. 어머니가 어떻게...'"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자세요, 나중에 보여 드릴게요. " 팔짱을 끼더니 분명히 나를 얼버무리고 있는 것이다. 배현우가 그 장면을 내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밤이 깊었고,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배현우의품에 안겨 점점 잠이 들었다.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여전히 흐렸다. 배현우는 이미 곁에 없었고, 손을 뻗어 그가 누워 있던 곳을 만졌다. 이미 차가운 걸 보니 배현우는 일찍 침대에서 일어났나 보다.'무슨 소식이라도 왔나?'이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7화 온갖 괴로움을 당하다

    "할머니가 이번 사건을 피할 수 있었던 건 당시 큰 병을 앓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했어요. 제 생각에는 반은 꽤병인것 같아요. 직접 사표를 쓰고 나서도 서둘러 호주를 떠나지 않았다는 게 참 슬기로운 선택이었어요.""네?"너무 놀라서 몸 둘바를 몰랐다.배현우는 인정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는 호주를 떠나지 않으셨어요. 그곳에 머물면서 배씨 저택의 인기척을 살피다가 배씨 저택의 요상한 소문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뒤에야 조용히 호주를 떠나셨어요."나도 모르게 할머니의 메커니즘에 감탄했다."저도 그때 상황을 잘 몰라서, 할머니도 몸이 허약했고 내 행방을 알아 볼 길이 없어 그 비밀을 계속 지켜왔었나봐요. 부하들이 할머니를 찾고 나서도 여전히 어리석은 척을 하고 있었지 뭐에요."배현우는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할머니께서 저를 두눈으로 직접 보고서야 그걸 꺼냈어요."배현우의 말을 듣고 나니 할머니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러던 중 배현우가 나를 쳐다보더니 나의 지친 모습을 보고서야 손을 들어 대문을 열어 장벽들이 천천히 열리는 걸 볼 수 있었다.차는 왔던 길을 따라 경원으로 다시 돌아갔다. 벌써 자정이 되어 우리 둘은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 방에 돌아왔다.'우리를 배신한 소인이 두 집안을 풍비박산 시켰다니. 오늘 밤 일어난 모든 일들은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간단히 씻고 걱정 가득채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태어나서 얼굴도 한번 못 본 아버지가 어디 있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를 걱정해 발 뻗고 자지 못했다. '한강인이랑 한걸은 이미 잡혔는데, 우리 아버지는? 그의 처지는 어떤지.''한씨 부자가 그저 아버지를 인질로 삼아 그들의 안전을 확보하려 했다면 왜 배현우는 그곳의 환경이 복잡하다고 했을가.''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 아버지를 미끼로 삼으려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보고 싶으려는 걸가?''배현우? 아니면 배유정?'생각할수록 더욱 걱정이 됬다.아버지의 이번생은 이미 충분히 힘들다.어머니랑 서로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6화 마굴에서 벗어나다

    나는 걱정스레 배현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배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계속 말했다.“후에 목격자 어르신을 찾고서 한강인을 자세히 조사하니 한강인은 이 모든 것이 일어난 뒤에야 천우 그룹을 떠난 거였어요. 지아 씨도 알잖아요. 그때 당시 천우 그룹은 아직 배유정 손에 있었어요.”“현우 씨의 말은 한강인은 배유정 과도 사이가 틀어졌단 말인가요?”나는 추측하며 물었다.“우리가 조사할 때 이상한 단서 하나가 나왔어요. 한동안 배유정도 한강인을 찾았고 심지어 한강인에 대한 추살령도 내렸어요! 참 이상해요. 배유정은 왜 한강인을 죽이라고 지령을 내린 걸까요?”“이유는 하나뿐이죠. 즉 한강인이 분명 무엇을 알아냈거나? 아니면 어떤 일에 참여하였거나?”나는 대답했다.배현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진백이 죽임을 당했듯이 이 안에는 분명 남들한테 들키면 안 되는 비밀이 있는 거겠죠. 우리는 이 단서를 따라 계속 추적해 보니 한강인의 혐의가 점점 더 드러나더군요. 그리고 그의 아들 한결도 같이 도망쳤어요.”“그러고 보니 이 안에는 분명히 또 다른 요소가 있겠네요!”나는 사색에 잠겼다.“그래서 우리는 추측했죠. 한강인은 확실히 이 사건이랑 연관이 있고 둘이 도주하는 과정에 서로 연락하는 빈도를 보아서 부자 둘은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어요.”“그리고 한강인이 도망 다니는 그 시기에 그의 모친이랑 누나 모두 영문도 모른 채 실종되었어요. 지금 보니 그분들은 아마 이미 이 세상을 떠난 것 같네요. 이 때문에 한강인은 고두리에 놀란 새가 돼서 끊임없이 도망치며, 이 또한 한강인이 지금의 상태로 되게 한 원인인 것 같아요. 사실 한강인은 원래 지금의 모양이 아니거든요.”배현우의 말을 듣자 나는 저도 모르게 아까 보았던 한강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강인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엄청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니면 다른 기타 방식으로 정신을 잃지 않게 버티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저렇게 말라죽을 정도일 리가 없다.“그리고 한 가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5화 잔혹한 수단에 당하다

    배현우는 나를 한눈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맞아요. 제 씨 어머니가 얼마나 총명한지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어요. 제 씨 어머니는 책 속에 카메라를 숨겨두고 만약 사고가 난다면 여기에 있는 이 물건을 숨겨두었다가 훗날 믿음직스러운 사람에게 주라고 할머니한테만 똑똑히 당부해 두셨어요!”나는 코가 찡긋거리더니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보아하니 제 씨 어머니는 분명 위험이 닥칠 거라는 것을 미리 예감했던 거네요!”배현우는 안색이 조금 어두워지더니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갑자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제 씨 어머니는 만약 자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할머니더러 애들을 데리고 허씨 가문으로 가라고 할머니한테 당부하셨어요.”나는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고 코를 훌쩍이었다.배현우는 자기 손을 꽉 움켜쥐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참 생각지도 못한 게 모든 것이 제 씨 어머니의 예상대로 일어났고 감춰둔 카메라에 모든 것이 담겼어요! 근데 할머니는 제 씨 어머니의 뜻대로 우리 둘을 순리롭게 허씨 가문으로 데려가지 못했어요.”“급한 나머지 할머니는 고씨 가문에만 소식을 전했고 그마저도 나쁜 놈들보다 동작이 빠르지 못해 그들이 지아 씨를 데려간 후였어요. 그래서 저만 고씨 가문에서 데려갔어요.”나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그때 당시의 내가 얼마나 힘없고 무력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데다가 배현우와 억지로 갈라지게 되었다.배현우는 내 손을 꽉 잡으며 손에 힘을 주었다.나도 배현우 지금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날 배현우는 눈앞에서 억지로 끌려 나가는 나를 보기만 하고 반항할 수도 없는 그런 무능력함은 아마 배현우한테 평생 잊지 못할 아픔이 되었을 것이다.차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고 자동차가 앞으로 가는 소리밖에 안 들렸다.한참 뒤에야, 배현우의 잠긴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이런 것들을 찾은 후에야 비행기 추락 사고가 떠올랐고 이로써 모든 것들이 비로소 한강인을 추측하게 했으며 그 이후에 우리는 한강인

  • 이혼 후 화려한 돌싱맘   제684화 은혜를 원수로 갚는 비열한 놈

    이 소식은 그야말로 나를 입이 떡 벌어지게 했다. ‘나를 데려간 게 어떻게 그 사람이지?’“맞아요. 우리는 유일한 목격자를 찾았어요. 그 당시 그쪽 산에서 약재를 캐는 어르신이신데 그때는 중년인이셨어요. 하늘의 뜻인지, 우리가 수년을 찾아 헤맨 끝에야 비로소 이 참극의 전부를 직접 목격한 증인을 찾아냈어요.”“그 어르신 정말로 전체 과정을 모두 목격하셨나요?”나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배현우 얘네가 얼마나 큰 공을 들여야 바다에서 바늘 건지는 것 같은 일을, 그것도 몇 년이 지났는데도 당시의 목격자를 찾아낸 걸까.“어르신의 말로는, 당시 자기는 산 위에서 내려오는 도중에 잠시 계단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아래 도로에서 일어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해요. 알다시피 외국에서는 약재를 캐는 일은 엄청 드물어요.”배현우는 엄청 뿌듯한 말투로 말했다.“우리 형제들이 엄청나게 고생 많았어요. 십수 년을 하루같이 귀찮음을 마다하고 사건 지역을 탐방하러 다니면서 일말의 흔적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나도 믿어지지 않아 입을 열었다.“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참 노고가 많았어요.”“어르신이 말씀하기를 당시의 장면은 엄청 아슬아슬했대요. 부딪힌 차는 거의 굴러떨어지기에 일보 직전이었는데 후에 폭발했대요. 어르신은 우리의 차가 폭발한 뒤 키 크고 마른 한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걸 똑똑히 봤다고 해요. 그리고 그 남자는 길 왼쪽의 언덕 아래로 달려가 무언가를 찾았대요.”배현우는 그때 당시의 장면을 묘사하였다. 나는 머릿속으로 그때 당시의 상황을 필사적으로 상상해 내려고 하니 머리가 또 아파 났지만, 배현우가 말을 멈출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당시에 일어난 이 모든 것, 전부 나한테는 엄청난 매력이었다. 나는 지금 내가 찾아낸 산산조각 난 퍼즐들을 하루빨리 제 위치에 맞춰서 하나의 완전한 그림을 만들어 내고 싶었으며 그때 당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되찾고 싶었다.그 뒤로 난 어떻게 Z 국의 만덕동에서 떠돌게 되었고 또 어떻게 지금의 한지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