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4화 장본인의 등장

나는 이세림의 방문에 당황스러웠으나 표정 변화 없이 병실로 들어오는 배현우를 보니 그리 놀라운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문을 등진 채 침대 앞에 앉아있던 이세림이 발소리를 듣고 뒤돌아보고는 배현우를 보며 반가워했다. “현우 오빠 왔어요?”

그리고 얼른 일어나 귀엽게 웃으며 팔을 껴안았다. “전 지아 언니 보러 왔는데. 이렇게 심각한 사고인 줄 알았으면 미리 알려주지 그랬어요.”

배현우가 담담하게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병원은 네가 있기에 적합하지 않아. 우연 씨, 아가씨 좀 데려다줘요.”

이세림의 눈이 순간 매서워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쫓아내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 이세림은 바로 애교를 부리며 배현우의 팔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현우 오빠, 저 방금 왔는데! 전 오빠랑...”

“김우연!”

이세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현우의 화난 목소리가 병실에 울렸다.

이세림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손은 여전히 배현우의 팔에 매달려 있었다.

김우연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아가씨,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이세림은 빨개진 얼굴로 팔짱 꼈던 손을 내려놓고 씩씩거리며 걸어 나갔다. 가방을 잊지 않고 챙기며 나를 향해 말했다. “언니, 저 먼저 갈게요! 나중에 시간 나면 또 들를게요.”

도혜선이 참다 참다 화가 나 소리쳤다. “이세림 씨, 대표님이 말씀하시길 병문안을 올 자격이 없대요. 오지 마세요. 그냥.”

이세림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쪽이 안 알려줘도 다 알아듣거든요? 자기가 지아 언니도 아니면서.”

“언니는 푹 쉬고 빨리 나아요. 다 나으면 제가 밥 한번 살게요.” 이세림은 도혜선을 노려보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병실 문을 나서고 나서 나는 코웃음을 쳤다. 정말이지 그녀의 전투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세림이 향수에 대한 일을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향수는 어쩌다 사라졌을까? 보아하니 이세림은 상황을 알아보러 온 것 같았다.

나는 침묵을 지켰다. 배현우의 태도는 강경했지만 이세림에게 무언가 조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