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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하루가 3년 같다

내 말에 대답하듯 도혜선의 눈이 수그러들었고 나를 보며 물었다. "너 정말 좋은 생각이 있는 거야? 그때 내가 구경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잊지 마, 그거면 돼!"

"당연하지!" 나는 도도하게 말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도혜선은 자신의 차를 몰고 갔다. 시간을 보니 퇴근은 아직 멀었는데, 막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이 이렇게 바라며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은근히 비웃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이건 하루가 3년 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아무리 조급해도 때가 되어야 하기에 나는 위층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하루가 일 년 같아 안절부절못했고 시간이 흘러가는 게 지루하게 느껴져 1분의 시간도 나에겐 괴로움이었다. 공교롭게도 오늘 오후는 일도 없어서 무미건조하게 시간이 1분 1초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겨우 퇴근 시간까지 버틴 나는 예쁘게 꾸민 후 기쁜 마음으로 가방을 들고 갔다.

지체 없이 차에 올라타 경산 남원을 향해서 갔고 차 안의 진하고 향긋한 냄새가 나를 더욱 유쾌하게 했다.

자동차에 날개가 있어서 날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지금 바로 이런 퇴근 피크타임에서는 마음이 급해도 속도를 낼 수 없으니 말이다.

흥분이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차 안에서 너무 오래 참은 것이 원인인지 모르지만, 앞에 길게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차들을 보니 짜증이 났고 이쯤 되니 나는 힘이 빠지고 다리도 나른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간을 보니 이미 많이 늦었고 그가 집에 도착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었다. 다시 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초조해져서 핸드폰을 들고 배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이미 가는 중이고 거의 다 왔다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전화를 여러번 걸어도 그는 받지 않았다.

나는 전화를 끊었고 마침 신호가 바뀌어 갈 수 있었다. 신호를 받고 가려는 순간 전화가 울려서 보니 배현우였고 나는 기뻐하며 미끄러지듯 전화기를 집어 받았다. "현우 씨... 나 가고 있어. 조급해하지 마, 금방 도착해!"

내 목소리는 상당히 절박했지만 부드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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